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자 동화 스타트 - 우리집에 곰이 이사왔다.
귀여운 그림체에 발랄한 대화가 오가지만 단순하진 않은 작품 [우리집에 곰이 이사왔다.] 이 작품 첫화를 보고 느낀바라면, 인상적인 풍자가 기대되는 작품이라는 것이다. 1화부터 작품은 최저 임금도 못받지만 인간 세상의 상식을 모르기에 이에 납득하고, 개집에서 살면서도 월세를 꼬박꼬박내는 데다 집주인의 나가라는 말에 군말없이 나가야 하는 불쌍한 인생을 선보였다.
등장인물들은 마치 명량만화에 나올법한 그림체지만 내뱉는 대사는 정없고 살벌하기 그지 없다. 여기에 더해 대사들은 절묘하게 짜여있다. 너는 짐승이니까, 밖에서 자도 되지 않냐고 말하는 대목은 개를 기르니 개이 개집을 개에게 주고 싶다고 말하는 대목과 대치된다. 넌지시 '너는 개만도 못하다.' 고 표현하는 화법은 아주머니의 캐릭터를 드러냄과 동시에 비판을 가한다. 영리한 대사 구성이다. 1화만에 길거리로 내몰린 주인공의 삶이 기대됨과 동시에, 이런 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을지 하는 불안감이 동시에 전해진다. 사회 초년생의 심정을 그대로 비춰준다고 볼 수 있다.
캐릭터인 곰돌이가 귀엽지 그지 없어서 이런 안타까움은 더 크게 다가온다. 원래 가녀린 생물일 수록 아픔이 더 아파보이는 법이다. 극단적으로 만들어진 약자가 사회의 아픔에 시달리는 모습은 감정 이입을 넘치도록 만들어줄 수 있다. 악역이 더 확실하게 나빠보이고, 주인공이 당하는 일은 확실하게 옳지 않아 보인다.
그러니 이 작품이 기대된다고 할 수 있다. 마법의 숲에서 순수한 채 살던 곰돌이는 과연 어떻게 될지, 사회의 아픔을 겪고 비참한 엔딩을 맞이 할지, 일면의 따스함을 느끼고 희망을 찾을 수 있을지, 베스트 도전 시절의 이 작품을 보지 않아 아직 속단하기 이르다. 그러니 기대해보자. 멋진 작품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