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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질문을 던진다는 것 - 국민사형투표

므르므즈 | 2016-07-08 15:14

 

 

국민사형투표_엄세윤_정이품_1.jpg

 

 

 

 

  사형제, 대학교 토론의 단골 주제이자. 흉악범죄가 일어날 때마다 화두에 오르는 그 이름. 이를 두 번 딱딱 부딪히며 발음하는 그 유구한 역사를 가진 논란은 아직도 결말이 나지 않았다. 개인적으론 사형제를 찬성하는데 이유는 말하지 않겠다. 머리 속에서 최대한 논리적이고 반박할 수 없는 방향으로 사형제도를 두둔하는 누군가를 떠올려보시라. 그 사람 의견이 내 의견이다.

 

 

  누구든 좋으니까 저 사람을 죽여줬으면 이런 생각을 해보신적 있으신지, 누구든 간에 신문에서 간간히 나오는 흉악범들에 대해서 이런 생각을 가져본 적이 있었을 것이다. 필자의 경우도 그런 경우가 있었다. 최근에 일어났던 사건이었는데, 대만에서 4살 여아를 참수한 남자에 대한 사건이었다. 이런 경우 사람들은 습관처럼 말한다. 귀신은 뭐하나 저런 거 안잡아가고, 사회에서 받아들이기 힘든 흉악 범죄일수록, 우리는 '귀신'의 존재를 절실히 바란다. 우리 대신 이런 악을 심판해 줄 사람을 원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의견을 받아들여 남을 심판하는 이 귀신은 정말 필요한 존재일까?

 

 

  [국민사형투표]에서 귀신은 이런 국민의 분노를 대변해주는 존재로 나타난다. 제대로 처벌받지 못한 악인을 국민 정서에 따라 대신 처벌하며 만족감을 주는 것이다. 모든 사건을 투표에 붙여가며 철저하게 국민을 위해 행동하는 듯한 그 모습은 정말 이상적인 '정의구현'으로 보여진다. 여기까지만 보면 작품이 사형제도를 옹호하는 게 아닐까 싶어질 정도로, 작품은 이 귀신을 띄워준다.

 

 

  하지만 그러면서 동시에 작품은 질문을 던진다. 국민 과반수가 동의하는 사형이 옳은 지에 대한 질문이다. 작 중에서 사형은 철저하게 진행자가 전하는 정보에 의해서만 판단하게 된다. 이는 곧 정보 조작을 확인할 수 없다는 뜻이 되고 작 중에서 이 문제는 진행자가 바뀌어서 악의적으로 조작된 범죄자에 대한 사형 여부를 판단하게 하는 것으로 드러난다. 잘못된 정보를 기반으로 내린 다수의 판결은 옳은 것인가, 또한 오심으로 인해 망가진 사형수의 인생은 누가 책임지는 가. 작품은 범죄자를 죽이는 것에 동의하는 듯하면서도 이런 질문을 통해 균형을 유지한다.

 

  

 

  민감한 주제를 균형맞춰 다뤘다는 점에서 정말 호평하고 싶은 작품이었다. 하지만 그 균형에 비해 캐릭터 비중이나 임팩트는 썩 좋지 못했다. 주인공이라 볼 수 있는 사형투표 진행자의 사형 방식이나 정체를 알아내는 과정까지의 짜임새가 많이 아쉬웠다. 나는 오지랖이 넓어서 학원에 간다면서 다른 곳에 가는 반친구를 꼭 미행해야겠어! 정말 이거 하나 하기위해 만들어진 캐릭터인듯 비중이고 뭐고 싸그리 잊어버린 모습에 많은 아쉬움을 느꼈다. 캐릭터들이 얽힌 드라마 요소는 좋았으나 소소한 캐릭터 활용이 아쉬웠다.

 

 

  물론 이것은 그야말로 사소한 단점에 불과하다. 나는 언제나 이렇게 주제를 다루는 작품에 목말라왔으며 간만에 만난 단비에 투정부릴 생각도 없다. 좋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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