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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일반적이지 않은 학원 히어로물, <몬스터>

김예인 | 2021-06-24 08:29
웹툰과 영화 속에서 굉장한 능력을 가진 히어로들은 화려하게 삽니다. 많은 돈, 인기와 명성. 아무도 그들을 함부로 대하지 못하죠.
하지만 이 웹툰의 주인공 '유진'은 상황이 많이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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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은 특수기관 '몬스터'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이어가는 고등학생입니다.
'요원D'라는 코드네임으로 불리는 그는,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굉장한 신체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늘 차고 다니는 시계, 그리고 귀에 낀 에어팟이 상부의 임무 명령을 알려줍니다. 그의 임무는 '데빌' 신속 제압하기입니다. 데빌은 섬뜩한 붉은 눈, 그리고 머리 위로 솟아난 뿔을 가지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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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히어로물과 동일하게 몬스터의 요원들은 이 데빌들을 처리하여 세상의 평화를 지킵니다.
단, 아무도 모르게요.

정체를 숨겨주는 '블라인드' 덕분에 유진이 이들을 처리해도 알아주는 이는 아무도 없습니다.
그래서 일까요?

나름대로 세상을 지키는 히어로인데도 불구하고, 유진은 짠 급여와 열악한 복지 때문에 늘 월세에 쪼달리며, 추가로 편의점 아르바이트까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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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만으로 충분히 짠한 히어로 유진의 학교생활은 어떨까요? 더 처참합니다.
유진은 일진 '차동해' 패거리에게 맞고 다니는 왕따입니다. 어쩌다 이렇게 된 것일까요?
두 달 전, 앞서 왕따 당하는 친구 '한결'을 도와주었다는 이유로 함께 왕따가 되었기 때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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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을 가진 유진은 마음만 먹으면 차동해 패거리를 제압할 수 있죠. 하지만, 그는 몬스터의 요원입니다.
몬스터 요원 수칙 1. 불필요한 행동으로 절대 정체를 드러내선 안된다.
그렇기에 유진은 두달 전부터 지금까지, 차동해에게 고분고분 맞아주며 그의 괴롭힘을 참고 있습니다.

image.png더군다나 상사의 평가에 따르면 유진은 능력 컨트롤이 미흡해서, 조금만 흥분해도 힘이 발동된다고 합니다. 그러고는 덧붙이죠.
능력으로 인해 정체가 발각되거나 일반인이 상해를 입어서는 안된다고요. 즉, 절대 임무 이외에 능력을 사용해선 안된다고 당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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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얼마 안 있어 결국 일이 터지죠. 점점 심해지는 차동해의 괴롭힘에 결국 참다못한 유진은 그대로 죽빵을 날려버립니다.
독자들의 속이 시원해진 찰나, 곧바로 상부로부터 제지를 당합니다.
'절대 차동해와 싸워선 안된다'
점점 심각해지는 폭력에도 유진은 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폭력의 범위는 점점 넓어져 이제는 차동해 패거리 뿐만 아니라 반 아이들까지도 유진을 괴롭히기 시작합니다.

요원 수칙 때문에 참아야만 하는 유진을 보면, 현실 속 학교폭력 피해자들이 떠오릅니다.
벗어날 방법이 없어 당하고 있는 피해자 말이죠. 유진을 단순히 '힘숨찐(힘을 숨긴 찐따)' 키워드로 가볍게 치부하고 넘기기에는 그가 처한 비참한 상황이 너무 현실적으로 잘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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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은 신념이 생겼습니다.

"어설픈 영웅 흉내는 인생을 피곤하게 할 뿐이다."

전혀 히어로 같지 않은 발상이죠? 앞서 말했 듯, 이 웹툰은 일반적인 히어로물과 다르니까요.
사실 애초에 '한결'을 도와줄 때도 유진은 별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는 딱히 정의에는 관심이 없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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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물의 특성 외에도, 이 웹툰은 일반적인 소년 학원 액션물과도 다릅니다.
일진과 학교폭력에 대한 미화가 없거든요. 전개와 호흡이 빠르지도 않습니다. 요즘 학원물의 필수인 '사이다'도 없죠.
능력을 숨겨야 해서 가만히 당하고만 있는 주인공의 상황이 너무나도 답답하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바로 그 점이 이 웹툰의 매력이 아닐까 합니다.
몇 화 내내 계속해서 당하기만 하는 주인공 모습, 그리고 그의 복잡한 심정에 대한 자세한 묘사가 몰입감을 극대화하고 주인공 성격의 입체성을 더해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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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진들과 반 아이들에 대한 거북함, 그리고 괴롭힘을 당하는데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유진의 비참한 심정이 여실히 느껴집니다.
괴롭힘 때문에 급기야는 '한결'을 도와준 것을 후회하는 현실적인 모습, 히어로답지 않은 모습도 생각을 많아지게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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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을 시련 속에 몰아넣는데 본의 아니게 일조한 그의 직장 '몬스터'도 수상합니다.
세상의 정의와 평화를 수호하는 기관의 이름이 왜 하필 '몬스터'일까요? 유진의 상사가 언급한 '2차 각성'은 또 무엇일까요.
혹시 유진의 각성을 빠르게 끌어내기 위해 그에게 차동해와 싸우지 말라고 하여 더욱 열악한 상황을 조성한 것은 아닐까요? 특수기관 몬스터는 무언가 숨기는 것이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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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유의 현실적이면서도 어딘가 쎄한 그림체가 몰입을 더욱 뒷받침해줍니다. 오묘한 표정 묘사 덕분에 주인공의 주위 사람들을 의심하게 되기도 합니다.
저 중 누군가는 유진을 감시하는 몬스터의 스파이가 아닐까, 하고요.

이 웹툰의 또 하나의 감상 포인트는 이 일들이 일어난 시점이 1년 전이라는 것입니다.
1화 초반에 등장한 일진 차동해는 데빌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과 달리 붉은 눈과 머리 위에 솟아난 뿔을 가진 그는, 그때에도 변함없이 유진을 마구잡이로 때리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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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레이션이 나옵니다.
'지구가 멸망했다. 그리고 나는 왕따다.'
연관성이 없어보이는 이 두 문장은 다소 뜬금없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지구가 갑자기 멸망했다니요? 주위 건물들이 무너진 것을 보면 지구에 무슨 일이 생긴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게 자신이 왕따인 거랑 무슨 상관일까요? 어딘가 의미심장한 도입부가 웹툰을 읽는 내내 머릿속을 맴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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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유진은 이 시련을 어떻게 헤쳐나갈까요? 9화 후반부 의미심장한 인물의 등장이, 앞으로의 전개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을 암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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