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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바북아 - 바북이를 통해 바라보는 세상

namu | 2016-08-03 01:26

 

 

 

예전에 연재되었던 ‘거북아 거북아'와 같은 작품이라고 작가가 밝힌 바 있다. 바북이는 바다거북이의 줄임말. 윤필 작가의 가장 큰 장점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굳이 하지 않아도, 그 단순한 스토리 안에서 많은 감정을 일게 해준다는 것이다. 그의 작품들은 잊고 지냈던 나만의 보물을 서랍 속에서 발견한 기분이다. 그의 작품은 지는 석양을 멍하니 바라보는 아름다움을 느끼게도 해주고, 잊고 지냈던 지나간 나의 세월을 같이 한 애완동물을 기억나게도 해준다. 사람들이 뭐라고 하건, 둘만의 소중한 시간 - 그것이 당신의 반려동물이든 사람이든, 그 소중한 시간을 행복하게 여기며 살아가는 것이 인생에서 가장 큰 행복이라고 얘기해주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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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는 미미의 친구이며 고양이다. 나이가 든 두유는 시름시름 앓더니 콧물 방울을 타고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윤필 작가다운 아름다운 표현이다. 미미를 달래주기 위해 가족 여행을 떠나고 해변에 쓰러져 있는 바다거북을 발견한 미미. 거북이를 병원에 데려갔다. 허파가 많이 손상된 거북이는 의식을 잃은 동안 산소 공급이 부족했다. 다시 바다에 들어가기는 힘들 거라는 의사. 아이는 거북이를 끌어안고 울기 시작한다. 거북이가 좋아하는 미역을 들고 매일 병문안을 오는 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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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환적인 피아노 연주와 그림이 어우러져 구름 위를 걷는 듯한, 혹은 꿈속의 동화책을 읽는듯한 느낌이 든다.  퇴원한 거북이는 콘크리트 숲으로 이루어진 마을로 미미와 함께 들어간다. 뮤직박스 소리와 기타 소리도 아름답다. 버스에 가만히 앉아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듯한 느낌이다. 미미의 생일날이 얼마 남지 않았고, 바북이의 전 재산은 삼백 원. 이쯤 되면 바북이가 일을 나가서 고생을 하겠구나.. 하는 느낌이 들며 그냥 행복한 일상을 보면 안 될까 하는 생각을 하지만, 역시나 윤필 작가는 꼭 현실적인 아픔을 작품에 투영시키고야 만다. 바북이는 미미에게 생일 선물을 사주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기로 결심. 파충류 특별 체험전에서 며칠 동안 돈을 번다. 만지기 체험을 하는 동안 바북이는 많은 생각을 했고, 이 모습은 많은 사람들 손에 거쳐져 지친 우리의 모습과도 많이 닮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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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북이가 열심히 일해서 번 돈으로 산 것은 먼저 간 두유와 꼭 닮은 인형.. 두유의 사진을 보며 울고 두유를 그리워 하는 미미의 모습을 본 바북이는 그녀에게 제일 필요한 것이 이것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선물이란 마음이 담겨있는 것. 그 사람이 무엇을 받으면 가장 좋아할까라고 한참을 고민하며 그 사람을 생각하는 시간이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있는 것일 것이다. 바북이의 이런 사려 깊은 모습은 독자들의 마음을 울리기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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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는 미미. 하지만 미미는 봐도 봐도 무슨 말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런데 정말 신기한 것은 바북이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지만, 미미는 바북이를 보고 있으면 무슨 말을 하는지 알 것 같다. 언어라는 것은 본디 소통을 위해 만들어진 것인데, 언어가 언어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요즘. 그의 작품은 정말 중요한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져준다.

 

바북이와 일상의 모든 것을 함께 하는 미미. 둘은 책도 같이 읽고, 산책도 하고, 목욕도 함께 한다. 바북이의 등을 밀어주면 오래된 등껍질이 벗겨져 나오는데 미미는 이 등껍질조차 소중하게 여긴다. 컵 받침으로도 쓸 수 있고, 접시로도 활용 가능한 바북이의 등껍질. 가장 쓸모없다고 여겨지는 것들조차도 소중하게 여길 수 있는 마음씨. 불가능에서 가능성을 찾는 작가의 마음 또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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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소중했던 친구 두유의 죽음으로 받은 상처를 동물인 바북이에게 치유받는 미미의 이야기는, 반려동물의 죽음을 체험한 우리 모두의 과거 일수도 있으며, 동물과 함께 지낸 적이 없는 독자들에게도 현재 진행형으로 상처를 받아 가는 마음 또한 가만가만 어루만져 준다. 사람과 동물의 시간은 모두 한정적이라 매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 서로를 아껴주며 그 시간을 소중히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 같은 윤필 작가의 작품은 밤하늘을 비춰주는 별빛 같아서 방향을 잃은 우리를 다시 올바른 길로 이끌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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