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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여 - 이유 있는 그의 폭력

위성 | 2016-09-02 21:59

 

 

 

왕따를 당하는 친구 동호가 이해가 안가는 용주. 하지만 동호가 없어지자 왕따의 대상은 용주에게로 이어지는데....... ‘커서’의 병장 작가 신작 학원 스릴러. 나는 방관하는 어른들을 싫어한다. 지나가던 행인이 아니라 관리자격으로 위치해 있는 사람들인 경우에는 더더욱. 예를 들어 선생님이라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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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웹툰은 그렇게 방관하는 어른들 사이에 발생하는 학교 내 사각지대를 배경으로 한다. 본래 사각지대란 유효거리 내에 있어도 그 효력이 미치지 않는 지역을 말한다. 그러나 여기에서 발생하는 사각지대는 조금 다르다. 버젓이 눈앞에서 벌어지는 폭행을 보지 않고 지나가는 어른들의 모습을 보라. 그들은 있는 문제를 없는 것처럼 만들어야 하는 책임감 때문에 자신들의 휘하에 있는 아이들의 고통을 못 본 척 한다. 학생이 교내 폭력의 먹잇감이 되어 자살기도를 한 상황에서도 제발 감사 때까지 만이라도 의식불명 상태에서 깨어나질 않길 바라고 있으니 말이다.

 

 “원래 아이들은 다 크면서 싸우는 거야.”

 

 폭력 현장에서도 이런 말 한 마디가 전부다.

 

친구들은 다를까. 아니, 학생들은 자신이 먹잇감이 될까봐 각자 몸 사리기에 다르다. 만약 같은 공간 속에 내가 들어간다면 나는 다를까. 아니. 나 역시 자신 없는 일이다.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그런 현장 속에서 커왔고 현재도 살아가고 있으니까. 그러니 개호구가 아닌 이상 직접 나서겠다는 용주의 모습은 섬뜩한 동시에 시원한 쾌감을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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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손으로 하겠습니다. 어설픈 과실 공방, 책임, 처벌.......

그게 얼마나 부질없고 그에 따른 보상 또한 얼마나 의미 없는지.......

아버지가 더 잘 알고 계시잖아요?”

 

단순히 학원 폭력물로 생각했던 ‘소년이여’는 굉장히 스피디하게 시점을 바꾸며 이야기를 진행한다. 용주에서 형으로 전환되는 순간, 무서울 것 없던 교내 폭력 가해자들은 보이지 않는 망의 테두리에 하나, 둘씩 걸려들기 시작한다. 아니, 그들을 피해자라고 불러야 할까. 인간을 개취급도 안하던 아이들, 악마 같은 행동을 서슴지 않고 해대던 그 아이들을 말이다.

작가는 학교폭력과 자기 자리 지키기에 급급해 방관하는 선생님들의 태도, 그리고 참다못해 두 팔을 걷어 부친 해결사의 모습을 보여주며 결국 폭력의 고리를 끊는 방법은 또 다른 폭력 뿐인 것일까, 하는 고민을 안겨준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그는 “분노를 누르는 건 공포”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하며 자신들의 손아귀에 들어오는 놈들을 하나씩 무너뜨린다. 그에게도 어떤 어두운 사연이 있을 거라는 짐작이 가는 대목이어서, 호기심이 증폭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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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웹툰을 보면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내가 생각하고 있던 학원 폭력의 수위가 상상을 초월한다는 거였다. 하긴 그들이 교내에서만 폭력을 휘두를까. 주먹이 곧 법인 그들에게는 먹잇감이 되는 순간 아이든, 어른이든, 남자든, 여자든 상관없을 텐데 말이다. 이런 사건이 뉴스에 거론되면 나오는 말이 있다. 누가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을까.

 

그런데 웹툰 속에서의 말마따나 그건 가해자 쪽에서 생각해야 할 문제지 자식 잃은 피해자 쪽에서 생각해줘야 할 문제가 아니다. 아직도 십대라는 이유만으로 살인과 온갖 폭력, 범법 행위들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이 이루어지고 있는 지금. 어쩌면 제대로 된 법적 제도가 마련되어야 할 시점이 아닐까 한다. 피해자는 보호받을 수 없고, 가해자는 보호받는 이상한 세상에서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할 문제들. ‘소년이여’를 통해 한 번쯤 그 심각성을 생각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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