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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와 아쉬운 연출의 조합 - 수사 9단

므르므즈 | 2016-10-17 07:33



[웹툰 리뷰]수사9단 - 김선권


  네이버 웹툰 원로 작가진 중 작화에 있어 가장 많은 변화를 거친 사람은 역시 김선권 작가일 것이다. 초기작 <수사 9단>과 최신작들을 비교해보면 확실히 차이가 난다. 하지만 작품 연출에 있어선 그다지 큰 발전을 보이지 못한 작가 였으니, <수사 9단> 시절 때도 비판 받았던 캐릭터가 슬라이드 쇼로 움직이는 듯한 이동 연출과 정면 구도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컷 활용으로 더 긴장감 있을 만한 장면을 맥 빠지게 만들었다. 



  데뷔작 <수사 9단>은 장점과 단점에 오묘한 조합으로 많은 인기를 누렸던 작품이었다. 최근 웹툰을 접하는 사람들은 초반부만 보고 이게 무엇인고? 묻겠지만 몇 에피소드만 참아보시라. <수사 9단> 중반부는 지금 봐도 흥미롭다.

<수사 9단> 시리즈가 인기를 끌었던 건, 김보통, 홍달기 같은 매력적인 캐릭터뿐만 아니라 그들이 이끌어가는 스토리가 확실히 좋았기 때문이었다. <수사 9단>의 전성기 시절이라 할 수 있는 중반부 시절 스토리들은 빼 놓을 게 없을 만큼 멋지다. 스토리를 추리해나가는 과정도 흥미롭고 결말도 대단했다. 특히 <수사 9단>에서 자주 써먹는 추리 구도는 수상한 점을 대놓고 드러내고, 그것을 눈치 채기 전에 한 발 앞서 이 점이 수상하다 지적하며 의표를 찌르는 방식이었다. 흥미를 유발하기 정말 좋은 방법이었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컷 연출은 언제나 눈 주위가 빨갛게 칠해진 캐릭터들이 어? 하는 걸 시작하여 맥없이 독백을 늘어놓기에, 썩 보기 좋았다고 할 수는 없다. 중반부에서도 가장 좋았던 작품들은 이런 연출이 가장 배제된 작품들이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에피소드는 ‘행복한 마을’인데 이 에피소드를 보면 첫 부분부터 무엇인가 수상하다는 걸 연출로 보여주며 중반부엔 마을의 수상한 분위기를 표정 연출을 통해 보여준다. 거기다 반전도 멋지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작품은 이런 멋진 면모를 보여주지 못한다. 심지어 마지막은 열린 결말로 끝내버리는 최악의 수를 두고 말았다. 열린 결말이 뭐가 나쁘냐고 묻는다면, 주인공이 묶여있고 바깥에선 수백의 병사가 몰려오고 있으며 아직 주인공이 어떤 일을 해낼 것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끝낸다면 나쁘다. 그리고 작품은 이렇게 끝냈다.

  작품의 개그 감각 역시 만화를 아쉽게 만드는 데 한 몫 단단히 했다. 개그 감각 자체도 조금 구식이지만 시도 때도 없이 개그를 하려 든다. 앞서 말했던 ‘행복한 마을’ 에피소드에서도 한 집을 감시하고 있던 노인을 주인공이 공갈로 협박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이 장면을 개그로 때운다. 이처럼 분위기도 전개의 느낌도 모조리 죽여 버리는 개그를 너무 많이 친다. 개그를 하지 않았다면 더 좋았을 장면들을 억지로 웃음으로 승화시키려 한 탓에 오히려 힘이 빠지고 말았다. 



  어쩌면 장편 에피소드 만화가 가질 수밖에 없던 단점일지도 모른다. 초기작이기에 아쉬움이 많았던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떤 면에서 보면 확실히 좋았던 작품이었다. 그랬기 때문에 아쉬웠던 점이 자꾸 떠오르는 것일지도 모른다. 다른 장점이 뛰어날수록 단점이 부각되기 마련이니까. 빛이 강렬할수록 그림자는 짙게 드리워지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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