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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화를 노리셨군요. - [스포] 상중하

므르므즈 | 2016-10-06 04:55


 [웹툰 리뷰]상중하 - 한


  

  오늘의 말씀 한마디. 최정희 소설가가 이르길 “욕망은 끝이 없다. 채워도 채워도 자꾸 더 채우고 싶은 욕망의 산물은 고통이다.”

(출처 구글 검색 '욕망에 관한 명언' 에서 발췌)



  고아원에서 자란 세쌍둥이가 각각 다른 가정으로 입양되면서 서로 다른 인생을 살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둘째, 셋째는 자기들도 모르는 친형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 친형을 해치워서 자기들이 ‘최상’이 되려고 한다. <상중하>는 인생역전을 노리는 이들의 드라마를 다룬다. 등장인물마다 서로 다른 문제 때문에 고민하고, 같은 목표를 향한 욕망을 캐릭터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드러내며 내달리기 때문에 군상극은 어렵다. 개개인의 성향과 역사를 짜고, 역사에서 비롯된 캐릭터의 동기를 짜내고, 그 동기가 자연스럽게 한 가지 목표로 치달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보통은 동기에서 실패하고, 더 하다면 역사를 만드는 것에서부터 실패한다. <상중하>는 성공 지척에 다다랐다.


 <상중하>의 인물들은 지금껏 한 작가가 그려온 어떤 작품들보다 매력적인 캐릭터로 가득하다. 대놓고 '착한 로봇'이란 평면적인 주인공을 내세웠던 <지원>이나, 아무리 봐도 주인공이 제일 나빠 보여서 몰입이 잘 되지 않았던 <킬러분식>과는 다른 짜임이다. 모든 인물들이 저마다의 권력 욕구를 가지고 있고, 이 욕구의 분출 방향이 분명하다. 플롯을 내세우기 보단 그 때 그 때 이 인물의 행동에 초점을 맞춰서 스토리를 진행한다. 캐릭터가 스토리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것이다. 목적이 제시되었음에도 작품 속 캐릭터들은 자기 하고 싶은 대로 움직인다. 캐릭터가 날뛰는 장은 입체적이고, 생동감이 넘친다.

  하지만 캐릭터 주도의 스토리는 동시에 섬세하고 치밀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예를 들어, 일주일 내로 입금하건 몇 주 뒤에 입금하건 전혀 상관없는 문제며 둘 다 불확실한 거래임에도 무조건 일주일 내로 입금하라고 배짱을 부리는 둘째 형은 왜 그랬을까? 이 장면은 미리 지문까지 뜰 정도로 치밀했던 둘째의 캐릭터와도 맞지 않는다. 작품은 가끔 왜 그랬을까? 싶을 정도로 즉흥적인 전개를 보여준다. 물론 그럴 수 있다. 캐릭터를 진짜 인간으로 생각해보자면, 치밀한 인간이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는 일 역시 있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도 아쉬움은 여전히 앞을 맴돈다.



  인간의 욕망을 다루는 작품은 경계를 잘 살펴야 한다. 욕망은 어디까지나 동기가 되어야 하지 작품의 자극적인 전개에 대한 핑계가 되어선 안 되기 때문이다. 이 캐릭터가 원래 그랬다. 라고 말하면서 우리가 모르는 설정을 들고 오며 설명하는 작가들이 얼마 많던가. 제발 부탁이니 그런 장면은 첫 부분에 나레이션으로 넣어주도록 하자. 내가 모르는 원래 모습을 설명한다고 설득될 사람은 없다. <상중하>는 이 경계선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져 있는 작품이다. 이렇게 넘어가도 되나 싶을 만큼 가파른 줄타기를 하며 우리 앞을 건넜다. 매력적인 캐릭터를 들고 오며 한 작가는 자신의 가능성을 증명했지만 조금은 지나치게 자극적이었던 스토리 노선을 숙제로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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