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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의 단면을 그리는 작가, 허5파6

자동고양이 | 2016-06-12 11:34

 

 

 

  사람은 누구나 상처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것을 말하지 않는 이유는 이를 말하는 것이 다시 한 번 상처가 되어 저 자신을 지를 것이라는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상처를 주제로 이야기를 하는 것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니며, 더군다나 그것이 자신의 친한 사람인 가족, 혹은 자기 자신의 이야기일 경우 힘들어지는 것은 배가 된다. 그러나 그런 이야기에 대해 담담하게, 차분하게 이야기를 꺼내는 작가가 있다. 그게 바로 허5파6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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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이들은 즐겁다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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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이>의 삶은 결코 편안하지 않다. 몸이 아파 병원에 입원해 있는 엄마와 일로 바빠 자주 만나지 못하는 아빠, 그리고 불우한 금전적인 상황까지. 하지만 그 가운데 여덟 살짜리 소년 <다이>는 결코 자기 자신을 불행하다고 여기지 않는다. 아니, 되레 저 자신이 머무른 이 상황을 꽤 즐겁게까지 받아들이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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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5파6 작가의 그림체는 화려하지 않다. 색이 거의 들어가지 않은, 제대로 된 비율의 사람이 아닌 그림은 얼핏 무성의해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러한 그림체는 되레 스토리에 힘을 실어준다. 아니, 어쩌면 그 무심함이 되레 스토리의 전반적인 면을 보여주는 듯 싶기도 하며 한 편으로는 인물의 특징을 전부 드러냄과 동시에 인물, 그 자체를 강조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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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는 매우 차분하다. 마치 착 가라앉은 수면의 풍경처럼 고요한, 그러면서도 햇살을 받아 반짝반짝 빛나는 풍경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분명히 은은하고, 어디론가 흘러간다. <다이>의 여덟 살 배기 삶도 그렇다. <다이>는 어떤 어른이 될까. 아니, 그 이전에 어떤 모습으로 성장할까. 그것은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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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이야기 속의 <다이>는 불행하지 않다. 아이들은 즐겁다는 제목처럼 그 모든 이야기 속의 <다이>는 행복하다. 설령 이 사회가 소년을 불행하게 만든다고 할지라도 자기 자신을 믿는, 솔직하고 천진한 마음이 있는 한 <다이>의 세계는 깨끗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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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여중생A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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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번째 이야기는 중학생 <장미래>의 이야기다. <다이>가 마냥 해맑고 순수한 캐릭터였다면 <장미래>의 삶은 그렇지 않다. 아니, 되레 더 우울하다. 주폭을 휘두르는 아버지와 그에 희생되는 어머니와 자신, 게다가 학교에서 그녀는 은근한 왕따 취급을 당함으로서 무시 받기를 일쑤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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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기 때문에 <장미래>에게 현실은 웹툰 속 대사처럼 베타 테스트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저 살아갈 뿐인 순간 그 순간 속에서 그녀에게는 수많은 사람들이 얽힌다. 그것은 첫사랑이기도 하며, 이해할 수 없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녀를 미워하는 사람이 등장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 가운데, 그녀는 그저 담담한 듯한 모습으로 순간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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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그녀는 분명히 힘들어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기 때문에 서서히 무너지고 있다. 자책과 후회, 그리고 낮은 자존감. 그 모든 것들은 분명히 그녀를 망가뜨리는 원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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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중생A 속 풍경은 화려하지 않다. 아이들은 즐겁다 속의 풍경이 그러한 것처럼 <장미래>의 현실도 흑백뿐이다. 하지만 그녀가 동경하는, 혹은 진짜 현실이라고 믿고 있는 게임 속 세계는 총천연색의 모습이다. 그 극명한 대비가 주는 풍경은 만화적인 몰입도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으며, 악역을 무조건 극단적인 악역이라고 볼 수 없는 입체적인 묘사는 작가가 지니고 있는 스토리를 짜는 재능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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