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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WINS, 모쏠 레즈비언도 연애가 하고 싶어요

박성원 | 2021-06-27 08:55

정말로 오랜만에 본격적인 백합물입니다. 15세 이용가이고요. 백합 매니아로서 요즘에는 한국산 백합 웹툰을 보기가 정말로 힘들어서 매우 유감입니다. 혹시 필자만 바보처럼 팡팡 연재되고 있는 신작들을 놓치고 있었다면, 저를 불쌍히 여겨서 댓글로 대체 어디를 가면 신작 백합 웹툰을 볼 수 있는지 넌지시 알려주시길. 무료든 유료든 어떤 플랫폼이든 상관없습니다. 'LOVE WINS'는 이렇듯 백합에 목 말라있는 필자가 발견한... 따끈따끈한 작품입니다. 이 반가움을 필자와 같은 백합 매니아들에게 널리 공유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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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작품의 배경 설정은 동성애를 넘어 동성혼이 합법화 된 가상의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합니다. 모든 게이, 레즈비언들이 기뻐하며 시청 앞 광장으로 나와 퍼레이드를 벌이고 술집에서 파티를 벌이는 흥겨운 상황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주인공은 - 당연히 레즈비언입니다 - 다연은 시큰둥합니다. 왜냐하면, 동성혼이 합법화 되어봤자 연애도 제대로 못해 본 모쏠인 다연에게는 별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뭐, 이성혼은 저 옛날부터 합법이었지만 모든 이성애자들이 연애나 결혼을 하지는 못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겠습니다.

원래는 집콕을 하려던 다연은 친구의 꼬드김에 어쩔 수 없이(?) 동성애자들이 떼로 모여있는 술집으로 가게 되는데, 뭔가 잘 풀리는가 싶다가도 결국 소외당해서 술만 퍼마시다 사람이 아닌 떡이 되어 실신하고 맙니다. 그리고 일어나 보니 길바닥도 친구네 집도 자기 방도 아닌 웬 구청에서 정신을 차리게 되는데, 이럴수가, 그녀의 손에는 자신의 이름 석 자가 떡하니 적혀있는 '혼인신고서'가 들려 있습니다. 그것도 원본이 아니라 사본인... 다시 말해 이미 혼인신고가 완료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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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비백산한 다연은 황급히 서류에 적혀있는 인적사항을 통해 졸지에 부부가 된 '은비'를 찾아서 전화를 걸고 만나는데, 은비는 초면이 아니고 바로 어제의 술자리에서 만났던 존예(주인공의 표현)인 여자였습니다. 왜 둘이 법적으로 결혼까지 하게 되었는지는 오리무중이고요.

여기까지가 대략 2화까지의 줄거리 소개. 백합 매니아라면 이것만으로도 감상할 마음이 충분히 샘솟을 것 같은데요. 장르적 혜택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재밌는 작품입니다. 일단 유머 센스가 굉장히 좋습니다. 물론 유머라는 게 개인적인 취향을 많이 타는 부분이지만, 제가 볼 때는 스크롤을 내리는 내내 소소한 웃음이 끊이지 않는, 그러면서도 유치하거나 오그라들지 않은 재밌는 개그들이 작품 전체의 분위기를 잘 이끌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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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백합입니다. 꼭 백합이 아니더라도 그 자체로 재밌는 로맨스 코미디라는 생각도 들고요. 딱히 하자도 없고 눈이 엄청나게 높은 것도 아닌데 왠지 모르게 모쏠인 주인공과 그녀와 법적으로 부부가 된 정체를 알 수 없는, 개인사를 잘 이야기하지 않는 미모의 연상. 둘의 성별이 동일하다는 것만 제외하면 모범적인 로맨스 코미디의 전형이지요.

영리한 설정과 성공적인 공식을 따르는 작품인 만큼 그런 재미에도 충실합니다. 나도 모르게 주인공에게 몰입하게 되는 느낌. 분명 둘이 사귀고 있는 것 같은데 - 심지어 법적으로는 이미 부부인데! - 아직 명료하게 정리되지 않은 모호한 관계 속에서 발을 동동 구르는 주인공을 보면 누구나 그녀에게 몰입하지 않을 수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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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다연을 비롯해 히로인인 은비나 다연의 친구(역시나 핵심 조연은 전부 레즈비언들)도 개성이 뚜렷하고 각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한 명 한 명이 매력이 살아있는, 훌륭한 캐릭터 메이킹도 빼놓을 수 없을 테고요.

작화는 아주 뛰어난 수준은 아니지만 부족하지도 않고 작품의 분위기에 잘 어울리는 좋은 작화입니다.

정리하자면, 그렇습니다. 백합 팬이라면 당장 달려가서 정주행을, 그렇지 않더라도 로맨스로서도 기본기가 탄탄한 수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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