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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지컬 - 분량의 한계가 느껴지는

경리단 | 2016-09-20 23:41

 

 

 

작품 외적인 요소가 창작물에 치명적으로 안 좋은 영향을 끼칠 때가 있다. 소재나 주제, 분량의 제한 등이 그런 요소들이다. 창작물 역시 현실의 높은 벽에서 자유롭지 못한 바, 이는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비슷한 제약이 있더라도 작품의 수준은 편차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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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지컬’은 솔직히 말해서 그리 호평을 할 수 있는 작품은 아닌 것 같다. 한 가지 더 언급하고 싶은 점이 있는데 이 작품은 ‘글피’ 작가의 데뷔작으로 연재가 2010년도이다. 글피 작가는 이후에 몇 작품을 더 연재했는데 그중에 ‘라임 오딧세이’는 마찬가지로 (조금 다른 종류이지만)작품 외적인 제약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훌륭한 퀄리티를 뽑아냈다.

 

‘매지컬’ 이야기로 돌아가자. 이 작품의 줄거리는 이렇다. 어느 날 ‘큐잉’ 이라는 괴생물체가 등장해 사람들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이 큐잉이라는 존재는 여느 작품에서 나오는 침략자들과는 달리 제법 귀여운 외모를 지녔고 상당히 신사적인데 건물을 먹어 치울 뿐 생명체는 일절 건드리지 않는다. 이런 독특한 존재감 덕분에 무분별한 파괴행위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반향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어쩌면 흥미로운 소재가 될 수도 있었겠지만 작품 내에서는 곁다리일 뿐 별로 중요한 설정도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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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세력’이 있다면 당연히 그에 대항하는 세력도 있어야 하는 법. 요정 ‘피오’는 마법소녀 속성 육성의 전문가로 이미 3명이나 되는 마법소녀를 키워낸 베테랑으로 지오(피오는 ‘그’를 A라고 부른다)가 새로운 마법소녀로 발탁되어 수련(?)을 쌓게 된다. 그 과정에서 이러쿵저러쿵 몇 가지 갈등이 있다. 이를 테면 지오는 지나치게 고지식하고 FM스러운 - 혹은 모범적인 - 남중생이라 그런지 실력이 잘 늘지 않고 마법소녀로서 완전히 무능하다. 거기에 본래의 성별은 남자이기 때문에 마법‘소녀’ 가 되는데 불편한 사회적 시선을 받고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다. 또 나름대로 중요한 설정일 수 있었겠지만 역시나 스토리가 진행되는 데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다.

 

작품의 문제가 있다면 그것은 다음과의 계약관계가 아니었을까 싶다. 10화도 안 되는 분량의 1부 후기에 따르면 이 작품은 아주 적은 분량만을 계약했고 따라서 작가도 역량을 쏟아붓기엔 불확실성이 너무 컸던 게 아니었을까. 인기가 있었는지 2부 연재도 이어졌지만 연재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손실이 너무 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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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와 ‘마법소녀물’로서의 중간에서 갈피를 못 잡고 있다. 전반적인 설정 자체는 나름대로 흥미롭지만 앞서 언급했듯 줄거리와 완전히 유리되어 있다. 이 설정을 완전히 다른 설정으로 뒤집어버려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다. 개그물로서의 욕심이 있었는지 개그를 시도하지만 ‘라임 오딧세이’에서도 알 수 있었는데 개그만으로 작품을 끌고 나갈 정도의 센스는 아니었다.

 

오히려 어설픈 개그시도가 안 그래도 힘이 없는 작품을 김이 빠지게 만들었다고 할까. 스토리는 대체로 부실하다. 중요한 설정들이 잘 쓰이지도 않았고 연출도 뒷심이 받쳐주지 않으니 당연하다. 그렇다고 개그 하나로 밀고 나갈 만큼 개그센스가 뛰어난 것도 아니었고... 제한된 분량 안에서 어느 한 쪽을 확실히 선택하고 밀고 나갔어야 되는데 이도 저도 아니게 된 느낌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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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글피 작가가 그린 또 다른 작품 ‘라임 오딧세이’는 게임 홍보 웹툰으로 마찬가지로 여러 설정과 소재, 분량의 제한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그 안에서 판타지 만화로서 정도(正道)를 보여줬던 바, 3년 사이에 작가의 역량이 비약적으로 증가한 것인지 아니면 ‘매지컬’을 그리는데 가해진 족쇄가 너무 무거웠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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