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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사 - 서로 다른 이유로, 하나의 자리를 노리는 그들

위성 | 2015-09-04 00:20

 

 

 

 “전국의 뛰어난 재능을 지닌 무인들을 선발한 왕의 친위대.

사람들은 그들을 총사대(總士隊)라고 불렀다.”

 

 

 무수리의 딸이 왕좌에 오른다. 그 설정만으로도 갖가지 고난들이 예상되는데, 이야기는 그 고난 속에서 왕을 지키기 위한 무사들을 꾸리면서 시작한다. 그 총사들 중 가장 뛰어난 3인을 삼총사라고 부르는데 이를 위해 전국 각지에서 내노라하는 무사들이 한성으로 몰려든다. 그 길에서 만난 이소호와 류천일, 정무열, 은세겸. 저마다의 사연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캐릭터들은 각양각색의 성격들을 보여주며 재미를 더한다. 가장 매력적인 인물은, (독자의 재미를 위해 스포일러 할 수는 없지만) 그 중심에서 이야기를 끌어가고 있는 이소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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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의 하얀 머리를 한 그를 보면서 어딘가 익숙한 느낌이 드는 그림체라고 생각했는데, 작가의 이름을 보니 ‘나우’를 그렸던 박성우의 그림이었다. 오빠가 책장에 곱게 진열해 놓은 바로 그 만화책 컬렉션 중 하나다. 나우는 순정만화 정도만 깨작거리던 나에게 다양한 세상을 열어준 만화 중에 하나였는데, 나는 스토리 뿐만 아니라 그의 그림체 또한 좋아했었다. 시원시원하면서도 각자의 특징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그의 그림체는 이번 작품 ‘총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부모님의 복수를 위해 왕의 무사가 되려고 올라온 시골 촌뜨기인 이소호는 그 캐릭터와 닮아 있는 붉은 눈동자를 하고 있다. 작은 코에서 풍겨 나오는 이미지나, 자신을 숨기기 위해 스스로를 탈색해 버린 듯한 하얀 머리 또한 이소호의 설정과 맞아 떨어지는 대목이다. 그의 상대역으로 짐작되는 류천일은 고리타분한 성격답게 반듯한 외모에 갈색 빛이 도는 눈동자를 하고 온 세상을 또렷하게 마주한다. 차분한 머리와 옷도 그의 성격을 대변하고 있다. 거친 성격에 야생마 같은 망나니처럼 나오는 정무열은 샛노란 머리에 샛노란 눈동자를 하고 있다. 흉터인지 착각할 정도로 찡그린 얼굴주름에 구릿빛 피부가 꽤나 어울림직하다.

 

늘상 술에 취해 있는 알콜 중독자의 노란 눈이 떠오를 정도다. 하지만 거친 그의 성정을 보여주는 갈기 같은 머리칼은 칼을 휘두르며 날뛸 때마다 휘날릴 것 같은 영상이 그려진다. 은세겸은 또 어떻고. 색기가 넘치는 붉디 붉은 머리칼에 초록빛이 도는 눈동자를 하고 미소를 지을 때마다 한성의 여인네들이 현기증을 일으킬 것만 같은 착각이 든다. 눈치 빠르고 영민한 그는 소호의 비밀을 알면서도 변함없는 얼굴로 여유 있게 미소를 짓는다. 입은 꼭 다물고 말이다. 그들이 모두 조우한 뒤에 벌어지는 사건들, 그리고 그 사건 앞에 드러나는 각 캐릭터의 성격들은 꽤나 합이 좋아서 서로 다른 이유로 같은 목적을 이루려는 넷의 다음 이야기를 계속해서 기다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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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작가의 섬세한 그림과 더불어 강약을 조절하는 김준형 작가의 필력 또한 대단하다. 각자의 사연이 덩쿨처럼 얽혀 있으면서도 결국 그 끝은 커다란 중심 줄거리에 휘어 감기며 이야기를 이어 나가니 말이다. 만약 퓨전 사극 드라마가 나온다면 이보다 더한 스토리가 또 있을까 싶을 정도다.

 

 만약 한국판 무협 시리즈를 좋아하는 이라면, 박성우의 신작을 고대하던 이라면, 이번 주말, 고전적인 이야기에 세련된 그림을 조화롭게 잘 풀어낸 웹툰 ‘총사’와 함께 하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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