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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치 - 작품에 숨을 불어 넣다

위성 | 2016-07-18 11:34

 

 

 

그림이 생명력을 가지는 세계에서 화공 와치가 그림 조각 단서들을 모아 스승님을 찾아가는 이야기, 와치.

 

 화공에 관한 이야기여서일까. 아름답다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그림들이 매 회, 하얀 모니터 위에 펼쳐져 있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이 사람이 지금 그림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와치 그 자신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런데 이 웹툰 속에서 동양적인 아름다움을 풍기는 것은 그림뿐만이 아니다. 만화에 등장하는 글씨체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와치를 보면서 느낀 첫 번째가 바로 그것이었다. 글씨 또한 창속에 들어가는 그림이라는 것. 이야기를 전해주는 매개체로써의 ‘글자’는 그 서체에 따라 감성이 굉장히 풍부해졌다가, 메말라졌다가 한다는 것이었다. 마치 같은 이야기를 해도 어떤 어투와 어조로 이야기하느냐에 따라 이야기의 느낌이 전혀 달라져 버리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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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의미에서 와치는 페이지 위에 등장하는 모든 것들, 그러니까 이야기를 비롯하여, 그림, 문자, 색감, 질감 등이 모두 예술적이라고 할 수 있다. 심지어 그 안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어휘 하나, 하나까지도 세심한 손길을 통해 선택된 말들이며, 그림을 주제로 하는 작품이어서인지 전통색상표에 나오는 단어들로 색을 말한다. 예를 들어 담청색이라던가 하는 것들 말이다. 게다가 말씨조차 정성스러우니 어찌 이 웹툰을 그저 만화라고 부를까. 우리가 ‘최고’라는 말을 하기 위해 종종 쓰는 표현인 ‘예술이다.’라는 표현이 하나도 아깝지 않다. 정말 작가의 머리부터 발끝까지가 걱정된다. 이렇게 만들려면 손목이 남아날까. 눈이 빠질 것 같을 텐데 눈 영양제라도 한 통 사다 드려야 하나. 작가님 허리는 괜찮으실까.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들이민 게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이 웹툰은 그 안에 숨어 있는 의미들을 찾아가는 여정도 꽤나 재미있다고 할 수 있다. 이 부분은 독자들의 재미를 위해 남겨두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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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웹툰 와치에서 그림은 현실의 경계를 그려낸다. 그러니까 이승과 저승의 경계를 말이다. 그 사이를 넘나드는 환상적인 색채는 

다른 판타지 웹툰이나 드라마, 혹은 영화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화려하고 강하지가 않다. 그런 면에서 수묵화의 느낌이 강하게 드는데 이 또한 천재적인 선택, 혹은 본능적인 선택이 아닐까 한다. 흑과 백으로만 세계를 표현하면서 그 색채 또한 묽기와 농도로 조절하는 수묵화보다 이 이야기에 더 어울리는 기법이 있을까.

 

 이 웹툰을 보면서 내가 쓰는 글이 얼마나 쉬이 쓰여 졌는가를 생각했다. 시대물을 쓰면서도 당시의 말투와 어투, 그 시절의 단어들과 분위기를 이토록 생생하게 써내지 못한 나를 자책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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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개글에 의하면 와치는 잿물을 덮지 않은 질그릇 잔이라고 한다. 어떤 의미일까. 작중에는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는 잔을 보여준다. 원하는 색을 찾기 위해 그 안에서 물이 어느 정도의 농도로 말라가는지를 보고 싶은 것일까. 그 안에 있는 물감이 제 때를 찾으면 그것으로 그린 그림은 어떠한 색일까, 작가는 그 색으로 어떠한 세계를 그리고자 하는 것일까. 본디 질그릇은 인위적으로 색을 내기 위해 잿물을 잘 입히지 않는다 하니,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이승과 저승 사이의 경계를 표현하고 싶엇던 것일까. 

 

아마 이 이야기의 끝에는 모든 물음표의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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