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어 다이어리 - 디스토피아 속 살인병기가 되어 버린 소년과 소녀
2035년, 최초의 감염자가 발견된 후 인류는 빠른 속도로 사라져 가고 2041년에 감염자들과의 전쟁을 위해 15세 이상 청소년들의 의무적 군복무법을 제정한다. 소꿉친구인 소녀인 니카를 따라 입대한 평범한 16살 소년 에반, 그가 다시 만난 니카의 모습은!
소년 밀리터리 물이라니, 소개글부터 굉장히 새롭지 않은가. 심지어 미스터리 게임으로 유명한 고경빈 작가의 작품이다.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일단 정주행 해보자.
2034년 E-소행성 인도 차이나 반도에 충돌, 아시아, 중동 대륙 소실. 2035년, 최초의 감염자 이스라엘에서 발견, 2040년 유라시아 대륙 포기, 그렇게 살아 남은 인류는 북아메리카에 다섯 개의 연합을 건설한다. 감염자들과의 전쟁은 여전히 진행 중인 상태, 2041년 제정된 청소년 의무 군복무 7년을 성실히 마치게 되면 그에게는 미래로 가는 티켓이 보상으로 주어지게 된다. 물론 성별 불문이다.
여자 주인공인 니카 카츠는 남자 주인공 에반 그레이에게 고백을 하게 되는데, 사랑고백이라 생각한 에반 그레이의 설렘이 부끄럽게 니카는 내일이 군입대라는 말을 전한다. 그렇게 떠난 니카의 연락이 끊긴 지 반 년 째. 결국 9학년이 끝나고 입대를 하려던 에반은 자원하여 군대로 가게 된다.
세상에 존재하는 음모론들은 그 실체를 알 수가 없다. 다 지어낸 허구의 이야기라는 것이 정설이나, 몇 십 년 뒤 문건이 유출되거나 발견되면서 사실로 확정지어지는 이야기들도 더러 있으니까 말이다.
이 웹툰에서도 그러한 내용은 존재한다. 아니, 좀 더 극대화 되어 있다. 마치 사람들의 입막음을 하듯 정부의 정책에 조금이라도 의심을 하거나 의문을 표하면 곧바로 정신병원으로 끌려 가는 것은 일쑤다. 하지만 어린아이들 사이에서 떠도는 말을 모두 감시할 수는 없기 때문에 그들의 입으로 군대가 미래로 가기 위한 인재를 키우는 곳이라는 말은 다 헛소리라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실상은 쉘터에 들어갈 수 있는 인원이 한정되어 있으니까, 머릿수를 줄이기 위해 죽을 수밖에 없는 환경에 애들을 내보내는 거라고 말이다.
박박 우겨 사지로 기어 들어온 에반은 그 소문처럼 지옥같은 현실을 목격하게 된다. 자신이 지원한 곳이 어떤 곳인지, 왜 사전에 아무도 자신에게 통보해 주지 않았는지, 온통 놀랄 일들 투성이다. 이곳에 배치된 스무 명의 아이들은 모두 특수 능력을 하나씩 가지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니카는 범접할 수 없는 존재로 각인되어 있다. 무엇보다, 그곳은 정상적인 인간들이 배치되는 부대가 아니다. 그런 곳에 에반이 자원을 해서 온 것이다.
디스토피아를 배경으로 하는 스토리들이 그러하듯 이 웹툰에서는 다소 잔인한 장면들이 많이 나온다. 죽고, 죽이는 것을 훈련하는 실전 전쟁용 군인들이니 당연하겠지만 그 수위가 생각보다 높으니 평소 심약하신 분이라면 굳이 권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런 장면이 나올 때쯤 적당히 빠르게 스크롤을 내리고 그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면 추천.
이어지는 스토리들은 더욱 흥미진진하다. 연출 역시 작가의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는데, 과감한 그림들은 마치 영상을 보고 있는 것 마냥 빠르고 폭발적으로 지나간다.
만약 업데이트를 기다렸다가 봐야 하는 것을 싫어하는 이들이라면 완결이 나온 뒤에 보기를 바란다. 이 웹툰 같은 경우는 긴장감 유지가 되어야 더욱 재미있는데 띄엄 띄엄 읽다가 보면 이야기의 팽팽한 느낌이 느슨해지기 때문이다. 물론 개인 차니 기다리는 설렘을 즐기는 이라면 당장이라도 좋다, 시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