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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진코믹스] 살신성인(2014)

잠뿌리 | 2016-09-09 00:00


* 살신성인 (2014) *


[웹툰 리뷰]살신성인 - 허세녀


http://www.lezhin.com/comic/sacrifice


2014년에 허세녀 작가가 레진 코믹스에서 연재 중인 만화. 2014년 12월을 기준으로 현재 41화까지 연재됐다.


내용은 천국 회사의 생명 공학자 김정호 박사가 의문사한 남주 외에 여러 인물들을 좀비로 부활시켰는데, 그 비밀을 지켜야 하는 엄격한 조항 때문에 인생이 망가진 남주 일행이 박사의 딸을 납치해 감금시켜 놓고 과거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작화는 썩 좋지는 않다. 캐릭터 디자인은 남녀 불문하고 얼굴만 예쁘장하게 그려졌을 뿐, 얼굴 아래 신체 전부 묘사에 디테일이 떨어지고 리액션이나 연출, 화면 구도적인 부분에서도 어색한 점이 많고 배경도 부실한데다가 색감이 뿌옇게 나와 컬러링도 나쁘다.


이걸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아마추어 느낌’이 강한 것인데 본래 네이버 베스트 도전 연재작이었던 걸 수정이나 다시 그리는 일 없이 그대로 올려서 그런 것 같다.


아마추어 느낌 나는 건 작화만 그런 게 아니다.


분위기가 배경 설정만 진지하고 어둡지, 본편 내용 자체는 병맛 개그물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개그 만화 연출을 밑도 끝도 없이 집어넣어서 본작의 장르인 ‘호러’의 정체성을 상실할 정도다. 장르가 호러지 실제 본 내용은 개그 만화인 것이다.


개그씬에서는 작화 자체도 일부러 우스꽝스럽게 그리는 관계로 앞서 언급한 예쁘장한 캐릭터들도 인정사정없이 망가진다. 그 빈도가 굉장히 높아서 브레이크가 고장 난 폭주 기관차처럼 막 나가는 경향이 있다.


이게 진지하게 진행될 때는 진지하게 진행되어야 하는데..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개그 만화처럼 그리니 스토리가 너무 정신 산만해서 몰입이 안 된다.


그렇다고 그 개그 센스가 좋은 건 아니다. 그림과 연출을 개그 만화처럼 그린 것뿐이지, 본편 진행 상황이나 캐릭터의 리액션 자체가 웃긴 건 아니다.


개그씬의 작화에서 패러디 이외의 디폴트 그림체는 ‘타카나시 키리카/세이나’의 1997년작 ‘하이퍼 레스토랑’에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다.


하이퍼 레스토랑은 본격 병맛 개그만화인데 장르가 겹치는 게 문제가 아니라 거기서 나오는 개그씬의 디폴트 작화를 따라가고 있다는 거다. 표절이나 트레이싱까지는 아니고 작풍을 답습한 거다.


폭주 개그를 뒤로 하고 스토리 본편을 놓고 보자면 좀비로 부활한 주인공의 이야기인 것 같지만.. 사실 그것도 되게 애매한 게 설정만 그럴 뿐이지 실제 내용은 좀비물이라고 보기 좀 힘들다.


좀비라서 몸이 썩어가고 있어 특수 제작된 냉장고 침대에 누워서 자야 몸이 유지된다는 설정은 있지만, 그건 그저 배경으로만 깔아놓은 것뿐이다.


시신 부패 과정이 나온다거나, 혹은 신체 변화에서 찾아오는 사건, 사고는 일절 없다. 


2012년작 ‘리틀 비트 좀비’처럼 멀쩡한 인간이 좀비가 되면서 벌어지는 헤프닝을 그린다거나, 2013년작 ‘웜 바디스’처럼 좀비와 인간의 로맨스를 그린 것도 아니다.


본작에서 좀비란 그저 좀비란 사실을 남에게 들키지 않아야 한다는 제한이자 미션의 역할 밖에 못한다. 한국 예능으로 비유하면 SBS 런닝맨에서 '좀비란 거 들키면 인생 OUT!' 이거다. 그래서 좀비 장르에 대한 이해나 연구, 애정 같은 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헬로 좀비’, ‘지금 우리 학교는’, ‘좀비의 시간’ 같은 좀비 웹툰들과 비교하면 과연 이 작품을 좀비물이라고 봐야 할지 의문이 들 정도다.


좀비 같지 않은 좀비가 나오는데 이게 어딜 봐서 호러 만화인지 당최 알 수가 없는데 그렇다고 스릴러도, 로맨스도, 미스테리도 아니라서 메인 장르가 뭔지 알 수가 없다. 


작화, 스토리, 캐릭터 그 어느 쪽도 자리 잡힌 것 하나 없어서 그런 듯싶다.


결론은 비추천. 호러 장르 카테고리는 무늬만 그런 거고 좀비 주인공이 나온다는 것 이외에 호러 요소는 일절 없으며, 심각한 분위기의 줄거리와 달리 본편에서는 밑도 끝도 없이 개그를 치는데 그게 그렇다고 B급 특유의 컬트적인 매력이 있는 건 아니고 장르가 뭔지 종잡을 수 없어서 아마추어 도전 만화 느낌만 남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네이버 베스트 도전에 올라온 작품으로 베도 연재 당시 압도적 1위를 달렸다. 그래서 네이버 대학만화 최강전에서 ‘고딩몬’으로 참가해서 이 작품과 연계한 홍보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다.


당시 베도 작품이었던 살신성인과 본인 블로그, 팬카페에 대학만화 최강자전 참가 홍보를 하고, 공모전 참가 작품인 고딩몬에서는 또 살신성인 홍보를 해서 기존의 팬층이 몰려와 몰표를 안겨 주어 득표수 1위를 차지해 신작 만화를 뽑는 자리에 팬덤을 동원한 것에 대한 공정성 시비가 불거졌고 결국 32강에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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