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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도 숨은 쉰다 - 생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당신의 선택은?

위성 | 2016-09-22 20:20

 

 

 

죽어도 숨은 쉰다는 네이버 베스트 도전에서의 연재만으로도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작품이다. 베도에서 그 정도의 조회 수를 기록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역시 아마추어 작가로 머물기에는 아까운 숨은 고수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리라. 결국 그는 레진코믹스로 스카웃되어 갔고 현재는 레진에서도 Top100 중에 상위권에 들며 수많은 독자들을 울리고 있다. 이미 단행본이 출간되었음은 말할 것도 없다. 나 역시 풍문으로만 들었던 웹툰이기에 이번 리뷰를 통해 조금 더 이 이야기의 디테일한 매력을 파헤쳐 보고자 한다.

 

 사망한 자들이 생전의 시간으로 잠시 돌아갈 수 있는 기적을 부여받는 시판. 시판은 이승에서의 재판과 비슷한 의미이다. 이 운명의 시간을 관장하는 세 명의 재판관은 민원인들의 사연을 듣고 타당성을 판단한 뒤 생전으로의 여행시간을 결정한다. 물론 타당하지 않다, 라고 판단되면 그 때는 가차 없이 되돌려 보내지만 말이다. 시간은 최대 10분이다. 짧지만, 영영 돌아갈 수 없는 시절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그리 짧지도 않은 시간. 그 몇 분 몇초의 시간들은 에피소드 별로 진행이 되고, 여기에 함께 재판관들과 안내자 윤아람과의 로맨스, 그들의 사연 등이 더해지면서 이야기는 묵직한 무게감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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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웹툰의 작가 이준표는 수많은 마니아들을 이끌고 있는 하일권 씨의 문하생 출신이다. 실제로 이 웹툰을 검색해보면 연관 검색어에 ‘하일권 문하생’이 떠 있을 정도니, 그 중에서도 꽤나 유명한 사람이었나보다. (하일권이 누군지는 몰라도 삼봉이발소라고 하면 다들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그런데 청출어람이라고 했던가. 그가 그려내는 세계 또한 마음을 깊게 울리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신파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수많은 영화, 드라마, 소설 등에서 사람들의 눈시울을 젖게 하지만 그 중 대부분이 억지로 눈물을 쥐어 짜낸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는데 이 웹툰에서 작가 이준표는 그야말로 독자들의 심금을 울린달까. 지금은 사라진 프로그램 야심만만에서 김제동이 눈물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설명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 그의 말에 의하면 눈물이란 단순히 눈에서 나오는 액체가 아니라고 했다. 오장육부가 뒤틀어지면서 온몸으로 울게 되는 것이라고 말이다. 그런데 이 웹툰을 보다 보면 진심으로 절절한 ‘눈물’을 흘리게 되니 이 작가의 내공은 보통이 아니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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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좋았던 에피소드 하나를 꼽아 볼까. 여러 가지가 떠오르지만 이 웹툰의 수미상관을 이루고 있는 ‘죽어도 숨은 쉰다’. 바로 이 에피소드에 오빠가 동생에게 말하는 대사가 그대로 웹툰의 제목이 된다. 프롤로그에 등장하는 소녀는 친구들과 대화하며 오빠의 이야기를 하는데, 나중에 그 오빠가 등장해 재판관들로부터 시판을 받게 되면서 과거로 돌아간다. 바로 ‘죽어도 숨은 쉰다’라는 말을 하게 되는 그 시간으로 말이다. 이쯤해서 드는 궁금증 하나는 그 프롤로그에서 소녀는 ‘너희 오빠는 죽지 않았는데 어떻게 알아?’라고 했다는 점이다. 죽지 않았다던 오빠는 어떻게 죽음 이후에나 받을 수 있는 시판에 참석하게 된 걸까. 아니면 죽을 뻔 했던 오빠가 다시 살게 되고, 먼 훗날 죽은 뒤 시판을 받는 것일까? 아무래도 이 이야기의 결말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보다 단행본을 사서 보는 것이 마음이 편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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