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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와 시뮬레이션은 무엇이 다른가 - 러브 슬립

므르므즈 | 2016-12-16 00:04

           [웹툰 리뷰]러브슬립 - 오창호


  연애 시뮬레이션이란 장르를 아시는지.  글과 그림으로 스토리를 진행하며 중간중간 나타나는 분기에 따라 스토리가 바뀌는 자유도 높은 소설, 혹은 극도로 자유도가 게임이라 할 수 있는 [비주얼 노벨]의 하위 장르 중 하나다. 여기서 스토리 분기는 누구와 연애할 지, 이 연애가 어떤 결말을 맞을 지 주인공이 히로인의 위기에서 어떻게 대처하는 지를 결정하는 요소가 되고 이 스토리가 얼마나 극적이고 애틋하냐에 따라 작품성이 결정되곤 한다. 물론 성인 이용가로 이 장르가 넘어가면 기준이 달라지지만 굳이 서술하진 않겠다. 


  [러브 슬립]은 이런 연애 시뮬레이션 장르를 그대로 웹툰 판에 옮겨놓은 작품이다. 항상 주인공의 시선을 기준으로 작품은 움직이며 역동적인 장면에서도 시점은 항상 고정되어 있다. 등장인물들이 말하는 장면은 비주얼 노벨에서 등장인물의 스탠딩 CG가 나타나서 말하는 구도와 똑같으며  부가적인 표현이 필요할 때만 카메라는 다른 구도의 컷을 비춘다.


                     [웹툰 리뷰]러브슬립 - 오창호

  이런 대화 장면은 작가에게 있어선 편리할진 몰라도 대화에 있어 필요한 긴장감을 전달하기엔 부족함이 많다. 캐릭터의 리액션에 따라 인물의 스탠딩 CG도 조금씩 동작에 변화를 주지만 사람의 제스쳐는 서너가지로 표현될 만큼 단순한 것이 아니다. 스탠딩 CG 방식의 인물 묘사를 채택하면서 작품은 만화가 가질 수 있는 장점인 그림을 통한 감정 표현에 스스로 제약을 둔 셈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얼굴 표정만 바뀌는 cg는 만화라고 부르기엔 너무 정적이다.


  물론 이를 커버하기 위해 작품은 bgm과 각종 효과음을 활용했지만, 이런 음악과 효과음의 활용은 작품의 분위기를 배가 시키는 용도지, 작품에서 이끌어내지 못한 분위기를 끌어내기 위한 용도가 아니다. 


  비주얼 노벨은 주인공이 '나'라는 인식을 강하게 심어줄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러브 슬립의 작가는 에피소드 곳곳에 등장하면서 자신이 이 작품의 작가란 사실을 분명히 해두고 있다. 제작자가 따로 있는 만들어진 이야기라는 걸 인식하게 되면 작품은 몰입감이 떨어진다. 더욱이 이 작품은 웹툰이기 때문에 분기에 따른 다양한 전개를 만들기에도 무리가 따른다. 비주얼 노벨은 웹툰과 맞지 않은 방식이었다. 자신의 선택으로 유동적으로 움직이는 스토리가 비주얼 노벨의 최대 매력이지만, 웹툰으로 그런 분기점을 만들어내는 것은 무리였다.


  시도는 좋았지만, 웹툰과는 어울리지 않는 선택이었다고 본다. 컨셉은 분명히 좋았다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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