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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미선 임파서블(2013)

잠뿌리 | 2016-09-01 00:00


* 미선 임파서블 (2014) *


[웹툰 리뷰]미선 임파서블 - 이수민


http://comic.naver.com/webtoon/list.nhn?titleId=557674&weekday=mon&page=9


2013년에 이수민 작가가 네이버 웹툰에 연재를 시작해 전 87화로 완결한 코믹 액션 만화.


내용은 경기 침체로 기업에서 구조조정을 하는데 그 여파가 국가 기관에 미처 공무원 감축 정책에 들어가고, 국가정보원 산하 특수비밀 첩보부 N-5가 해산되면서 서동탄 차장이 N-5 최강의 요원인 코드네임 살모사 임미선을 민간인으로서 사회생활에 적응시키기 위해 임무란 핑계를 대고 고등학교 체육교사로 근무시키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타이틀 ‘미선 임파서블’은 ‘미션 임파서블’ 앞에 여주인공 이름을 붙여 패러디한 것으로, 비밀 요원이 교사로 신분을 위장해 학교생활을 하는 걸로 내용을 축약할 수 있다.


평범하지 않은 사람들이 학교에 위장 잠입해 학원 생활을 하는 건 그동안 즐겨 쓰여 온 인기 소재다. 그래서 본작도 발상은 그리 신선한 편은 아니다. 


국가 기관의 비밀 요원이란 설정이 있는데 첩보부 소속이란 것만 보면 스파이 같지만, 실제로는 요인 암살을 주로 하는 암살자에 가깝다.


그래서 ‘콘도 루루루’의 ‘알료샤’가 문득 생각나게 하지만 그 작품은 가상 국가의 어린 소녀 암살자가 나라가 멸망한 뒤 암살 미션이 캔슬되고 평범한 여학생으로 살아가라는 미션을 받는 반면, 본작은 소속 기간의 해체 후 평범한 교사가 되라는 미션을 받는 것으로 나온다.


여주인공 임미선은 이런 소재의 만화가 흔히 그렇듯 엄청난 능력을 소유했고 말수 적고 쿨한 성격에 주입된 지식과 정보에 따라 기계적인 판단을 내리고 행동하지만 그래서 일반 상식이 모자라 허당끼가 있는 캐릭터다. 그런 캐릭터가 일상생활을 하면서 정신적으로 성장하면서 점점 인간다워진다. 그게 본작의 핵심 요소이자 이런 소재의 왕도적인 전개라고 할 수 있다.


선생님과 제자가 유대 관계를 쌓으며 벌이는 청춘 학원물이 아니라, 일진들의 주먹다툼과 그로 인한 갈등이 수면 위로 불거져 선생님이 나쁜 학생 때려잡는 학원 액션물이다.


배경 작화는 실제 사진을 찍어 그림으로 재구성해서 나름대로 튼실한 편인 것에 비해 인물 작화는 좀 밀도가 낮은 편이다.


액션씬은 묘사의 밀도를 높이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액션씬의 동작과 컷 구성, 광원 효과 등 신경을 많이 썼다. 그리고 묘사의 밀도와는 별개로 분위기 조성을 잘했다. 


액션을 위한 밑밥을 잘 깔아놓았다는 소리다.


쉽게 말하자면, 어떤 액션이 나오길 적합한 상황을 만들어 놓는다는 거다. 삼국지로 치면 장비 인생의 하일라이트인 장판파의 금강역사 같은 무대를 만들어 놓았다는 말이다.


거기서 임미선이 여주인공으로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홀홀단신으로 수십 명의 양아치를 쳐 잡는 포니테일 여교사라니, 독보적인 뭔가가 있다. 


앞서 인물 작화 밀도가 좀 낮다고 언급하긴 했지만, 미선 그림은 유난히 힘이 실려 있어 예쁘장하게 나오고 코스츔도 다양하다.


여주인공 원 탑 체재라서 주인공 묘사에 대한 밀도는 대단히 높다. 미선의 갈등, 고민, 변화, 성장 등등 모든 게 다 스토리 안에 녹아 있다. 미선이란 캐릭터로 할 수 있는 이야기, 해야 할 이야기는 전부 빠트리지 않고 다 했다. 


아쉬운 건 미선 이외에 다른 캐릭터들은 존재감이 옅다는 거다.


서동탄, 차은슥, 제창곤 등 미선과 직관된 국정원 직원들은 각자 맡은 역할을 다하는데 문제는 학교 쪽 멤버들이다.


김시저, 기호림, 황진성 등 학생 셋과 보건 선생 김진아는 레귤러 멤버지만 스토리 진행 중에 사건의 발단 역할만 하고 있다. 항상 보면 사건이 발생했을 때 미선을 사건 현장에 인도해주고, 사건 해결은 미선이 혼자 다하는 패턴이 나온다.


김시저와 황진성은 소꿉친구이자 절친이었지만, 기호림과 연관된 어떤 사건으로 인해 반목하게 됐는데 이 갈등이 제대로 봉합되지 않은 채 어쩌다 보니 셋 다 미선의 사건에 엮여서 어영부영 화해했다는 식으로 퉁 치고 지나갔다.


분명 개별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캐릭터 라인인데 그쪽으로는 끝까지 진행을 안 하는, 그런 느낌이랄까.


근데 그나마 그 넷은 조연이라도 되지, 그들 이외 나머지 학교 멤버는 전원 단역이다. 학교 관계자들 구성을 보면 미선과 대립 구도를 만들 수 있을 캐릭터(장백산, 교감용)와 로맨스로 이어질 만한 캐릭터(석광근, 장백산)가 분명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활용을 하지 못한 것 같다. 시저와 진성의 친구/따까리로 나오는 애들은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면 그렇기 때문에 온 신경을 주인공에게 집중해서 주인공 묘사의 밀도를 높일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학원은 그저 배경 무대에 지나지 않고, 본작은 선생님의 이야기가 아니라 임미선의 이야기다. 그렇게 보면 어느 정도 완성도도 있다.


미선이 잠시 요원으로 들어가 최후의 문제를 해결하는 마지막 에피소드인 ‘라스트 미션’이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었고, 거기서 이어진 10년 후 엔딩도 깊은 여운이 남아서 좋았다. 


결코 급조된 결말이 아니다. 처음부터 이렇게 끝내리라 생각하고, 이 한 장면을 위해 긴 이야기를 해왔다는 게 절실히 느껴진다.


결론은 평작. 흔한 소재에 인물 작화 밀도가 낮고 캐릭터를 골고루 운용하지 못한 건 아쉽지만, 액션물로서 액션의 밀도를 높이기 위해 분투했고 액션의 분위기 조성을 잘했으며, 주인공 묘사의 밀도가 높아서 주인공 중심의 이야기 한편으로서 완성도를 갖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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