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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재네 식구들 - 이 시대 우리 아버지의 자화상

namu | 2016-07-28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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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연재 당시 구독하였던 기억이 난다. 리뷰를 통해 다시 읽으면서 안 보였던 부분들이 다시 눈에 보이는 것이 새롭다. 이래서 좋은 영화나 만화, 모든 예술작품들은 보면 볼 때마다 감회가 새롭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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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동재네 식구들의 예고편과 1화가 이 작품의 모든 것을 설명해준다. 예고편에서는 그가 사는 곳과 일하는 곳. 그리고 1화에서는 낯선 타국 땅을 밟고 있는 동재의 모습… 이 작품은 우리나라 중년 가장들의 가정을 지키려 애쓰는 모습들과 외국인 노동자에 대해 그리고 있다. 해서 1화의 이 장면이 필자는 우리도 어차피 타국에 가면 그냥 한 외국인 노동자일 뿐이라는 발상의 전환을 가능하게 해주는 신으로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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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재는 잘못 보면 단순히 앞뒤 꽉 막힌 40대 중반 아저씨로밖에 안 보이지만, 사실 이 동재네 식구들 안에서 그의 삶은 그다지 평탄하지 않았다. 딸을 올바르게 교육하고 싶지만 다가가는 법을 몰라 윽박만 지르는 아버지, 부모 앞에서 어려운 것 없이 욕을 서슴지 않는 딸, 그런 딸에게 모든 희망을 건 엄마. 1화 초반 딸과 엄마가 햄버거를 먹는 장면은 그들에게 낯선 타국의 땅이 동경의 대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혼자 라면을 끓여 먹는 동재. 어쩐지 그 모습이 초라해 보인다. 그가 라면을 먹는 장면 또한 그는 그의 아내와 딸과는 의견이 다르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이 땅에서 나고 태어났으니 이 땅에서 난 것을 먹고, 이 땅에 뼈를 묻겠다는 그의 의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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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동재는 모두가 잠든 시간 축구 경기를 보며 안줏거리가 될만한 것을 찾으려 냉장고를 뒤적이다 딸과 아내가 남긴 감자튀김을 발견한다. 동재가 이 감자튀김을 맛이 그렇게 나쁘진 않네 하며 먹는 장면은. 후반 극 중에서 동재가 결국 낯선 타국으로 가게 되면서 자신의 의지와는 다른 결정을 하게 된 것과 같은 의미로 여겨진다. 마음에 완벽히 들지 않지만 현실과 타협한 어쩔 수 없던 그의 삶과도 너무나 닮아있다. 이 축구 경기에서 나온 ‘큰 무대가 큰 선수를 만들어준다'는 앵커의 말 한마디는 동재의 가슴에 깊게 새겨졌나 보다. 결국 마냥 버릇없고 공부 못하는 딸과 아내를 유학 보낸 후 자신은 기러기 생활을 하게 되고, 노후한 기계 탓에 많은 양을 찍어낼 수 없어 일을 맡기지 못하겠다는 노 사장의 말과 유학 간 딸의 뒷바라지를 위해서라도 프레스 기계를 무리해서 사들이게 되며, 잘 될 거라는 근거 없는 믿음을 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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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었지만 자신은 없던 삶.. 아무리 지지고 볶고 그래도 가족이라고 동재는 가족들이 떠난 집에서 큰 외로움을 느낀다. 공장에 직원이 모자라게 되면서 별수 없이 일만 할 수 있게 사람을 좀 보내달라는 부탁을 한 동재. 그렇게 동재의 공장에는 자연스레 외국인 노동자가 늘어나게 되었다. 사실 동재는 처음부터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그다지 호의적이지만은 않았다. 그렇다고 악덕 사장도 아니지만, 그의 선입견은 딸아이의 생일날 노골적으로 볼 수가 있다. 한국 직원들만 몰래 부른다는 것이 눈치 없는 또식이가 죄다 데려오는 바람에 가라고 할 수도 없고, 그렇게 서먹하게 자리에 모두 둘러앉았다. 외국인에 대한 선입견의 교육이 없이 한자리에 모여있으니 딸아이도 생각 없이 젓가락이 부딪히면서 기분이 상해한다는 말이 불결해서 못 먹겠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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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호주 유학을 가게 돼서 자신이 피부색이 틀리고 생김새가 틀리다는 이유로 차별을 당할 수도 있는데 누구보다도 인종차별주의적인 발언을 하는 그의 딸과 그런 딸을 사춘기라며 제대로 교육하지 못하는 동재와 그의 아내.. 나 자신이 인종차별을 하면서 다른 나라에서 좋은 대접을 받기를 원한다는 것 자체가 억지스러운 발상임은 분명하다. 후반 동재가 그의 직원들을 살뜰히 챙기게 된 계기는 자신이 외로움을 느끼면서 그들에게 동질감을 느끼게 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처럼 동재의 딸도 작품에는 언급된 적이 없지만, 자신이 직접 차별을 느끼고 배우며, 성장했기를 바랄 뿐이다. 처음부터 악인도 아닌, 선인도 아닌 우리 모두의 이야기. 나이가 적건 많건, 우리는 죽을 때까지 계속 배우고 성장한다. 그들의 어려움과 고통을 진심으로 느꼈기에 동재가 변하게 된 것처럼..

 

동재가 만담하듯이 툭툭 내뱉은 대사들 또한 무거운 주제를 가지고 스토리를 끌어가기에는 좋은 요소들로 작용하며, 그의 착착 감기는 단어 선택과 비유들이 인상적이다. 또 사진을 보는듯한 정교한 배경들 또한 한 폭의 사진 전시회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상대적으로 사회에서 무시당하고, 가정에서도 무시당하는 중년 남성들의 고단한 삶과 그들의 외로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애환을 잘 그려낸 작품이다. 또한 베트남어 감수까지 받으며 베트남에 대한 문화와 언어를 사용하는 섬세함도 보인다. 남을 대하기 전에 역지사지로 생각해 보자는 말은 쉽지만, 정작 그들의 삶을 살지 않는 이상 사실 바꿔 생각해 보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런 면에서 이 동재네 식구들은 내가 알 수 없는 타인의 삶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는 감동적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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