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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보단 드라마 - 심해의 조각들[스포]

므르므즈 | 2016-10-12 02:24

[웹툰 리뷰]심해의 조각들 - 지애


 

  사람 사는 이야기를 다룸에도 불구하고 연애물의 공식은 판타지 같다. 재벌 2세인 남자 주인공은 어느 날 평범하지만 억척스러운 면이 있는 여자 주인공에게 빠져들고 여자 주인공은 갖은 시련 끝에 남자 주인공과 행복한 결말을 맞는다. 이 줄거리엔 언제나 곁다리처럼  주인공을 좋아하는 또 다른 남자가 등장한다. 여기서 우리 한 번 생각해보자 이 아리따운 아가씨가 만일 재벌 2세 대신 이 남자와 사귄다면 어떨지. 어차피 남의 나라 이야기니 상상은 자유다.



   <심해의 조각들>은 푸른 색채로 이 치정극 비스무리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배우였지만 대인기피증과 공황장애 발작, 환청을 듣는 남자와, 남자의 환청이 사라지게 만드는 한 여자의 이야기. 남자에게 여자는 처음부터 휴식같은 존재다.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런데 이 여자에겐 남자 친구가 있고 남자 주인공은 이 때문에 전전긍긍한다. 이 찌질하면서도 닿을 듯 말듯한 아쉬운 감정을 작품은 차분한 색채에 어울리는 잔잔한 연출로 풀어낸다.

잔잔한 연출. 좋은 이야기다. 드라마에 잘어울리고, 작품의 바닷 속을 헤엄치는 듯한 몽환적인 분위기에 감성을 더해준다.  하지만 작품의 내용은 그리 잔잔하게 흘러가지 않는다. 내가 이 작품의 등장인물이 되지 않고서야 이해할 수 없을만큼 극적인 감정선을 타고 흘러간다. 감정적이고 그래서 즉흥적인 캐릭터들은 작품이 애써 가라앉힌 감정의 격류를 억지로 일으키며 몰입을 흩트린다. 이런 이야기다. 그럴 수야 있는데, 꼭 그래야만 했나요? 가끔씩 작가와 대면하여 물어보고 싶은 기분을 전해준다.



   연애 면에서는 아쉽지만, 작품은 서로 서운한 감정을 토해내는 화해의 클라이막스에서  강점을 드러낸다. 잔잔한 연출과 감정적인 대사들이 서로 어우러지면서 서로 이해하는 것이다. 캐릭터들이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작품은 자연스럽게 캐릭터들의 상처를 보듬는다. 치유의 과정이 이 작품에선 살아있다. 서로의 상처를 이해하고 갈등을 봉합하는 그 더디고, 세세한 과정이 나타나있다.

  치유의 과정을 다룬 작품이라고 봐도 좋으리라. 연애는 메인 소재처럼 보였지만 결국 부수적인 문제였다. 조연들의 이야기보단 주인공이 한 발, 한갓진 세상으로 다시 걸음을 내딛기 위해 필요했던 치유의 과정 자체가 아름다웠던 작품이었다. 누가 사랑이 가장 아름다운 것이라 했던가. 여기 사랑보다 더한 감동을 주는 작품이 있다.



  클래식에 비유해내며 서로의 사연을 이야기하는 드라마로 이 작품은 정말 좋다. 작가의 재능이 어디에 있는 지 보여주었다. 하지만 지나치게 감정선에 얽매인 연애 노선이 작품을 아쉽게 만들었다. 로맨스보다 드라마에 방점을 찍었다면 더한 감동을 내게 전해줬을 것 같단 아쉬움이 작품을 보는 내내 떠나지 않았다. 하지만 아쉬움은 아쉬움일 뿐이다. 이 아쉬움에 반기(反旗)해 보자. 무진무진 반기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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