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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정통 MC 능욕물 <이력서>

박성원 | 2022-06-18 14:00

Mind Control, 줄여서 MC물이라고 불리는 장르가 있습니다.
남자가 일방적으로 성적, 육체적 욕망을 충족하는 데 있어 그 수단이 말 그대로 마음을 조종하는 쪽에 있는 경우입니다.
아마 들어보신 분들도 적지 않을 것 같네요.

꽤 유서가 깊은 장르라서 다양한 바리에이션이 있지만,
핵심은 비현실적인 수단으로 비이성적인 행동과 감정을 강제하는 데 있습니다.
물 건너 온 작품 중에서는 자주 접하기도 했는데 한국에서는 의외로 아주 메이저한 장르는 아니기도 합니다.

이번 리뷰에서 소개할 '이력서' 라는 작품은 바로 그 MC물, 그중에서도 상당히 본격적인 장르입니다.
간단히 살펴보지요.




우선 공간적 배경은 시골의 초등학교입니다.
학교 주변으로 산과 논밭 그리고 뜬금 없는 아파트 단지 하나가 솟아 있는, 당장 포털 지도 앱에서 적당한 지방 도시 한 곳을 찔러보면 실제로 볼 수 있을 법한 동네입니다.

주인공은 학교의 시설 관리팀 직원으로 젊은 남자입니다.
정황상 행정직 공무원인데 남자라서 시설 관리 땜빵인 경우는 아닌 것 같고요.

이야기는 다른 직원들의 자리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주인공이 창고를 전용 사무실로 사용하는 장면에서 시작합니다.
몸 쓰는 일의 비애인지 30대 여고사 서혜정 씨에게 대단한 모욕과 개무시를 받지만 그냥 참고 넘어갑니다.
그리고 1화만에 이 작품이 왜 MC물인지가 드러나는데, 윈도우XP가 돌아가는 업무 PC에서 다양한 학교 직원들의 이력서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 이력서를 장난삼아 멋대로 '서혜정 교사가 주인공에게 10억을 빚졌음'이라고 수정했더니 그것이 현실이 되어버립니다. 채무 관계뿐만 아니라 성향 같은 세세한 부분까지도요.



대략 그런 내용입니다.
주인공은 적당히 안분지족하는 스타일처럼 보였지만 비현실적인 전개에도 전혀 당황하지 않고, 180도 태도를 뒤집으며 무시무시한 복수와 갑질을 시작합니다.
물론 메인 히로인이라고 할 수 있는 서혜정 씨가 주인공에게 그만큼 큰 잘못을 저지른 건 아닙니다만, 19금 남성향 웹툰이라는 게 대체로 그러니까요.



장르적 한계와 특성을 감안하자면 꽤 웰메이드 웹툰입니다. 우선 작화가 크게 거슬리지 않는 수준에서 대중성을 잘 확보했고, 한국에서 마이너한 MC물이라는 장르도 제법 괜찮게 다룹니다.

나름대로 세세한 마인드컨트롤의 제약과 설정 등..
그리고 주인공이 대놓고 욕망에 충실한 인간이라 오히려 담백하다는 느낌.

메인 히로인인 혜정의 캐릭터도 공을 많이 들였습니다.
아주 신선하지는 않지만 장르와 설정을 감안하면 왕도적으로 잘 깎아놓은 캐릭터입니다.
당연히도 시골 학교라고 해서 비슷한 나이대의 성인 여자가 한 명밖에 없을 리는 만무하니 여러 후보군(?)들이 존재하고요.



다소 과격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설정에 대한 거부감만 차치하면 장르적으로 본격적인 성인 남성향 웹툰입니다.

그리고 소설이 원작으로 19금 소설 웹툰화의 긍정적인 케이스로 거론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쉬운 점도 그다지 없고 전체적으로 퀄리티도 괜찮아서 추천하는 웹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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