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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심이 부족한 스릴러 - 악의는 없다 [스포]

므르므즈 | 2017-01-06 00:11

                                             [웹툰 리뷰]악의는 없다 - 환쟁이


  [대학일기]의 '자까' 작가와 함께 네이버에서 가장 노골적인 필명을 쓰는 '환쟁이' 작가의 신작 [악의는 없다]는 작가의 전작과 마찬가지로 BGM과 함께하는 스릴러 장르다. 보건의로 일하고 있는 무지 똑똑한 사이코가 자기 손목을 훔쳐본 사람들을 모조리 죽여대는 이야기인데, 여기에 인종차별 문제를 곁들였다.


 개인적으로 살인마가 나오는 작품에서 가장 흥미롭게 보는 건 살해 동기다. 살해 동기가 이상하면 이상할수록 살인마의 이해할 수 없는 면모가 더 강조된다.   [악의는 없다]의 살인마의 살해 동기 역시 주인공을 이해할 수 없을만큼 이상하다. 자신의 손목 상처를 본 사람을 죽인다. 손목이 일종의 트라우마인 셈인데 정작 손목을 가리려곤 하지 않는다. 여기에 더해 손목 상처는 살인에 실패할 때 마다 긋는 일종의 스스로에 대한 체벌이라 할 수 있는 요소인데 이 두가지는 서로 맞물리지 않는다. 생각해보자. 살인에 실패할 때 마다 손목을 긋는다. 이건 부끄러운 일이다. 그러므로 이 손목 상처를 본 사람을 죽인다. 그런데 이 살인자가 첫번째로 죽이는 사람은 손목 상처를 볼 수가 없다. 


         [웹툰 리뷰]악의는 없다 - 환쟁이


  물론 이에 대한 다른 숨겨진 뒷설정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걸 예상하기에 살인마의 과거는 너무 제한적이고 두루뭉실하게 나왔으며 직접적으로 제시되는 동기는 살인 실패에 대한 체벌 뿐이다. 추측할 수 있는 단서 내에서 접할 수 있는 추론의 결과과 현실과 맞지 않아서 살인마의 살인 행각이 제대로 다가오지 않는다.  이 설정이 드러나기 전까지 손목에 대해 집착하는 연출이나 캐릭터 특성은 좋았다.


  인종차별 문제를 곁들였다고 글 서두에 적었다. 주인공은 뚜엣이란 인물을 죽이려 하고 뚜엣은 마을 사람들의 편견과 주인공의 악의 속에서 버텨나가며 진실을 찾으려 한다. 누명을 쓴 주인공과 이를 믿지 못하는 사람들의 구도에 인종적 편견을 곁들인 셈인데 이러한 편견에 뚜엣이 대항하는 모습은 매우 직접적인 단어들도 제시된다.


            [웹툰 리뷰]악의는 없다 - 환쟁이   


  이렇게 직접적인 단어로 주인공이 인종 차별의 부당함을 언급하며, 등장인물의 구도를 선과 악으로 나눴을 때, 인종차별의 피해자인 뚜엣이 선이며 그녀를 통해 모든 사건이 해결된다는 점을 봤을 때 작품은 인종 차별에 대한 비판을 내포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작품 전개가 인종차별에 대해 제대로 화살을 향했는 지는 의문이 남는다. 마지막 장면에 이르러 뚜엣은 자신을 차별했던 마을 사람들을 모두 죽일수도 살릴 수도 있는 선택권을 얻는다. 그리고 뚜엣은 자신은 나쁜 사람이 되선 안된다며 마을 사람들을 살린다.


  권선징악의 쾌감을 독자에게 선사하지 못했다고 비판하려는 게 아니다. 뚜엣의 용서를 갈등 해결의 시발점에 놓으면서 작품은 피해자가 가해자를 용서하는 기묘한 결말을 맞이했다.  이 결말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작품의 메시지는 직접적으로 우리에게 닿을 수 있었지만 뚜엣 혼자 증오를 놓아버린 탓에 저만치로 날아가고 말았다.  뚜엣이 감정을 풀어내는 모든 과정은 베트남에 있는 부모님의 조언과 통화를 통해 이루어진다. 마지막 용서까지도 그렇다. 화해의 상호작용 없이 용서만 있기에 아쉽다. 이 구도는 흡사 베트남을 비롯한 외국인들과 한국 사람들의 대결로도 비추어진다. 마지막까지 제대로 해결되지 못한 작품은 무슨 의미로 쓰는 지 알 수 없는 '깜녀'란 말을 끝으로 이 갈등을 접어버린다.


  BGM을 동반한 멋진 스릴러가 될 수 있었다. 인종차별 문제에 대해 더 깊이 다룰 수 있었다. 작가는 작품을 스릴있게 만들어냈지만 여러모로 아쉬웠다. 특히나 후반부 전개는 그 뒷심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좋은 완성도에서 일선 물러난 이 작품에 대해 그 긴장감과 멋진 그림을 칭찬하며 글을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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