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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블루] 픽업 (2015)

잠뿌리 | 2016-10-07 01:00


* 픽업(2015) *


[웹툰 리뷰]픽업 - 김태현

http://www.mrblue.com/section_webtoon/detail.asp?pid=wt_pickup_wz 


2015년에 미스터 블루에서 김태현 작가가 연재를 시작해 2015년 11월을 기준으로 7화까지 올라온 성인 만화.


내용은 외모도 별로고 돈도 없고 여자 울렁증까지 있어 연애 한 번 못해본 진정남이 처음으로 갖고 싶은 여자가 생겨 픽업 아티스트 학원에 가서 원장 선생인 장원장에게 픽업의 기술을 배우는 이야기다.


픽업 아티스트는 실제로 섹스를 목적으로 이성의 관심을 끌고 유혹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는다고 주장하는 이들로 수강생을 모아 작업의 기술을 가르쳐주지만 그 수단에 대해서 우려의 시선을 받기도 하는 신종 직업이다.


본작은 그 픽업 아티스트를 소재로 삼아 모태솔로인 주인공이 마음대로 여자를 후리고 다니는 카사노바로 성장하는 일종의 성장물이다.


…줄거리상으로는 말이다.


정작 본편 내에서는 픽업 아티스트의 비중은 별로 크지 않다. 애초에 작중에 나온 픽업 아티스트 사무실은 손님이 워낙 없어 파리만 날리는 곳이고, 일부로 여자가 안 생길 것 같은 호구를 노리고 영업을 할 정도로 믿음이 가지 않는 곳이다.


거기서 가르치는 수업도 되게 단순해서 그게 수강료 내고 배워야 할 기술이라고 할 것조차도 안 된다. 작중에 나온 픽업 아티스트 사무실의 존재 의의는, 오미연 실장이 공략 캐릭터로 하나 추가된 게 전부다. 그래서 스토리가 너무 부실하다.


줄거리에 나온 모태솔로 주인공이 어느 세월에 카사노바가 될 수 있을지 전혀 상상이 가지 않는다.


독자가 감정을 이입해야 할 대상인 주인공인 진정남은 너무 찌질하게만 묘사돼서 오히려 몰입을 방해한다.


길가다 여자랑 부딪치거나 혹은 넘어졌을 때 옷자락 잡고 넘어져 속옷 노출하는 것 등을 보면 아카마츠 켄의 러브 히나/마법선생 네기마에 나오는 주인공 스타일을 지향하는 것 같은데... 현실은 순진한 것도, 상냥한 것도 아니고 연애는 하고 싶은데 할 능력은 없어 혼자 발악하다가 연모하는 히로인 주위를 서성이며 몰래 사진 찍고 녹음하고 그러다 걸려서 자폭하는 캐릭터라서 좋게 볼 구석이 없다.


그렇다고 주인공 이외의 캐릭터 중에 쓸 만한 인재가 있는 것도 아니다.


약방의 감초 역할을 해야 할 주인공의 친구들은 네츄럴 변태와 게임 오타쿠, 모태솔로인 주인공을 카사노바로 만들어야 할 스승 포지션인 장원장은 실력이라고는 쥐뿔도 없이 야동이나 쳐 보는 무능한 선생이라서 캐릭터 라인이 답이 안 나온다.


친구들은 둘째치고 장원장은 줄거리대로라면 엄청 중요한 인물로 무술 영화로 치자면 ‘성룡의 취권’에서 황비홍(성룡)의 무술 사부인 소화자 포지션인데.. 이 작품에서의 비중은 그냥 학원 원장 NPC에 지나지 않는다. RPG 게임의 마을 촌장 같은 느낌이랄까.


작화는 인물, 배경, 연출 등 전반적으로 밀도가 낮은 편이다. 


그나마 성인 만화니까 여캐들은 나름대로 신경 써서 섹시하거나 예쁘장하게 그린다. 외모만 보면 인조인간 18호의 비치 버전 같은 오미연 실장 디자인이 꽤 괜찮다. (문제는 캐릭터 성격과 비중, 그리고 구도에 따라 일어나는 작붕 현상이다)


근데 상대적으로 남캐들은 너무 대충 그리는 느낌이고, 그 절정이 주인공이라서 몰입도가 뚝뚝 떨어진다.


주인공 보정을 받아서 가뭄에 콩나듯 잘생겨진 묘사가 나오긴 하지만 그게 전체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고 거의 대부분 찌질하게 그려지기 때문에 도무지 정이 가지 않는다.


남녀 디자인보다 더 큰 문제는 연출력의 부재다. 어떻게 돌아가는지 내용은 알겠는데 연출력이 너무 안 좋아서 작중의 상황이 어색하게 보일 때가 많다. (예를 들면 1화부터 주인공과 히로인이 펼치는 엑시덴탈 개그의 판치라 장면이 너무나 부자연스러워서 참을 수 없는 어색함을 안겨준다)


결론은 비추천. 픽업 아티스트를 소재로 했지만 정작 수업이나 기술 묘사가 부실하고 학원 자체의 비중이 적어 소재를 잘 살리지 못했고, 작화 밀도가 낮아 볼거리가 부족하고, 주인공을 너무 찌질하게만 묘사해서 스토리에 몰입하기도 힘든 작품이다.


작화 퀄리티야 갑자기 늘어날 수는 없는 법이니까 그건 둘째치더라도, 최소한 메인 소재로 삼은 픽업 아티스트 설정을 적극 활용해 스토리를 튼실하게 만들고, 찌질한 주인공을 개변시켜 몰입도를 높여야할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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