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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기 위해 사랑한 것들 <주간소년열애사>
뚜뚜
| 2017-02-07 00:02
살아가기 위해 사랑한 것들
: <주간소년열애사>
억지로 친해지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친해질 수밖에 없을 때가 있다. 부모님이 모두 친구일 때, 명절 따위에 한 데 모여서 수다를 떠는 부모님들 사이에서 억지로 섞여야만 하는 아이들이 그렇다. 어색한 침묵을 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그들은 친근감을 쌓아야 한다. 그렇게 월, 진천, 대명, 율하, 연호는 어려서부터 소꿉친구라는 이름으로 친해진다. 이들은 데면데면하면서도 어쩔 때는 상냥하고, 드문드문한 관계를 유지한다. 그리고 어느 날, 동반 여행을 떠난 부모님들이 전부 사망한 후 다섯 아이들은 한 집에서 함께 생활하게 된다.
주간소년열애사는 최진천의 시점에서 시작된다. 최진천은 남의 사생활에 간섭하기 싫어하는, 때문에 같이 살게 된 네 명에게 깊게 파고들려 들지 않는 캐릭터다. 그러나 무슨 불운인지, 친구들의 위험한 연애 행각들을 마주하게 된다. 대명은 학교 선생님과 연애를 하고 있었고, 율하는 동급생과 돈을 주고 받으며 연애를 했으며 연호는 자신의 호적상 남매와 그렇고 그런 관계를 맺었었다. 어느 날, 그들을 후원해주는 회장님이 찾아온다. 그리고 진천에게 '불순한 연애를 하는 아이가 있다면 연대 책임으로 모두 쫓겨나게 될 것' 이라고 말한다. 남의 사생활에 간섭하기 싫은 진천은, 어쩔 수 없이 그들의 연애 생활에 간섭하게 된다.
살아가기 위해 사랑이 꼭 필요할까? 그에 대해 진천은 '아니'라고 답한다. 우리는 사랑보다 더 객관적인 요소를 삶에서 필요로 한다. 가령 옷이나 음식, 살 곳 같은. 인간을 살게 하는 기본 수단에 사랑은 들어있지 않음에도, 사랑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는 주장도 우리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대체 사랑이 무엇이길래 필요하다고 외치는 사람이 있는가? <주간소년열애사>는, 아이들에게 사랑이 필요해진 이유를 천천히 그려준다. 진천이 아이들의 사랑을 끊어놓기로 결심하지만 아이들에 대해 아는 게 없어 전전긍긍할 때에, 월의 옛 여자친구 '신아'가 나타난다. 그리고 그녀를 통해 아이들이 사랑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듣는다.
웹툰에서 처음으로 그려지고 있는 것은 대명의 이야기다. 대명이 사랑하게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짚으려면, 그의 아주 오래된 과거까지 도달해야 한다. 진천은 우연한 기회에 만난 대명의 사촌형을 통해 대명의 어린 시절에 대해 듣는다. 아버지가 원치 않던 아이, 그래서 학대받으면서 자라야 했던 대명은 아버지의 막대한 유산을 거절한 채 다른 네 명의 친구들과 함께 살기 위해 집을 나온다. 자신에게 남은 게 아무것도 없다는 걸 알게 된 대명은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최저 시급 이상 주는 호프집에서 자신의 신분을 속이고 하는 아르바이트다.
대명은 어른이 될 수밖에 없었다. 본인 스스로 본인을 책임져야 한다는 걸 너무 뼈저리게 느끼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돈을 모으고, 연애에는 관심을 끊고, 본인의 앞길만을 보고 살기 시작했다. 그는 점점 고립된다. 아버지에게 학대당하는 대명인 채로, 자신을 갉아먹으며 안으로 안으로 웅크린다. 그 때, 암시 선생님으로 들어온 우영이 그의 눈에 들어온다. 그녀는 문학을 좋아하는 이유로 현실에 일어나지 않을 일들을 문학에서는 볼 수 있기 때문, 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부모님이 돌아가신다면, 이라는 예를 들고 만다. 부모님이 돌아가신지 2년도 안 된 대명은, 아무리 학대받는 과거였다고 해도, 심사가 뒤틀린다.
그는 우연한 기회에 바에서 술을 마시는 우영을 몰래 쫓아가고, 그녀에게 화를 내면서 둘의 관계가 시작된다. 그들을 우연적으로 서로 마주치고, 구해주고, 관심을 갖고, 밀쳐내고, 가까워진다. 단 한 번도 '괜찮은 사람'이어본 적 없던 대명이다. 아버지는 그에게 늘 쓸모없다고 말했고 아버지가 돌아가신 다음부터는 학교를 주기적으로 빼먹으며 아르바이트에만 전념했다. 대명은 문제아였고, 그에게 괜찮은 사람이라고 말해준 우영을 사랑할 수밖에 없게 된다.
<주간소년열애사>는 아직 대명의 이야기가 진행 중이다. 대명은 살기 위해 사랑했던 것이 아니다, 다만 사랑하니 살아졌던 것이다. 사랑과 삶의 필요관계는 그렇게 성립된다. 사랑하기에 살아진다. 사랑하기에 우리의 삶이 삶처럼 느껴진다, 그것은 '아주 필요한' 요소는 아니지만, 누군가에게는 살기 위한 충분한 조건이 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소년들은 계속 사랑할 것이다.
<주간소년열애사>는 다음 웹툰에서 매주 금요일에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