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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평범한..? 49세 아주머니 용사님 <왕년엔 용사님>

박성원 | 2022-05-28 14:00
주인공 명옥은 이세계의 부름을 받아서 멸망할 위기에 처한 세계를 구원한 용사 출신의 올해 49살인 슈퍼를 운영하는 아주머니입니다.
그녀는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마왕에게 대적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었고 판타지 세계에서 1년이 안 되는 모험 끝에 마왕을 봉인합니다.
그리고 게이트를 타고 다시 21세기 지구로 돌아와서 이제는 고등학생인 딸과 아들과 함께 슈퍼 주인 아주머니로 평범한 삶을 보내고 있습니다.

은퇴 이후의 용사란 근 몇 년 동안 꽤 자주 보이는 소재이기도 합니다.
가장 먼저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신선한 소재가 있다면 그 은퇴한 용사가 49세의 슈퍼 아주머니라는 점이겠죠.
시간이 많이 흘러서 황금색 눈을 빛내던 의로운 소녀는 다소 현실에 찌들어 버린 아주머니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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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봉인이란 대체로 영원하지 못한 법.
한때 명옥과 모험을 하며 세계를 구했던 그녀의 동료들이 다시 모종의 이유로 명옥을 찾아오게 됩니다.

스포일러는 여기까지.
조금만 더 다루어도 작품의 재미있는 요소들을 해치게 되니까 자제하겠습니다.
대신 이 작품이 왜 재밌는지를 간단하게 살펴보지요.

가장 먼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신선한 소재와 더불어서 이 소재를 작품 전반에 걸쳐서 매우 잘 활용하고 있다는 점을 꼽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은퇴 용사, 49세 아주머니.

여기까지만 해도 흥미로운데 이 작품은 단순히 초반부 흥미를 끌기 위한 소재가 아니라,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메인 테마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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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옥이 은퇴한 이후로 무슨 일들이 있었는지, 그 과정에서 빛나던 용사가 왜 변해 버렸는지.
또 한 번의 도움 요청 혹은 새로운 모험에 대해서 명옥이 왜 이렇게까지 거부 반응을 보이는지 등등.
자세히 스포일러 할 순 없지만 소재를 이 정도로 잘 활용하는 이야기는 서사 매체의 종류를 막론하더라도 흔치 않습니다. 특히 웹툰, 웹소설에서는 더더욱요.

다음으로는 판타지 장르로서 이 작품의 우수한 재미를 언급하고 싶은데요.
사실 1부에서 메인으로 나오는 물리적 배경은 현대입니다만 그럼에도 21세기 한국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판타지 세계관을 매우 판타지스럽게 잘 녹여냈다고 칭찬하고 싶습니다.
덕분에 이제 제대로 된 하이 판타지를 배경으로 하는 다음 내용이 절로 기대될 정도로요.
이건 판타지 장르의 팬으로서 다소 편향적인 감상일 수도 있겠지만, 자칫 잘못하면 유치해지기 쉬운 내용과 배경을 이 정도로 자연스럽게 그려낸 역량은 분명 인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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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부하지만 작화도 뛰어납니다.
캐릭터부터 배경, 그리고 꽤나 화려하고 고난도의 전투씬에 이르기까지.
특히 눈에 띄는 건 캐릭터의 분위기와 감정선인데요.
주인공인 명옥부터가 대단히 다양한 면모를 드러내는 인물이라서 이걸 작화로 제대로 전달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그녀의 감정과 다층적인 캐릭터성을 아주 확실하게 나타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게 이 작품 1부의 핵심적인 내용이지 싶은데요.
잘 설계된 스토리 구조를 통해 독자들이 느낄 수 있는 여러 캐릭터들, 그중에서도 주인공 명옥의 '성장'이 돋보이는 웹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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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성장, 그중에서도 십수 년에 걸쳐서 곪을 대로 곪아버린 문제들과 복잡한 가족과 인간관계를 메인으로 다루어서 주인공의 성장을 제대로 그려내는 건 정말로 어려운 작업이라고 생각하지만, '왕년엔 용사님'이라는 작품에서는 대단히 훌륭히 성공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사실 주인공 명옥은 산전수전을 다 겪은 인물인데, 그럼에도 그녀는 여전히 성장할 여지가 남아 있었고 실제로 성장했습니다.
심지어 명옥뿐만 아니라 다른 주요 인물들까지도요.

50이 다 되어가는 아주머니 전직 용사가 주인공임에도, 이 작품은 아주 우수한 성장물이라고 표현해도 좋습니다.

한 번에 정주행 하기에 최적의 타이밍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성장물, 용사물, 판타지까지 여러 장르를 포괄하면서도 이야기로서 빼어난 완성도를 자랑하는 작품입니다.
과감히 일독을 권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