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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삼만화 - 돈 줘도 안 보는 만화

namu | 2015-09-03 08:06

 

 

 

작가 본인 입으로 프롤로그에서 ‘돈 줘도 안 보는 만화' 라 했다. 요즘 같은 시대에 엄청난 홍보효과가 있는 말이 아닌가 싶다. 자기 비하적 개그에 돈 줘도 안 본다니 얼마나 재미없길래.. 궁금해서라도 보게 만들다니…데스노트, 진격의 거인 등 영화 패러디부터 시작하여 작가의 어릴 적 경험담까지.. 치삼 만화는 초등학생들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단순한 개그를 지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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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만화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피식할 수 있는 효과들 (예상치 못한 전개 등..)과 비상식적인 행동을 하는 등장인물들에 대해 느낄 수 있는 우월감 (“ㅋㅋㅋㅋㅋㅋㅋ 병X”도 그중 하나. 하지만 안심하세요 일상생활에서 남을 무시하고 조롱하는 것보다는 훨씬 건전합니다.) 작가의 경험이 우리 모두의 경험과 비슷할 때 동질감에서 오는 묘한 공감대 형성이 있다. 어릴 적으로 회귀하고 싶은 어른들의 심리를 잘 대변해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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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개그 만화가 어른들의 전유물인 것처럼 느껴지는 부분이 좀 있었다면.(개그를 이해하기 위해 어른들의 세계를 아는척하고 부단히 어른의 수준에 맞춰지고 싶은 동경 같은 게 있었달까..) 현재는 오히려 학생들은 이해하려 노력 안 해도 되고 어른들도 그냥 보이는 대로 웃으면 되니 이 얼마나 좋은 세상인가.

 

이런 1차원 적인 개그가 모든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건 최불암 시리즈 이후로 처음인듯한 느낌까지 든다. (그마저도 어른들만 이해할 수 있는 개그가 많았지만..) 클래식한 언어유희, 정치풍자, 또 아이들도 이해할 수 있는 인간의 생리현상과 관련된 유머들.. (사실 지금 다시 읽어보면 최불암 시리즈는 썰렁한 면이 많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굳이 안 찾아 보셔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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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개인적으로는 토이 스토리 패러디와 최신작인 1호선의 패러디물이 좋았다. 토이 스토리 편에서는 같은 인형들끼리 인형을 괴롭힌다는 설정을 극대화 한 점이 인상 깊다. 원작에서도 버즈 라이트닝이 그런 면이 있기는 했지만, 원작에서 버즈는 공장에서 출고될 당시 자신의 장난감의 설정에 심취해 있던 것이고, 치삼 만화에서는 아예 괴롭힘을 즐긴다. 또 손오공과 베지터를 등장시켜 기존 권력을 깡패처럼 남용하던 버즈 라이트닝이 먹이사슬의 하위로 밀려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1호선에서는 온 세상이 좀비로 난리인데 피파 이벤트를 해야 한다며 엄지발가락으로 컴퓨터를 켜고, 이쯤이면 여자친구를 구하러 가야 되는데 여자친구는 살아는 있는지 밥은 먹었는지, 태어는 났는지 전화기는 울릴 생각도 하지 않고.. 여기서 갑자기 작가 자신이 작품에 등장하며 그럼 내 만화는 어떻게 하느냐 한다. 주인공은 걱정 말라며 여자친구만 구하라는 법은 없단다.

 

뭐라도 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주인공은 프로 히키코모리인 친구에게 전화를 해서 구하러 가면 안 되느냐고 묻는다. 친구는 올 때 과자 사 오라는 말을 한다. 올 때 메로나 와 같은 맥락이 아닌가 싶다. 헌데 이제 피자 한 조각 남았으니 오지 말라고 전화해야겠다는 히키코모리의 머리를 작가가 다시 등장하여 망치로 후려치고 떠나며 한다는 말이 “이제 위험하지?” 란다. (...) 이야기될 소재가 없으면 소재를 직접 만들어가면서라도 스토리 전개를 해가는 작가가 참으로 존경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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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삼 만화가 재미있는 가장 큰 이유는 사회의 부조리와 모순, 그가 느끼는 세상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거부감 없을 정도로 눈치채기도 힘들게 작품 전반에 깔아놓았다는 점일 것이다. 그가 자주 사용하는 결말인 “너는 아닐 것 같지?” 하며 눈물을 흘리는 엔딩 신도 독자들의 마음을 웃프게 만든다. 식스센스에 버금가는 반전에 반전에 반전이 압권인 코믹 만화를 보시고 싶으시다면 치삼 만화를 한번 체크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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