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저 - 자신의 부모를 선택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소위 타고난, 그야말로 돈이 넘쳐나는 집안에 태어난 자식들을 금수저라고 말한다. 그리고 우리의 사회에도 깔려 있는 금수저에 대한 동경은 어마어마하다. 누구나 한 번쯤은 꿈꾸는 금수저로서의 삶. 그리고 그것은 가장 아래에 있는 <이승천>에게는 더욱 간절한 것이었다.
재능이 없는 만화가 아버지로 인해 그의 어머니는 아버지 대신 일을 하고 있다. 매달 내는 월세 35만원도 버거워 무릎을 꿇고 애걸복걸을 해야 하며, 반 아이들이 전부 다니는 학원 조차 하나 다니는 것이 없다. 그로 인해 패배감이 만연하게 깔려 있는 <이승천>에게 주어진 기회, 그것은 바로 자신의 부모님을 선택할 기회를 준다는 것이었다.
다리 밑에서 보게 된 할머니가 파는 3000원짜리 수저는 지극히 평범해보이는 것이었지만 그것에는 놀라운 능력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자신이 바뀌고 싶은 대상의 집에서 그 수저로 밥을 3번 먹으면 사람 자체가 바뀌게 된다는 사실이다. 물론 외형으로는 바뀌지 않지만 주변 사람들의 기억을 모조리 변조시켜놓는 놀라운 능력의 수저에는 다시 원상복귀를 시킬 수 있는 세 번의 기회까지 있다.
그렇게 그는 계획적으로 자신의 친구 <황태용>과 부모를 바꾼다. 그렇게 아무도 모르는 새, 마치 너무나 당연하다는 것처럼 바뀐 삶은 그야말로 즐거움, 행복 그 자체였다. 아무리 돈을 써도 뭐라 하지 않는 집안과 예쁜 여자친구까지. 하지만 한 편으로는 상실감에 공허를 느끼지만 그럼에도 그에게 현재의 순간이 전부였다.
어쩌면 꿈과 같은, 매화의 마지막마다 보여지는 디데이가 불안한 기운을 느끼게 만드는 소년의 바꿔 사는 삶. 과연 그의 결과는 어떻게 끝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