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유> 조석의 또다른 시도, 이번에는 성공?
네이버 웹툰의 살아있는 전설, 많은 청소년들의 롤모델, 10년 동안 휴재 한 번 하지 않은 성실한 작가.
만화가 조석을 표현할 수 있는 말은 많다. 그렇다면 네이버는 조석을 어떻게 평가할까?
현재 네이버 웹툰 초기 화면이다.(2016.9.7 현재)
네이버 웹툰은 <마음의 소리> 10주년을 기념하여 네이버 웹툰 초기 페이지의 로고를 <마음의 소리> 캐릭터로 꾸며놓았다.
강산도 변할 10년 동안 조석은 곧 <마음의 소리> 작가로 살아왔지만, <마음의 소리>만 연재한 것은 아니다. 2010년에는 <자율공상축구탐구만화>, 2012년에는 <조의 영역>, 2015년에는 <조석 축구만화>, 2016년에는 <문유>를 연재하며 거의 2년 주기로 다른 작품을 연재한 전력이 있다.
사실 <마음의 소리>를 제외한 그의 어떤 작품도 <마음의 소리>가 얻었던 절대적인 인기를 얻지는 못했던 게 사실이다. 예를 들면 <조석 축구만화>의 경우. 순수하게 축구 마니아를 타겟으로 해 축구 문외한에게는 공감을 이끌어내기 어려웠다.
그런 그가 이번에 들고 나온 <문유>는, 우주 개그 서사물로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우주에서 벌어지는 재난 트루먼쇼”라고 하겠다.
핵미사일로도 다 파괴되지 않고 지구에 직격한 운석의 11분의 1 파편
지구로 다가오는 혜성을 폭파하기 위해 달기지로 보내졌던 사람들 중, 주인공만 지구로 복귀하는 우주선을 타지 못하고 낙오된다.
혜성을 막기 위한 노력은 실패하고, 지구는 궤멸에 가까운 타격을 입는다. 지구는 멸망했다. 달에 남겨진 주인공은 살아남았다. 엄청나게 풍족한 식량과 첨단 기지 설비들 속에서, 주인공은 계속 죽고 싶어 한다. 또한 동시에 살고 싶어 한다. 그런데 반전이 있다. 실은 지구는 멸망하지 않았다….
지구 ‘안’멸망을 모르는 주인공의 자결 노력과 리얼한 생존기 사생활 일거수일투족은 인공위성을 통해 지구로 실시간으로 전송된다. 지구에 남겨진 사람들은 영상으로 보이는 그의 모습에 울고 웃으며 MOON YOU에 대한 애정과 숭배에 가까운 감정을 가지게 된다.
<문유>는 얼핏 무거워질 수 있는 ‘생존’이란 소재를 드라마와 개그 사이를 적절히 오가며 매화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게다가 조석의 그림체는 개그 그 자체다. 그냥 보고 있어도 웃긴다. 오랫동안 <마음의 소리>로 학습된 탓도 있지만 그냥 웃음이 난다.
발가벗고 비상탈출 캡슐을 이용해서 고장난 우주복을 버리고 새 우주복을 찾아 나선 주인공.
찌질 병맛 주인공의 행동이 실시간으로 중계된다.ㅋㅋ
이때까지의 SF 만화 중에 개그물이 있었나, 곰곰이 생각해봤다. 일본만화는 <우주형제>나 <카우보이비밥>정도, 우리 웹툰에서는 <우주전함 몰라몰라>, 황미나의 <파라다이스>, 양영순의 <덴마>가 생각이 난다. 대게는 진지함이 중심을 잡고 개그요소가 양념처럼 가미된 형태였다. 조석은 <문유>로 본격 개그 SF라는 새로운 장르를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까지 우리는 이런 소재의 작품들을 보며 발붙일 곳 없는 우주공간에 마지막으로 남겨진 사람의 절대고독에 가슴 먹먹해 했다. 부디 우주인이 죽어서도 영원히 홀로 우주를 떠도는 일은 없길 바랐다. 영화 <트루먼 쇼>와 <마션>이 합쳐진 것 같은 <문유>는 조금 안심하고 낄낄거리며 봐도 될 것 같다. 전 지구인의 사랑을 받는 그가 도무지 그런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할 것 같진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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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물인데 병맛스러우면서도 빵 터지게 하는 무언가를 원한다면, 두 말할 것도 없이 <문유>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