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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노애락의 이상향 - 조은 단편집

므르므즈 | 2016-11-08 01:03

[웹툰 리뷰]조은 단편집 - 조은



  가끔씩 세상은 이해할 수 없을만큼 뛰어난 사람들을 소리없이 우리 곁에 떨궈놓곤 한다. 황새가 물어다 준 아이라고 생각해보자. 기적은 그런 식으로 찾아온다. [살인자ㅇ난감]의 작가 꼬마비가 처음 웹툰계에 데뷔했을 때 나온 평은 "괴물이 나타났다." 이것이었다.  이럴 때만큼은 괴물은 칭찬이 된다.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더한 역량으로 독자를 압도할 수 있는 작가에 대해 우린 괴물이라 부른다. 여기 또다른 괴물이 있다. 소리 없이 잠들어있던 진짜 괴물이 있다.


  하나의 감정선이 세심하게 폭발하기 까지 얽어나가야할 드라마는 그리 간단한 이야기가 아니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실연했을 때까지 감정의 여파는 단순히 두 사람의 이야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 감정을 풀어나가게 해 줄 사람. 주인공을 되돌아 보게 해줄 사람이 얽히면서 터져나간다. 몇 명인지 정해두진 않더라도 타인의 드라마가 반드시 필요하다. 지나가던 거지의 충고로 갑작스럽게 주인공이 계몽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주인공을 알고 있고, 주인공의 인생선을 같이 걸어온 인물이 주인공의 감정을 풀어나갈 드라마를 준비해줘야 한다. 삶이 그렇듯 작품도 누군가와 맞물리면서 이어진다.


  사건은 결코 단발적으로 일어나지 않는다. 탁자 위에 물이 쏟아진다면, 반드시 그 전에 누군가는 물을 따랐다. 물을 어째서 따랐는가? 그는 아마 약을 먹기 위해서 일수도 있고, 그냥 속이 타서 일수도 있다. 모든 사건은 이렇게 어떻게든 서로에게 영향을 주기 마련이다. 사소한 계기, 의미없는 일은 현실에선 있더라도 작품 속엔 존재하지 않는다. 하다 못해 그 날 따라 유난히 어두운 주인공의 방에도 분위기라는 목적이 존재한다.


  [조은 단편집]은 이 사건의 맞물림과 사소함의 중요성을 매우 잘알고 있는 작품이다. 이야기의 감동이 어느 지점에서 가장 커질 지, 어떤 표현이 작품에 도움이 될지 이 사건을 어디에 배치해야 작품 흐름에 더 좋을 지 제대로 알고 있다. 감히 내가 '제대로 알고 있다'는 말을 하는 것 마저도 무례하게 느껴진다. [조은 단편집]은 단편이 가져야할 모든 걸 완벽하게 가진 작품이다. 이야기가 흐트러지지도 않았고 완벽하게 자기 이야기를 했으며 그러면서도 캐릭터를 살려냈다. 과도한 칭찬은 독이 된다지만 이미 독이 될 여지가 없는 작가기에 마음 놓고 칭찬을 하고 싶다. 멋진 작품이다. 감정 표현에 있어서도 단편 스토리에 있어서도 작품은 최고를 보여줬다.


  첫 에피소드 [연극]편을 보고 이 작품은 놓쳐선 안되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 2화 밖에 되지 않는 분량으로 인물의 갈등을 놓고 이야기하지만 작품은 항상 어색하지 않았다. 매 작품마다 분위기를 바꾸면서도 작품은 이게 자신이 가장 잘하는 거라고 말하는 듯 최고의 역량을 보여줬다. 소재 선택에 있어서도 민감한 이야기를 물흐르듯 풀어나가는 작품이었다. 이 작품에 어떤 칭찬을 더해야 할까. 만화가 가져야 될 모든 걸 완벽하게 풀어냈다. 그 말 말고는 할 말이 없다. 때로는 칭찬을 아무리 해도 부족함이 없는 작품을 마주할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난 아직 내가 이런 작품을 제대로 칭찬할 만큼 뛰어난 글 재주를 가지지 못함에 부끄러움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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