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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온 용사의 결말은? <용사가 돌아왔다>

박성원 | 2022-04-19 10:41
용사라는 소재는 저 먼 옛날부터 반복되게 사용되었고, 숱한 변주를 겪은 테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낙 매력적인 덕분인지 21세기 대한민국에서도 여전히 다양한 베리에이션으로 이야기 매체에서 등장하고 있는데요.





'돌아온 용사'는 대표적인 변종의 하나입니다. 전통적인 용사의 이야기가 이세계에서 왔든 농부의 아들이 각성했든 평범한 주인공이 용사로 거듭나서 마왕으로 대표하는 세계의 적을 물리치는 구조라면, <용사가 돌아왔다>는 모든 과업을 마치고 일상이나 현실로 돌아온 용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웁니다.





한국에서는 20년도 전부터 이세계 진입물이 유행했고 소위 말하는 이고깽의 또 다른 변주로서 현실로 돌아온 이고깽 먼치킨 주인공이 종종 등장했는데요.

이 세계로 소환됐든 전생했든 하여튼 간에 검과 마법이 횡행하는 세계로 가서 용사 퀘스트를 클리어하고 온 주인공이라는 것은 한국식 이고깽과 변주되는 용사물의 콜라보라고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네이버 웹툰의 <용사가 돌아왔다>라는 제목에서부터 짐작할 수 있듯 이세계에서 마왕을 무찌르고 돌아온 주인공'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1화에서 메인 주인공으로 김민수라는 친구가 등장하는데 대략 1년 만에 모든 모험을 끝장내고 현실의 가족들을 그리워하며 복귀했습니다. 스포일러라서 자세히 밝히기는 어렵지만 핵심 메인 빌런 민수를 비롯하여 이런저런 사정으로 이세계로 불려갔던 용사들의 말로는 그리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그러니까, 판타지 세계로 불려가서 지나가던 잡몹 A에게 끔살당한 게 아니라 이세계 소환이라는 특별한 이벤트에 당첨된 용사답게 저쪽 동네에서의 임무는 훌륭히 마쳤지만, 정작 현실로 돌아오니 내가 알던 가족과 지인들이 다 죽었다거나 대접이 영 좋지 못하다거나 하는 엔딩입니다.

문제는 이 친구들이 이세계에서 쌓았던 실력이랄지, 이능력 같은 게 그대로라는 점. 결국 연고지도 없는 다른 차원에서 목숨 걸고 고생하며 금의환향까지는 아니더라도 따뜻한 가족들의 품을 기대하며 돌아온 이들 '용사'들은 완전히 변하여 대량 학살을 비롯한 갖은 패악질을 저지르기에 이릅니다.





21세기의 기술력으로는 도저히 대적할 수 없는 이름만 용사이고 마왕에 가까운 적들의 등장입니다. 이야기는 이들 흑화 용사들에게 원한을 품은 또 하나의 용사가 등장하며 시작됩니다.

타락한 히어로에 또 하나의 안티 히어로까지. 여러모로 클리셰 비틀기에 소재에는 나름대로 고민을 한 티가 엿보이는 작품입니다.

특히 1화의 임팩트는 상당히 훌륭했다고 칭찬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 부작용으로 2화에서 새로운 캐릭터들이 등장하자 독자들이 잠시 반발한 것 같기도 합니다만 이야기가 조금 더 진행되면 조금 스케일이 큰 이능력 배틀물 정도로 장르가 전환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핵심 캐릭터인 용사들의 사정이나 스토리도 대단히 설득력이 있거나 흥미진진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배경이 되는 세계관을 꽤 흥미롭게 깔아 놓은 것은 사실입니다. 혹은 1화에서 가장 먼저 등장하는 타락 용사 민수 군의 존재감이 워낙 굉장한 부분도 있을 테고요.

한 가지 우려하는 점이 있다면 극 초반부의 강렬한 인상에 비하면 10화 남짓한 분량 안에서도 다소 힘이 빠지는 느낌입니다. 타락 용사와 반용사의 본격적인 대결을 어떻게 더 흥미롭게 끌어갈 수 있는가 하는 점이 이 웹툰의 흥망을 가를 것 같습니다.

요즘은 온갖 이야기들이 문자 그대로 홍수를 이루고 있는 시대니까 초반부의 흥미를 확실히 잡아끈 것만 해도 절반은 성공이라고 표현해도 좋겠지요. 앞으로의 전개가 기대되는 작품인 건 틀림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