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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기술 - 빗물에 슬픔이 씻겨 내려가길 바라며

위성 | 2015-09-04 01:12

 

 

이 웹툰에서 더할 나위 없이 좋았던 건 그림체였다. 개인적으로 아예 자기만의 세계가 확실한 독특한 그림체도 좋아하지만, 빗물에 투영될 정도로 맑은 느낌을 주는 그림체 역시 좋아하기 때문이다. 언어의 정원이라던가 늑대 소년 등에서 보여주었던 그러한 그림체 말이다. 웹툰에서 이러한 그림의 느낌을 보는 것은 흔하지 않은데 이 웹툰은 첫 그림을 보자마자 웹툰이라기 보다는 영상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맑고 담백한 그림이 인상적이었다.

 

게다가 비가 오는 장면에서도 어딘가 차분하고 침착한 느낌을 전해주는데 주인공이 모니터를 보고 있는 나를 응시하는 건 아닐까 착각이 들 정도다. 마치 애니메이션 영화의 한 장면을 캡쳐한 듯한 느낌말이다. (물론 이후의 그림들이 그 첫 장면만큼의 잔상을 주지는 않는다.)

 

사랑의 기술이라는 제목의 이 이야기는 그 그림과 따로 떼놓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비슷한 분위기를 풍긴다. 나중에 찾아보기 전까지는 그림 작가와 글 작가가 동일인물은 아닐까 생각했을 정도로 말이다. 비 오는 풍경에 우산을 쓴 도심 속의 여주인공은 ‘빗물에 슬픔이 씻겨 내려가길 바라며.......’라는 말을 읊조리며 프롤로그를 마친다. 자극적인 멘트와 금세 잊힐 말장난 개그들, 여러가지로 변주된 캐릭터들이 난무하는 이 시점에 굉장히 담백한 웹툰을 만나 어찌나 반갑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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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명히 글로 옮기자면 소설에 가까워야 할 이야기인데도 불구하고 중간 중간 홀로 읊조리는 그 말들 때문에 왠지 모르게 에세이 같은 느낌이 들었다. 화려한 맛에 먹는 고급 뷔페가 아니라 정갈하게 차려진 상차림처럼 일상적이고 정갈한 맛 말이다. 분명히 처음 보는 그림, 이야기인데도 어딘가 익숙한 맛이 있다. 왜일까 생각해보다 무릎을 탁 치며 무언가가 떠올랐다. 이 이야기게 낯선 느낌이 아니었던 건 라디오에서 사연을 묶어 낸 에세이집 같았기 때문이었다. 물론 에피소드 물이 아니기에 꼭 같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 중에 한 화를 집어내어 그 사연의 주인공과 선술집에서 마주앉아 듣는 사랑의 후일담같다면 아마 정확한 표현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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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느낌을 전하기에는 첫 화가 좋은데, 그 부분 역시 내용을 발설하면 이야기의 맛이 떨어지기 때문에 그것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이야기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아마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 아니면 페이스북 유저라면 분명 보았을 이야기기는 하지만 말이다.

 

 주인공인 우희가 애플을 고집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그의 이야기에 사람들은 웃어 넘기지만 다음 화를 계속해서 보다 보면 독자인 나는 슬픈 미소밖에 지을 수가 없다. 우리 모두 한 번쯤은 겪어 보았을 이별에 관하여 이 작가는 아주 덤덤하게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혼잣말이 주를 이루는 이 이야기를 보고 있노라니 이별 당시 나의 이야기를 방백하자면 그렇게 될까, 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그러다 보면 어느 누구의 연애담도 쉬이 웃어넘기거나, 함부로 말할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연애상담이라고 어줍지 않게 충고를 한다거나 연애 상대에 대해 이야기하기에 나는 너무나 어리고 어리석기 때문이다. 누구도 타인의 연애에 함부로 말할 수는 없으니 말이다. 그건 타인의 달아오른 심정에 비수를 꽂는 것과 같으니까 말이다.

 

 아물지 않은 상처를 모른 척 하고 누군가를 만나는 것이 두려운 이들이라면 꼭 이 웹툰을 보길 바란다. 왜냐하면 세상에 단 한 번, 단 한 명만의 사랑으로 사는 사람은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이건 너와 나의, 모두의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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