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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마신>, 나노와 마신, 무협과 SF(?)

박성원 | 2021-11-06 13:00
나노마신이라고 하면 보통은 Nanomachine을 떠올리게 될 것 같은데요. 이 작품에서는 Nano+魔神을 뜻합니다. 물론 Nanomachine이 등장하기도 하지만요.

일종의 말장난에 해당하는 제목입니다. 제목이 상징하는 것처럼 무협과 판타지(혹은 SF)가 적절하게 섞여있는 소재의 작품이기도 하지요. 간단하게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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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무협적으로는 꽤나 고전적입니다. 웹소설 원작인데 원작 작가가 기존 무협에도 익숙하지 싶군요.

주인공 '천여운'은 마교.. 그러니까 힘을 추구하는 무자비한 무력집단이라고 보면 되는데요. 이 마교에서 가장 높으신 분의 사생아로, 집안 배경이 변변치 않은 탓에 후계 구도에서 완전히 밀려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주님의 피가 흐른다는 이유만으로 분쟁에 휘말려서 죽을 위기에 처한 인물입니다.

1화부터 죽음을 목전에 두었지만, 아마도 미래에서 넘어온 것으로 짐작되는 정체불명의 괴인이 그에게 Nanomachine을 주입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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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노머신은 21세기도 아니고 짐작컨데 22~23세기 정도의 최첨단 기술의 집약체로, 칼에 깊숙하게 찔린 상처를 순식간에 재생시키고, 뇌에 직접 무공비급을 때려넣어서 이해시키고, 적의 움직임을 분석하는 등...

고대~중세 가상의 중국 정도를 배경으로 하는 무협시대에는, 내공 등의 존재를 감안하더라도 반칙에 가까운 사기템입니다.

마교주의 아들이라는 혈통이 무색하게도 제대로 무공조차 익히지 못해 잉여에 가까웠던 주인공은 아주 짧은 시일 안에 강해져서 두각을 드러내게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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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기존 판무협에 익숙한 독자와 그렇지 않은 독자의 반응이 다소 갈릴 듯 싶은데요.

간단하게 평가를 내려보자면, 사실 이 Nanomachine이라는 것을 전통적인 무협의 기연(절벽 틈에 숨겨져 있던 무공비급, 은거기인 사부님, 영약 등등)으로 치환하면 상당히 고전적이고 전통적인 이야기입니다. 

마교의 후계자라는 설정도 구무협까지는 아니더라도 2010년대 대여점 신무협에서 무수히 많이 다루어졌던 소재이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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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말해서 소재를 적절히 요즘식으로 변주했지만, 본질적인 내용과 재미는 21년 기준으로는 다소 옛날식인 대여점 퓨전 판타지에 가깝다는 느낌.

물론 이게 잘못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웹툰과 웹소설의 전성시대인 21년에는 심지어 퓨전 판무협의 전설인 묵향 같은 작품들도 웹툰으로 만들어져서 잘 나가고 있으니까요.

2010년대의 퓨전 판무협에 익숙한 독자라면 마찬가지로 익숙한 재미를 즐기면 됩니다. 그렇지 않은 독자라면 꽤 신선한 맛을 느낄 수도 있을 테고요.

작화는 메이저 플랫폼에서 기존 인기 웹소설을 웹툰화 시킨 작품답게 우수한 편이고, 전개도 시원시원 합니다. 웹소설을 통해 내러티브의 재미는 입증된 작품이니까요.

다만 어떤 신선한 재미는 찾기 어렵고, 보다 전통적인 무협적 색채도 (특히 웹툰화를 거치면서)더 흐릿해졌다는 인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