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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솝의 재목 - 희키

므르므즈 | 2016-11-24 09:16

                      [웹툰 리뷰]희키툰 - 희키


  아마추어와 프로의 경계선이 희미해진 시기가 왔다. 프로 못지 않은 재능을 가진 아마추어 웹툰 작가들이 수두룩하다. 디시인사이드 카툰 연재 갤러리, 루리웹 창작 만화 게시판 등 아마추어 작가들의 이러한 재능을 확인해 볼만한 장소는 많이 있다. 카연갤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바로 네이버로 올라간 작가 중엔 [화점]으로 데뷔한 [오민혁 단편선]의 작가 오민혁이 있다. 이처럼 언제나 카연갤엔 숨은 천재들이 도사리고 있고 낭중지추라 하여 반드시 튀어나오는 이들이 있기 마련이다. 이런 작가들 가운데서 유독 주제를 표현해내는 발상력과 단편 구상능력이 뛰어난 작가가 있으니 이례적으로 이야기해볼 아마추어 작가. 이름은 희키다.


                                      [웹툰 리뷰]희키툰 - 희키

                                                                                                                                        오민혁 작가의 데뷔작 [화점]


   희키 작가의 단편들은 우화의 모습을 띈다. 직접적으로 주제를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자기 의지를 확실히 전달해 내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서, 세월낚시 편에서는 자신이 세월을 낚는 어부라고 주장하는 남자를 신랄하게 까는 소년이 등장한다. 소년과 어부는 서로 욕설과 함께 말을 주고 받는다. 낚시꾼은 미끼도 바늘도 구비하지 않은 채 세월을 낚는다고 주장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남들이 자신을 거지로 볼까 두려워 낚싯대를 붙잡고 있는다. 소년은 이런 낚시꾼이 굶어죽을까봐  미끼와 바늘을 준비해주지만 낚시꾼이 낚은 것은 작은 고기일 뿐이었고 낚시꾼은 자신이 한 낚시로 얻은 결과가 고작 이런 거라는 사실을 납득하지 못해 소년에게 화를 내며 물고기를 버린다. 소년은 그런 낚시꾼을 욕하면서도 집에서 공부하고 있는 형을 보며 세월을 낚는 사람은 그 낚시꾼 뿐만이 아니라고 독백한다.


  우화의 면에서 볼 때 참 잘짜인 단편이다. 캐릭터의 행동이 분명하고 그 캐릭터의 행동으로 이뤄지는 결과도 확실하며 이 결과가 나오는 과정 역시 설득력있다. 또한 이 모든 과정이 하나의 주제를 위해 이루어져 있으며 결론이 주제로 전환되는 과정도 자연스럽다. 희키 작가의 단편은 이런 짜임새있는 구성에서 자연스럽게 도출되는 주제의식을 기반으로 한다.


  

            [웹툰 리뷰]희키툰 - 희키




  작품에서 주제를 이끌어가나는 건 대사다. 희키 작가는 대사를 활용할 줄 아는 작가다. 캐릭터 그림이 단순하더라도 대사에 따라서 얼마든지 매력적인 캐릭터가 될 수 있다. 그 캐릭터의 성격이 가장 잘 드러나는 것은 대사다. 희키 작가는 찍찍 그어진 듯 무성의한 그림의 단점을 대화와 독백의 자연스러운 연결로 해결해간다. 주제의 전환도 상황 설명도 모두 대사로 이뤄지지만 이 부연 설명들은 너무 길지도 난잡하지도 않다.


  너무 칭찬만 했다. 희키 작가에게 앞으로 바라는 점도 있다. 특유의 욕설이 난무하는 대화 패턴이 메이져로 올라왔을 때도 통할지는 미지수며, 이런 독기와 마이너함이 빠진 희키 작가의 작품은 뭔가 심심한 느낌이 강하다. 특히 작가가 장편 연습용으로 올렸던 작품들은 오히려 기세가 줄어든 느낌이었다. 희키 작가는 단편에 강하다. 하지만 그만큼 장편에는 아쉬운 모습을 보인다. 


  장래가 기대되는 아마추어 중 한명이다 스토리 작가로든 그림까지 그린 작가든 언젠가 웹툰 판에서 정식 작품으로 만났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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