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작가 성공의 대표, 카광의 <혼자 밥먹는 만화>
사실 탑툰에서 데뷔 예정이기에 아마추어란 표현은 어울리지 않는 작가지만, 데뷔 전 유명세를 생각해본다면 이 기획에 가장 잘 어울리는 작가가 아닌가 싶다. 아마추어 작가에 대한 잡설 시리즈 그 마지막. 오늘의 작가는 [혼자 밥먹는 만화]로 하나의 유행을 창조해낸 카광 작가 되시겠다.
특유의 스타일이 있다고 말할만큼 다작을 하는 아마추어는 흔치 않다. 그리고 이런 아마추어 작가 중에서 유명세를 얻은 작가도 흔치 않다. 자기 스타일이 확고하고, 이 스타일을 대중에게 인정받는 경지에 이르른 작가는 이미 프로의 영역에 다다랐다고 보아도 된다. 카광 작가는 이런 스타일 면에서 확실히 자기 색이 강한 작가다.
카광 작가의 코드는 비판점이 존재하는 상대에 대한 가감없는 디스에 맞춰져 있다. 이 비판점의 기준은 인터넷에서 얼마나 회자되며, 웃음코드로 쓰이는 지를 기준으로 한다. 인터넷 상의 화두를 잘 짚어낸다고 볼수도 있고 역풍을 맞을 수 있는 위험성을 항상 떠안고 있는 위태로운 작가라고 표현해도 좋을 것이다.
타인을 디스하고, 그 디스를 통해 웃음을 유발하는 코드를 자주 쓰기 때문에 소재에 따라선 반감을 유발할 수 있는 내용이 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항상 신중한 주제 선정이 필요해 보이며, 이슈는 한정적인데 다루는 대상은 넓어서 이런 방식의 코드는 롱런하지 못한다. 롱런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작품의 이슈는 반드시 물들어올 때 적극적으로 노를 저어야 한다. 카광 작가에게 가장 주목할만한 점이라면 이런 이슈에 편승하는 뛰어난 수완이다.
혼자 밥먹는 사람을 이상하게 보는 세상을 반어적으로 비꼰 '혼자서 밥먹는 만화'가 밈으로 떠오르자 카광 작가는 즉시 만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모델로 한 혼밥 티셔츠의 텀블벅 모금을 개시했다. 이를 통해 작가는 자신의 이름을 더욱 알렸고, 잠깐의 유행으로 끝났을 지 모를 혼밥 아이콘의 유행을 더 오래 지속시키는 결과를 이뤄냈다.
이후 김용용이란 이름으로 방송을 진행하며 자연스럽게 타 사이트의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방송 컨텐츠를 홍보하는 것으로 자신의 다른 면모를 어필하기까지 했고, 지금에 이르러선 방송 컨텐츠도 만화가로서도 상당한 인지도를 쌓은 작가가 되었다. 묻히기 쉬운 스타일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카광 작가는 특유의 수완을 통해 이름을 쌓아올리는 데에 성공했다. 아마추어 작가가 성공하는 루트의 정석적인 모습을 보여준 작가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