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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밸런스x3» 사랑과 증오, 그 양면성에 대하여

MrCrazyani | 2017-08-28 12:23




[웹툰 리뷰]언밸런스 트라이앵글  - 임달영 이수현


사랑과 증오는 같은 감정의 서로 다른 발현이라고 흔히들 이야기한다. 사랑하지 않으면 증오하지도 않고, 증오하는 감정은 그 대상에 대한 애착이 없이는 발생하지 않는다. 대상에 대한 애착이 강할수록 증오도 쉽게 생겨나며, 대상에 대한 아무런 감정이 없으면 증오도 생겨날 여지가 없다. 언밸런스x3는 가장 가까우면서도 가장 먼 상대에게 갖게 되는 사랑과 증오의 양면적 감정을 말하려고 한다.


임달영의 신작 «언밸런스x3»의 주인공 최하경과 최태현은 가장 가까운 사이인 남매 사이로 자랐지만, 어린 하경에게 태현은 다만 고통을 주는 존재에 다름아니었다. 하경의 어머니는 태현의 육아를 하경에게 일임했는데 두 사람이 친남매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로 암시된다. 다만 두 사람이 친남매일지 아닐지는 여전히 100% 확실한 것은 아니다. 하경은 5세 혹은 그보다 조금 뒤부터 태현의 육아를 도맡아 한 것으로 보이는데, 자신에게 육아를 일임한 어머니에 대한 증오와 그에 따른 태현에 대한 집착이 하경에게 태현에 대한 복잡한 마음을 갖게 했을 것이다.


«언밸런스x3»가 독특한 것은 사건 전개가 모두 히로인 최하경의 마음 상태에 따라 좌우된다는 것이다. 최하경이 기억을 잃어 고통스러웠던 경험을 상실하고 태경에 대한 애착이라는 감정만 남은 상태에서, 하경은 태현을 자신과 가장 가까운 이로 여기고 자신을 지켜주는 사람으로서 애정을 느낀다. 반면 기억을 찾아 애정의 이면에 있는 증오의 감정을 되찾은 상태에서 하경은 태현으로 인해 고통스러워했던 기억을 떠올리고 자신의 감정이 증오에 기반해있었다는 것을 자각한다.


[웹툰 리뷰]언밸런스 트라이앵글  - 임달영 이수현
▲ 자신을 지켜주는 태현에게 애정을 느끼는 하경


[웹툰 리뷰]언밸런스 트라이앵글  - 임달영 이수현

▲ 태현이 자신에게 고통을 가져다주었던 존재라는 것을 기억해낸 하경


태현의 마음 상태는 하경의 마음에 따라 좌우된다. 하경이 태현에게 애정을 표현하면 태현도 자신의 애정을 자각하고, 하경이 태현에게 증오를 표현하면 태현도 하경에게 분노를 표현한다. 즉 여성 인물이 극의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으로서 남성 인물의 심리를 좌우하며 여성 인물의 의지에 따라 남성 인물의 행동도 결정되는 것인데, 이러한 인물 관계는 남성 주도적 극 전개가 대다수인 웹툰 작품들, 나아가 거의 대부분의 대중예술 작품들과도 구분되는 지점이며 «언밸런스x3»이 하나의 작품으로서 가질 수 있는 가치 중 하나라고 하겠다.


47화가 연재중인 현재 작품은 갈등 구조의 정점에 와 있다고 하겠다. 하경은 태현에게 자신의 진심은 증오를 표현했고 태현은 하경에게 분노하여 하시아와의 관계를 시작했으며, 하시아는 안티 히로인의 역할에 충실하게 태현의 편에서 하경을 배척할 것이다. 하경은 자기 마음의 정체가 무엇인지 고민할 것이고, 태현은 시아와의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하경에 대한 감정으로 괴로워할 것이다. 여기에서도 중요한 것은 다른 인물이 아닌 하경의 마음과 의지가 될 것이다. 하경은 자신의 마음을 무엇이라고 정의하게 될까? 애정 없이 증오가 성립하지 않고, 고통스러운 기억이 옅어지고 나서도 애정은 남을 수 있다는 것을 하경은 알 수 있을까? 알 수 있다면 어떤 과정을 거쳐서 그 확신에 이르게 될까? 이야기의 끝은 정해져있다. 관건은 그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이다. 하경이 태현에게 증오의 감정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것은 충분히 설명되었다. 이제 그 감정이 어떻게 사랑이라는 결말에 이를 것인지, 그것이 얼마나 제대로 납득 가능하게 독자들에게 전달될 것인지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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