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울리고 웃긴 단편 만화들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보면, 아마추어 작가들이 혹은 프로 작가들이 단편 만화를 그려 올린 걸 볼때가 있습니다. 이런 작품들은 호흡이 긴 장편과는 다른 맛으로 독자들을 울리고 또 웃깁니다. 때때론 이 만화를 그린 작가가 누구인지 궁금해져 찾아보고 나서, "아 이 작가가 그 작가였어?"를 외치며 즐거워하기도 합니다. 웹툰 리뷰 사이트에서 언제고 정식 웹툰만 다를 순 없는 법. 오늘 이 시간에는 인터넷에서 유명했던 단편들에 대해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가지려 합니다.
장과장은 삶에 치여 고통스러워하고 있습니다. 가족들에게서 벗어나고 싶어하고 새로운 삶을 꿈 꿉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런 그의 앞에 악마가 나타납니다. 음침한 생김새를 한 악마는 그에게 권합니다. "시간을 과거로 되돌려 주겠다." 아무런 대가 없이 과거로 돌아간 장과장. 그는 승승장구하는 삶을 살지만, 가족이 없다는 허전함에 다시 결혼하고 맙니다. 그리고 20년이 지나 다시 주인공 앞에 나타난 악마. 악마는 주인공에게 말을 건넵니다.
화자 5화 中
[고양이 장례식], [도로시 밴드] 등으로 유명한 홍작가의 단편 [완벽한 죽음]은 다음에서 큰 호평을 받으며 완결된 웹툰 [화자] 단행본에 보너스로 수록 되어 있던 작품이었습니다. 홍작가 특유의 황폐한 분위기와 악마를 바라는 주인공의 삶이 잘 맞아 떨어져 분위기면에서도 작품에 내용 면에서도 훌륭한 작품이라 할 수 있었습니다. 작가의 개성이 잘 드러난 단편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http://redrenny.egloos.com/2971630
빅토리아 시대 빈민가에서 도둑질을 전전하며 살던 소년은 어느 날 매춘을 하는 소녀를 만나게 됩니다. 소년은 소녀를 보고 반하고, 순수하게 소녀를 구해주기 위해 돈을 모으기 시작합니다. 소년의 분투는 과연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24시간 만화란 한가지 주제를 정하고 하루 동안 그 주제에 대해 그려나간 만화를 의미합니다. 레드렌 작가의 [다른 모든 이야기처럼, 소녀와 소년이] 역시 이런 연습용 만화 중 하나였으나, 레드렌 작가 특유의 작화 스타일과 작품의 따뜻함이 잘 어우러져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어찌보면 당시 인디 웹툰 작가였던 레드렌의 이름을 양지로 끌어올린 첫 작품이라고 할 수 있으며, bgm으로 사용된 김윤아의 [비밀의 정원]하면 생각나는 만화로 자리 매김 했습니다.
이후 레드렌 작가는 레진코믹스로 넘어가 자살한 사람의 유서를 먹고 사는 마녀들의 이야기를 다룬, [마녀 도시 리린 이야기]를 완결냈으며 현재 작품 소식은 없는 상황입니다.
http://zeyav.egloos.com/1813405
때때로 작가의 작품은 다른 작가에게 영감을 주기도 합니다. 이는 부끄러운 일도 어떤 작가가 다른 작가에게 우월감을 느낄일도 아닙니다. 창작에 대한 열정과 감흥은 주고 받는 것이고 그 관계 사이에서 작품을 달아오르기 마련입니다. 동인 활동도 이런 영감의 일환이라 봅니다. 네이버 웹툰 [팀피닉스]의 그림작가 Ze-yAy 작가는 와난 작가의 [어서오세요 305호에]의 프리퀄 동인지를 그린 적 있습니다.
불분명한 자신의 성지향성으로 고민하다가 점차 자신을 찾아가는 오윤아라는 캐릭터의 고등학교 시절을 상상하여 그린 것인데 세심한 감정묘사와 멋진 작화로 당시 305호 팬들에게 상당한 호평을 들었었습니다. [어서오세요 305호에]를 재밌게 봤다면 한 번 [방랑의 엘레지]를 봐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