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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놈» - 청소년의 세계를 있는 그대로 보다

MrCrazyani | 2017-01-19 02:48

«연놈» - 청소년의 세계를 있는 그대로 보다


[웹툰 리뷰]연놈 - 상하


    우리는 청소년들의 삶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아니, ‘어른들은’ 청소년들의 삶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사람들은 언제나 청소년 시기가 아주 중요한 시기라고 말은 하지만, 그 시기에 실제 청소년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마음으로 어떤 경험을 하는지 그다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이상한 일이다. 모든 어른이 청소년기를 거쳐왔고, 청소년으로서의 경험이 있다. 그런데 왜 어른이 되자마자 사람들은 청소년기의 경험을 모두 잊어버리고서, 한순간에 어른이 되어버린 듯 말하고 행동하는 것일까? 청소년의 세계도 세계일 텐데, 그 세계는 왜 존중받지 못하고 이해받지 못하는 것일까? 청소년의 세계는 왜 그 자체로 있지 못하고, 언제나 어른들의 기준에 의해 판단되고 ‘어른들에 의해’ 존재하는 것일까?


    ‘타자화’라는 개념이 있다. 어떤 존재든 집단이든 그러한 집단의 세계이든, 그것은 그 자체로 있지 못하고 ‘파악된 바대로’ 있게 된다. 예를 들어 과거 아시아인과 그들의 세계는 그 자체로 인식되지 않고 ‘열등한 존재’라거나 ‘계몽의 대상’ 같은 방식으로 이해되었다. 그래서 그것을 ‘파악하는’ 주체와 그 논리가 중요한데, 파악하는 주체와 파악되는 대상의 관계에 따라 그 대상은 존재하게 된다. ‘타자화’란, 주체와 대상의 관계에서 주체의 논리에 따라 파악된 주체 밖의 존재, 예를 들어 아시아인, 아프리카인, 여성, 노동자, 비정규직, 장애인, 성 소수자, 비 서울 거주민, 지방대학교 학생 등 여러 소수자가 주체성을 잃고 대상으로서 존재함을 일컫는다. 이러한 타자화는 또한 그 자신도 자신을 주체에 의해 파악된 그대로 자기인식 하게 한다. 청소년 역시 마찬가지이며, 청소년들은 ‘어른’이라는 주체에 대한 대립쌍으로서 어른들에 의해 파악된 바 대로 존재하며, 나아가 청소년 스스로도 스스로를 어른들에 의해 파악된 바 대로 자기인식하게 된다. 그에 따라 청소년은 미숙하고 충동적이며 정해진 과정에 맞춰 어른들의 계도를 따라야 하는 수동적인 존재로 인식되고, 또 자기인식 한다.


    그러나 청소년은 분명히 자신의 고유한 마음을 갖고 그에 따라 자신의 세계를 구축하며 살아간다. 그것이 어른들에 의해 파악되었을 뿐이고, 그것을 온전히 표현할 만한 언어가 없을 뿐이다. 청소년들은 경험의 절대량이 적을지는 몰라도 하나하나의 경험을 생생하게 겪으며 진심을 담아 경험한다. 많은 사람을 만나지 못했을지는 몰라도 만난 사람에게는 자기 마음을 모두 쏟는다. 연애 관계를 만들어가는 데 어려움을 겪을지는 몰라도 사랑하는 마음에 진심을 담는다.


    만일 여러분들이 상하 작가의 «연놈»을 보고 무언가 애틋한 감정을 느꼈다거나, 자신의 청소년기를 그리워했다거나, 등장인물들의 마음에 공감하고 행동에 안타까움을 느꼈다면, 그것은 여러분들이 청소년기에 느꼈고 가졌던, 청소년으로서만 느낄 수 있었고 가질 수 있었던, 하지만 지금은 어느새 잊어버리고 만 그 마음과 세계를 이 작품을 통해 다시 회상할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만일 여러분들이 지금 청소년이라면, 이 작품이 청소년들의 마음과 행동을 있는 그대로 더하지도 빼지도 않고 묘사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이 작품이 여러분들의 지지를 받고 여러분들에게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닐까. 어른들의 눈에는 거칠어 보일 지는 몰라도, 청소년들이 최선을 다해서 사람을 만나고 사랑을 하며 자신의 생활을 꾸려나간다는 것을 이 작품이 보여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연놈»의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서툴고 실수하고 에둘러 가는 법이 없고 요령이 없지만, 그만큼 모든 것에 진심으로 임한다. 그 모든 감정과 모든 행동은 그래서 우리에게 울림을 준다. 그들은 정말 서툰 것일까? 그들은 정말 요령이 없는 것일까? «연놈»이 우리에게 묘사하는 청소년들의 마음과 세계를 있는 그대로 맞아들여 보자. 적어도 그들이 진심으로 행동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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