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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에 이상한 규칙이 있다 <샤워 순서 너마저...!>
김 영주
| 2026-09-28 14:40
안녕하세요!
오늘은 우리 주변 어디에나 있을 법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누구보다 치열하고 뜨거운
우리 어머니들의 이야기를 담은 웹툰 한 편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오늘 가져온 작품은 <샤워 순서 너마저…!>인데요.
이 작품은 쉰두 살의 주인공 오란희가 중년의 공허함을
달래기 위해 다시 시작한 수영장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물살보다 거센 기존 회원들의 기 싸움과
그들만의 독특한 규칙에 휘말리며 펼쳐지는
하이퍼리얼리즘 휴먼 드라마이죠.
삶의 권태를 떨치려 발을 들인 곳에서 마주한
예상치 못한 장벽과 그 현실적인 시작을 담은
웹툰입니다.









그럼 리뷰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야기는 잠에서 깨어나는 한 여자의 모습으로
시작됩니다.
새벽 네 시, 시계를 확인하자마자
그녀는 깊은 한숨을 내쉬고 그 위로 나레이션이 흐릅니다.
"알람을 맞추지 않아도 이 시간에 눈이 떠진다."
특별히 갈 곳도, 서둘러 해야 할 일도 없는 처지이지만
몸에 밴 습관은 야속하게도 그녀를 어김없이
새벽같이 깨워버립니다.

그렇게 베란다의 식물들에게 물을 주며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던 그녀는 나지막이 속마음을
고백합니다.
"아침 해가 밝으니 더 의욕이 없다."
어딘가 기운이 없어 보이는 그녀의 이름은 오란희,
올해로 쉰두 살입니다.
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오랫동안 몸담았던
다이소 일을 그만두고 이제는 전업주부로서
여유로운 생활을 즐기고 있지만, 그토록 바랐던 여유는
정작 그녀에게 권태와 지독한 외로움만을
안겨줄 뿐입니다.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란희는 자신의 삶을
'뜸 들이는 시간'에 비유합니다.
밥솥의 열을 약하게 줄인 채 한동안 가만히 두는 것처럼,
인생에도 조용히 견뎌내야 하는 시기가 있다는 뜻이었죠.
20대 취업 준비 시절에 첫 번째 뜸이 찾아왔고,
30대 독박 육아의 터널을 지날 때 두 번째 뜸이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50대가 된 지금, 아들을 다 키워 객지로
보내고 나자 그녀에게 또다시 세 번째 뜸을
들이는 시간이 찾아온 것입니다.

절로 무르익도록 서두르지 않고 가만히 두어야 하는
시간이라 스스로를 다독여 보지만,
이 기약 없는 기다림은 불안하기만 합니다.
란희의 나지막한 독백은 중년이 된 여성이 느끼는
사회적 도태에 대한 공포를 아주 날카롭게 보여줍니다.
"2030대가 푹 퍼지는 사이,
나는 누룽밥이 될 수도 있다."
거리를 걷던 란희는 쓸쓸함을 터뜨리며
자신의 처지를 냉정하게 되새깁니다.
"그럼 50대가 햇밥 취급받겠어? 정신 차려 오란희."

그러다 우연히 전신주에 붙은
'아침해 휘트니스' 전단지를 발견합니다.
잊고 지냈던 과거의 기억을 떠올린 란희는
무언가에 홀린 듯 전단지를 떼어 오죠.
"그러고 보니 수영은 대학생 때 좀 했었는데..."
집에 돌아와 수영복을 챙기는 란희를 보고
딸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묻습니다.
"엄마 물 무서워하잖아?!"
란희는 딸의 걱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괜찮다며,
아빠도 좋아할 거라고 대답합니다.

란희의 기억 속에는 대학 시절,
남편과 함께 수영을 하며 교감했던 따뜻한 추억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수영을 다시 시작하면 그때처럼 남편과 다시금
마음이 통할 수 있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을 품고
그녀는 수영장으로 향합니다.
하지만 설렘 가득했던 기대는 수영장 문을 열자마자
마주한 차가운 경고문 앞에 얼어붙고 맙니다.
샤워실 입구에는 커다란 종이가 큼직하게 붙어 있었죠.
"샤워는 순서대로!"

조심스럽게 샤워실에 들어간 란희는
마침 비어 있는 샤워기를 발견하고 자리를 잡아
씻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누군가 란희의 어깨를 툭툭 두드립니다.
뒤를 돌아보니 낯선 아줌마 한 명이 서서
무표정한 얼굴로 말을 건넵니다.
"여기 자리 있어요."
란희가 당황할 새도 없이,
그 아줌마는 손짓으로 주변을 가리키며 덧붙입니다.
"그리고 저기도, 저기도, 저기도 자리 있으니까
자리 주인이 샤워 다 끝나면 사용하시면 돼요.
샤워실 질서를 위해 그런 거예요."

그녀의 이름은 이미숙.
이 구역의 터줏대감처럼 보이는 그녀는
란희를 빤히 쳐다보며 나지막이 묻습니다.
"신입이구나, 이해하시죠?"
말은 예의 바른 듯하지만,
그 안에는 외지인을 배척하는 강한 텃세가 서려 있었죠.
란희는 수영장 물에 몸을 담그기도 전에
샤워실이라는 좁은 공간에서 벌어지는
기묘한 권력 다툼과 마주하게 됩니다.
왜 제목이 <샤워 순서 너마저…!>인지
뼈저리게 이해하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중년 여성의 공허한 심리 묘사로 시작해 수영장이라는
특수한 커뮤니티의 민낯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전개가
정말 일품인 오프닝이었습니다.
특히 인생을 '뜸 들이는 시간'에 비유하며
누룽밥이 될까 걱정하는 란희의 모습은 많은 독자들의
깊은 공감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는데요.
설레는 마음으로 찾아온 수영장에서 마주한
'샤워실 자리 맡기'라는 황당한 규칙,
그리고 이미숙이라는 강렬한 캐릭터의 등장은
앞으로 란희가 겪게 될 험난한 적응기를 예고합니다.
란희는 과연 이 기 센 회원들 사이에서 기죽지 않고
무사히 수영을 배울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녀가 바랐던 남편과의 따뜻한 교감은
수영을 통해 다시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텃세라는 높은 파도를 넘어 진정한 휴머니즘을
찾아가는 란희의 거친 물살 타기가 이제 막
시작되었습니다.
이미숙과 오란희, 두 여자의 팽팽한 신경전이
과연 어떤 웃음과 감동을 만들어낼지
벌써부터 다음 장면이 기다려집니다.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지금 바로 네이버웹툰에서
<샤워 순서 너마저…!>를 감상해 보세요!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다음 리뷰도 꼭 기대해 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