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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에 대한 집착 - [스포] 미래소녀

므르므즈 | 2016-10-10 17:37

[웹툰 리뷰]미래소녀 - 황준호



  당신이 먹을 걸 구할 필요는 없지만 지문 인식과 신분증을 비롯한 온갖 수단으로 당신의 자유를 구속한 뒤에 매일 빵이 배급된다면 그건 디스토피아다. 당신이 도마뱀을 뜯어먹어야 하고, 그마저도 몰래 먹어야한다면 포스트 아포칼립스다.  포스트 아포칼립스에선 세상에서 살아남는 것이 주가 되는 한편 디스토피아에선 세상을 구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 된다. 이미 망해버린 세상은 못 구하니까.


  <미래소녀>는 이미 망해버린 세상에 혼자 남은 소녀가 과거 복잡하고 지저분했던 세상을 회상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자신이 겪었던 암울하고 기분 나빴던 일들을 회상하는 것이다. 어째 이 회상은 전부 학원을 배경으로 이뤄진다. 


  학교는 세상의 축소판이라는 말이 있다. 학교에서 겪는 모든 것들을 사회에서 다시 겪게 될 것이니 학교생활에 충실하란 뜻에서 나온 말이다. 하지만 <미래소녀>에서 이 뜻은 조금 다르게 받아들여진다. 학생회가 커다란 권력을 차지한 학교에서 비이성적인 실험과 계급 차별이 이루어지고, 이곳의 회장은 주인공이다. 부회장은 안경 끼고 여러모로 재수 없을 것 같이 생긴 남자며, 학생회는 폭력으로 학생들을 다스린다. <크로우즈> 시리즈의 신간이나 라이트노벨로 내세워도 될 설정이다. 그리고 이 설정을 바탕으로 작품 속 세계관이 얼마나 비이성적이고 참혹한지 설명한다.

  학원물의 클리셰를 따른 설정을 가진 캐릭터들이 지배하는 학원이기에 이 시도는 조금 아쉽게 느껴진다. 캐릭터들이 배경과 어쩐지 어울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이전 에피소드들에서도 학교를 써먹으며 세상이 얼마나 이기적인 아이들로 가득했던지 비판해온 작품이 마지막까지 학원을 써먹었다. 그것도 흔히 볼 수 있는 캐릭터들을 모아놓고, 설명하려 들었다.


  개성적인 캐릭터가 등장해야 된다는 것은 아니다. <서든 어택2>를 상기해보자. 이 게임은 리얼한 1인칭 슈팅 게임을 지향한다고 했으면서도 전장의 아이돌이란 별명을 가진 노출도 높은 여자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워서 비판 받았다. 어째서 비판을 받았는가 하니, 게임과 어울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작품이 설명하려는 세계관과 학생회 캐릭터들은 영 맞물리지 못했다. 오히려 위화감을 조성했다. 작가는 후기에서 영화 <액트 오브 킬링> 등을 참고했다고 말했지만 내게 이 작품은 <경성학교>에 더 가까워 보였다.

  마무리도 아쉽게 다가왔다. 인간에겐 좋은 점도 있더라 하는 회상을 하며 멸망한 세계를 아쉽다는 듯 말하지만 소녀의 기억 속에서 그런 ‘좋은 점’을 발견할 수가 없었다. 거기다 세상의 비참함을 보여주기에도 작품은 너무 짧고 좁았다. 학교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며 학원물 캐릭터 클리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사회 비판을 노렸음에도 더 작은 사회에 매몰된 채 밖을 보지 못한 것이다. 분위기 하나는 멋졌다고 이야기하겠다. 하지만 당신의 비판엔 동의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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