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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 다이어리 - 생명을 책임진다는 의미

경리단 | 2016-09-07 04:06

 

 

 

생물을 키우는 것은 정말로 어려운 일이다. 사람(보통은 자식)도 그렇겠지만 동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어떤 면에서는 더 까다로운 측면도 있다. 사람이 사람을 키우는 것과는 달리 동물은 종(種)의 차원에서부터 전혀 다른 생명이다. 그렇다고 사람에 비해 생태가 단순하냐면 그렇지도 않은 게 동물을 위한 의사와 동물을 연구하는 학문이 전문 학문으로서 분과되어 있을 정도로 복잡하기 그지없다.

 

물론 생명을 키운다는 행위에 반드시 뒤따라야할 도덕과 의무를 내다버리면 훨씬 편리할지도 모른다. 사람을 키우다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잘못되면 막대한 법적 책임이 따르지만 동물은 그렇지 않으니 말이다. 개나 고양이 따위를 싼값에 들여왔다가 길에 버리고 도망친들 무슨 문제가 있겠는가? 시름시름 병을 앓고 있는 앵무새나 금붕어를 방치했다가 죽은 시체를 땅에 파묻었을 때 무슨 곤란을 겪겠는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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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 다이어리’ 는 애완동물과 사람의 관계를 고찰하고, 주로 (무책임한)사람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웹툰이다. 애완동물 이야기를 하면서 왜 사람만 타박하느냐고 불만을 터트릴 수도 있겠지만, 힘의 우위가 너무나도 명백한 이상 책임소재는 사람이 질 수밖에 없다.

 

작품의 배경이 되는 고등학교는 (학교의 주인)이사장이 동물을 사랑하는 분이라 교내에 동물원까지 있을 지경이다. 교칙은 더 황당해서 학생들은 교내의 동물들을 돌봐줘야 되고, 심지어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은 학교소유의 동물을 한 마리 맞아 애완동물로 키워야 될 ‘의무’ 가 있다. 만화는 4명의 학생이 새롭게 동물을 거두면서 시작된다. 각각 햄스터, 나이든 개, 고양이, 그리고 토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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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설정에서부터 애완동물 문제를 다루는 데 최적화 되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자연히 처음 애완동물을 경험하는 초짜이고, 동물의 종류도 다종다양하며, 학교에서 교칙으로 의무로 부과했으니 함부러 버리거나 죽일 수도 없다.(물론 그런 극단적인 인물은 애초에 등장하지 않지만)

 

만화는 옴니버스의 형식인데 각 에피소드는 역시 동물과 사람의 관계를 조명한다. 새로이 친구가 된 동물들과 친해지기 위해서, 동물을 해치는 못 된 사람을 혼내주고, 동물들의 건강을 해치는 이익집단과 맞서며, 마지막에는 동물과의 필연적인 이별을 수용하기까지 결국 ‘펫 다이어리’ 를 관통하는 주제는 ‘동물을 배려하는 법’ 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굳이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에 한정되지 않고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현대인들이 고민해야 될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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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칫 잘못하면 지루하거나 독자들의 반발을 살 수도 있는 이야기 구조이다. 기본적으로 모든 생물종은 자기 종족의 이해를 우선시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인간들의 생존은 이제 대체로 같은 인간들 간의 관계에 달려있을 정도로, 다른 종은 인간의 위협이 되지 않는다. 힘의 차이가 너무 명백해서, 배려하지 않으면 다른 동물들은 살아갈 수 없다. 그럼에도 현실적 한계와 종으로서의 본능 탓에, 애초부터 동물 보호에 관심이 없던 독자들에게 지나치게 강경한 메시지를 보냈다가는 반발만 살 뿐이다. 이는 어리석은 동물 보호론자들이 흔히 범하는 실수이기도 하다.

 

반면에 ‘펫 다이어리’ 는 생명에 대한 기본적인 측은지심이 있다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정도로 합리적이고, 현실의 한계를 무시하지도 않는 현실적인 주장을 하고 있다. 물론 동물에 대한 사랑과 배려가 충만하지만 동시에 사람들의 입장도 소홀히 하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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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보호에 대한 철학과는 별개로, 지루해지기 쉬운 내용도, ‘의무적으로 동물을 처음 키우는 학생’ 들이라는 영리한 구조를 통해 자연스럽게 설명하고 있다. 작가가 주장하는 철학과 동물을 키우는 데 있어 주의할 점들은 독자들을 억지로 앉혀놓고 설명이나 대사를 쏟아내는 게 아니라, 동물을 처음 키워보는 인물과 그들이 자연스럽게 겪게 되는 여러 어려움과 갈등이라는 ‘이야기’ 를 통해 자연스럽고,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그림 작가 특유의 수려한 색감과 미형의 인물들, 세세한 묘사 등 뛰어난 작화력은 만화를 보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동물과 사람의 관계에 대한 철학 말고도 작중에 등장하는 방대한 전문지식도 작가들이 이 작품을 그리는 데 충분한 열정과 노력을 쏟았음을 방증한다. 동물에 대한 관심이 많으면 더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순수하게 ‘만화’ 로서도 즐길 수 있는 훌륭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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