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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회사 직원이 보는 «게임회사 여직원들»

에찌블루 | 2016-10-18 07:37

시간 장소를 불문하고 누구나 스마트폰 화면을 보며 게임을 즐기고 있는 모습. 이제는 너무나 자연스럽고 흔한 광경이다. 스마트폰 내의 어플리케이션 마켓을 살펴보면 인기목록의 상위권을 게임이 차지하고 있고, “게임”으로 검색되는 개수는 셀 수도 없을 정도다. 세계적인 흥행으로 조 단위의 매출과 이익을 내는 타이틀이 있을 정도로, 게임은 범지구적인 문화 장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게임이 하나의 문화요소로서 자리잡은 이후 게임을 원작으로 하거나 모티브를 얻은 영상매체나 만화, 소설이 많아졌고, 최근에는 «NEW GAME!» 이나 «기가도쿄 토이박스», «리부팅» 과 같이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을 조명하는 작품이 주목받고 있다. 여기서 소개할 «게임회사 여직원들» 또한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 즉 게임 크리에이터들의 이야기이다.


주 독자층의 눈높이를 맞춘 현실 묘사

글쓴이는 제목에도 언급했듯 작은 게임회사의 직원으로 일하고 있다. 게임을 소재로 한 작품을 볼 때는 아무래도 다수의 일반 독자들과는 달리 업계 현실을 묘사하는 부분이 눈에 들어오기 마련이고, 업계인의 관점에서도 작품을 평가하게 된다. 예를 들어 앞에서 소개한 타 작품들 중 «NEW GAME!»은 엄청나게 미화된 경우에 속하고, «기가도쿄 토이박스»와 «리부팅»은 현실 반영에 중점을 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 마시멜은 국내 유명 게임회사의 이펙트 디자이너로 수 년간 근무하며 본작의 원형이라고 할수 있는 «게임회사 여직원»을 연재했고, 퇴사 후 전작의 세계관을 확장시켜 본 작품을 4시즌 째 연재 중이다. 때문에 본작에서는 작가 본인이 수 년간 겪은 게임회사에서의 경험과 업계의 현실을 생생히 전달하고 있다. 작품 내 회사인 ‘식빵소프트’는 전 직원이 10명도 채 되지 않는 소규모 개발사이며, 개발하던 프로젝트가 별다른 이유 없이 엎어지고, 이를 대체할 신규 프로젝트 초안을 1주일 만에 내놓으라고 요구하는 작품 내의 상황은 작금의 우리나라 게임개발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개발팀의 실질적인 리딩을 맡고 있는 기획자 ‘여기혜’는 특히나 크게 공감하는 캐릭터이다. 여러 가지 사정에 의해 신규게임을 런칭한 경험이 없다는 사실에 답답해하고, 그로 인해 더더욱 프로젝트가 접히는 현실에 눈물짓는 모습에서 글쓴이 자신이 대입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웹툰 리뷰]게임회사 여직원들 - 마시멜     [웹툰 리뷰]게임회사 여직원들 - 마시멜     

우리나라 중소 게임개발사의 대부분이 이런 상황이다.


하지만 «게임회사 여직원들»은 현실 묘사에 지나치게 치중해 작품이 무거워지는 우를 범하지는 않는다. 제목과도 같이 본작의 전체적인 이야기는 세 명의 여주인공들을 중심으로 진행되며, 적절한 개그코드와 특유의 귀여운 그림체를 통해 가볍게 풀어낸다. 특히 프로그래머 ‘아름’과 ‘곰개발’의 알콩달통한 썸타기는 작품의 메인스토리(?)로 활약하며 캐릭터 굿즈, 웹드라마까지 제작될 정도로 인기를 얻은 지금의 «게임회사 여직원들»을 만든 일등공신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지 004.png   이미지 011.png   

두 인간과 축생(...)의 결말은 3시즌에서 직접 확인하시길!


이렇듯 «게임회사 여직원들»은 충실한 현실묘사와 아기자기한 스토리와 캐릭터를 통해 일반 독자와 업계인들에게 모두 사랑받는 성공작이 되었다.


판타스틱한 게임회사 이야기

앞에서도 언급했듯 본 작품은 일반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춘 “게임회사 이야기”이고, 대부분의 관련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일정 부분은 어느 정도 미화가 되어 있다. 소규모 회사임을 감안해도 직원 개개인의 업무능력이 모두 출중하다거나, 사내에서 특별한 분쟁이나 다툼이 일어나지 않는다거나…


이미지 009.png

그런 파티 있으면 저, 저도 부디 꼭 좀… 


그 중에서도 회사 대표인 ‘식빵사장’은 글쓴이가 가장 이질적으로 느끼는 캐릭터다. 진행하던 프로젝트를 접거나 무리한 일정을 요구하는 등 직원과의 갈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직원들에게 더 나은 대우를 해 주기 위해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타적이고 좋은 사람으로 묘사된다. 물론 현실에서도 식빵사장과 같은 좋은 대표님들이 적지 않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도 있는 것이 사실이고, 글쓴이는 안타깝게도 후자의 경우를 많이 겪은 탓인지 ‘식빵사장’의 존재가 낯설게만 느껴진다.


이미지 001.png  

이런 사장님 어디 없습니다 정말...


물론 가장 큰 차이점은 ‘게임회사 여직원들’은 생각보다 수가 많지 않으며, 아름과 곰개발처럼 썸을 탈 기회도 거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것까지 따지면 작품 자체가 성립되지 않으므로… 작품을 보고 ‘게임회사 들어가면 여직원 많겠다’. ‘게임도 자주 하고 썸탈 기회도 많고 좋겠다’라는 허황된 생각을 갖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5시즌을 기다리며...

작품은 최근 4시즌까지의 연재를 마치고 5시즌을 준비하기 위한 휴식기에 들어가 있다. 4시즌 들어서 ‘식빵소프트’의 직원들은 주변 환경의 급격한 변화를 겪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서 또 한 단계 레벨업을 했다. 다가올 5시즌에 그려낼 이들의 모습은, 어쩌면 작가가 꿈꾸었던 이상적인 회사의 모습이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하며 글을 맺는다.


이미지 013.png

다시 한번, 이런 사장님 어디 없습니다 진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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