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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파이브 - 웹툰 작가가 영화감독이 되었다

namu | 2016-08-03 22:17

 

 

 

나름대로 성공한 영화화된 웹툰이라 생각한다. 필자는 영화와 웹툰 둘 다 보았는데, 개인적으로는 둘 다 나름의 매력이 있었다. 웹툰 작가가 영화의 감독까지 같이 한 작품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두 개의 독립적인 작품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단지 영화의 아쉬운 점은 너무 긴 호흡의 웹툰을 시간이 다소 제약적인 영화라는 틀에 모든 것을 담아내려고 하니, 영화가 다소 처지는 느낌이 든다.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 아등바등하는 느낌이 들어 영화의 몰입이 힘들었던 점은 조금 아쉽다. 물론 미술적인 요소와 장치들, 긴장감 있는 신들은 웹툰을 뛰어넘는 묘사를 보여준다. 특히 인형들과 마지막 장면의 소품들이 신경을 많이 쓴 느낌이었다. 원작과 영화를 비교해보자면 여타 웹툰을 바탕으로 한 영화들과 견주어 봤을 때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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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인 고은아의 가족은 남편, 딸 이렇게 셋.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전원주택에서 오손도손 살아가고 있다. 딸아이의 생일날 매년 해주는 수동으로 만든 도미노 축하.. 아내를 진심으로 사랑해주는 남편, 조금은 뾰로통하지만 부모의 진심을 알아주는 딸과 그런 행복을 즐기는 은아.. 평범해 보이는 일상. 그들의 모습은 평온하다. 사건은 샤워를 하러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생겼다. 딸도, 남편도 순식간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 그놈은 은아의 다리를 불구로 만들었지만 출혈이 심하여 알아서 죽을 것으로 판단하고 그녀의 숨통을 끊어놓지 않았다. 의식을 잃고 정신을 차리기를 반복하는 그녀의 눈틈 사이로 그녀는 그놈의 모습을 담으려 무던히 애를 썼다. 그놈은 그녀를 차라리 죽였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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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놈의 이름은 오재욱. 되도록이면 키가 170cm가 되는 호리호리한 체구의 여성을 상대로 작업을 한다. 보통 인터넷에서 즉석만남을 요구하는 식으로 여성을 특정 장소로 유인, 살인을 하고, 그 여성들을 자신의 예술작품으로 재탄생 시킨다는 이상한 예술혼을 불태우고, 자신이 창조주기 때문에 자신의 손을 거쳐서 여자들이 새롭게 태어날 거라는 이론을 가지고 있다. 죽은 여성들에게 일말의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전형적인 사이코패스이지만, 이쪽 업계에서는 나름 인지도가 있는 구체관절인형 작가다.

 

은아는 사실 죽지 못해 살아왔다고 볼수 있다. 그녀는 단 한시도 그녀의 가족과 그놈을 잊은 적이 없다. 오직 복수만을 위해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거동이 불편한 관계로 그녀의 집에 봉사활동 차 그녀를 찾아오는 혜진만이 유일한 그녀의 말벗이자 친구이다. 혜진은 우편물 전달과 간단한 식사를 돕고 있다. 요리를 못하는 관계로 그녀의 음식은 거의 3분 카레.. 이런 혜진을 은아는 계속 밀어내려 한다. 하지만 혜진은 그녀에게 동병상련의 정을 느끼며 더더욱 그녀에게 정성을 쏟는다. 혜진은 독실한 크리스천. 그녀도 그녀 나름의 가슴 아픈 사연 때문에 더더욱 종교에 매달리고 나눔을 실천하며 자신의 주의를 현실적인 아픔으로부터 돌리려는 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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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아는 자신의 복수를 완성시켜줄 사람을 찾고 있다. 하지만 휠체어를 타고 있는 장애인이기 때문에, 여자의 몸으로 혼자 복수를 도와줄 사람을 찾는 것은 녹록지 않다. 그놈은 자리를 뜰 때 남편의 지포 라이터를 수집 삼아 가져갔다. 이 라이터에는 딸아이가 아빠 금연하라는 글귀를 써놓았고, 은아는 중고사이트에서 라이터 수집광 역할을 하며 그 녀석을 찾으려 한다.

 

한번 사기를 당한 적이 있는 그녀라, 신중하게 일을 처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녀가 자신의 눈과 손과 발이 되어줄 사람들을 구하게 된다. 돈만 주고 끝나는 일이 아닌.. 이 복수극이 완전히 끝날 때까지 그들은 원하는 것을 손에 넣을 수 없다. 웹툰 중간 “은아 씨 몸은 이제 은아 씨 것이 아니니 조심히 다뤄달라'는 말은 다소 소름이 끼친다. 자신의 사람들만이 소중한, 휴머니즘이 결여된 사회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사가 아닌가 싶다. 추적 담당인 정하, 체포 담당인 대호, 침투 담당인 남철, 마무리 담당인 철민까지. 그들도 은아만큼 자신의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기에 이 복수극이 가능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모든 인간관계는 기브 앤 테이크라는 말이 뼈저리게 느껴지는 웹툰이다. 예술에 대한 정의가 불분명하기에 잘못된 예술에 대한 시각을 가지고 있는 살인마 또한 예술이라는 명목하에 얼마나 많은 것들이 이해되고 묵인되어야 하는가. 하는 질문을 우리 사회에 던지기도 한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하루아침에 잃게 된 슬픔은 필자로서 짐작조차 할 수 없지만, 우리가 흔히 하게 되는 질문 중 사랑하는 사람이 범죄자에 의해 죽는다면 당신은 그 범죄자를 직접 처형할 것인가. 법의 심판에 맡길 것인가. 하는 영원히 풀리지 않을 것 같은 답에 대해서도 곰곰이 생각해 보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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