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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빛에 빠져죽다 - 몽환적인 물속으로의 초대

namu | 2015-08-20 11:47

 

 

 

살면서 다들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을 거다. 죽는다면 사후세계는 있을지 또,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어떨지, 죽는 순간에 주마등은 스쳐 지나가는지. 필자도 최근 사후세계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다. 신은 존재하는지, 영혼이 존재한다면 그 많은 영들은 어떤 형태로 존재할 것이며 어디에 머무를 것인지. 과학자들은 뇌기능이 정지되는 순간 생물학적으로 모든 것은 끝이라 말한다.

하지만 과학자들도 신 혹은 영혼의 존재는 확실히 정복된 영역이 아니기 때문에 없다고 단정 지을 수 없다고, 또 일부는 그들의 존재를 있다고 믿고 싶다 말하는 것을 보면, 아마 사후세계에 대한 궁금증은 그냥 단순한 사춘기의 고민으로 끝나지 않을 숙제인듯하다. 이런 호기심 가득한 발상을 시작으로 연재를 시작한듯한 웹툰 ‘물빛에 빠져 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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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다는 말이 떠오르는 바닷속 풍경과 세미 리얼리티를 살린 물의 질감 표현)

 

 

웹툰 설정은 조금 납득이 갈만하다. 평소에 자기가 생각했던 천사의 모습이 구체적인 이미지화되어 사람마다 보이는 형상이 다르다는 설정. 다이버라는 직업에 걸맞게 남자 주인공에게는 천사들의 모습이 물고기로 보인다. ‘주마등' 을 실수로 망가트려 버린 천사들 덕에 주인공은 원하든 원치 않든 이 주마등 기록을 위해 5년 전으로 돌아가게 된다.

 

과거로 돌아와 죽기 전에는 몰랐던 세세한 부분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는 주인공.그러다 학교 수영장에서 아름답게 헤엄치는 그녀를 발견하게 된다. 그녀는 아름다운 외모와는 달리 구수한 사투리를 쓴다. 심지어 이름은 김복남 (...) 수영장에서 수영을 할 때는 주인공의 눈에는 인어로 보인다. 첫눈에 그녀에게 반한 주인공은 온통 그녀의 생각에 사로잡혔고 이미 머릿속은 그녀를 만날 생각뿐.. 농을 모두 빼앗겨 버린 영혼은 누락되어 지옥행이라는 말에 주인공은 그녀와 접촉하지 않으려 무던히도 노력한다. 하지만 이런 그의 노력과는 정반대로 복남은 주인공의 집 앞까지 찾아오며 주인공의 마음을 더 흔들어 놓는다. 주인공의 소꿉친구인 빛나.

 

사실은 주인공을 좋아한다. 주인공이 복남을 좋아하는 것을 눈치채고 질투하는 타이밍에 복남은 빛나 선배의 수영실력을 존경한다며 같은 동아리에 들고 싶다고 한다. 이제는 스쿠버 다이빙 동아리에까지 든 상태.(...) 빼도 박도 못하게 마주칠 수밖에 없는 상황... 주인공은 관심 있는 여자와 접촉하는 대신에 자신의 ‘농' (웹툰에서는 영혼을 초로 표현하고 있다.) 을 저승사자에게 조금씩 잠식 당한다.

초반 저승사자가 심해에 사는 아귀로 그려지는 장면도 신선하다. 고래를 좋아하는 주인공이 너의 모습이 나의 상상에서 나온 것이라면 차라리 내가 좋아하는 고래로 바뀔 수는 없느냐고 해서 깜찍한 고래의 형상으로 변신하게 되는 장면도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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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을 거스르는 행동을 하면 천계에 그만큼 대가를 지불해야 된다는 설정이 클래식 하다. 주인공은 돌아가신 아버지를 천계에서 만나기 위해 사랑을 포기할 것인지 사랑을 위해 지옥을 택할 것인지. 사실 천국과는 아직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앞으로의 스토리가 기대된다. 강한 선을 쓰지 않고 ‘물'의 표현을 위해 수채화 같은 채색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웹툰을 보고 있으면 물에 젖어있는 듯한 혹은 물속에 있는듯한 묘한 느낌을 준다.

 

알 수 없는 사후세계 와 ‘물'이라는 신비스러운 느낌이 어우러져서 자아내는 느낌

윰윰 작가가 초대하는 그 물빛에 조용히 빠져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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