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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의 당신에게 - 에스로이드와의 발칙한 동거

위성 | 2016-09-06 16:49

 

 

 

스위트 파라다이스의 CEO이자 프로그래머인 이로. 이곳은 S-roid, 그러니까 인간의 성 과 관련된 모든 안드로이드를 통칭하는 것으로 이로는 이곳에서 개발 및 대여 서비스를 하며 살아가고 있다. 어느 날 스위트 파라다이스에 찾아온 고객, 르네. 그는 에스로이드를 30일간 대여 신청한다. 그런데 르네의 외모는 이로가 평생 동안 꿈꿔오던 이상형이었던 것! 결국 이로는 자신이 대여된 에스로이드인 척을 하고는 르네의 집에 찾아가 30일 동안 살면서 그의 마음을 사로잡을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이로의 계획과 아주 다르게 흘러간다.

 

BL물을 보면서 남자 둘이서 꽁냥거리는 모습을 발견하게 될 줄이야. 귀여움을 전면에 내세운 섹시함으로 중무장한 이 이야기는. 디데이를 하루하루 카운트해가며 독자들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한다.

 

‘30일의 당신에게’는 굉장히 좋은 장치를 한 가지 사용하고 있다. 첫 번째는 날짜를 카운트다운 하는 방식을 선택해 이야기의 긴장감을 높인다는 것이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에피소드를 본 뒤에도 다음 회차를 누르는 순간 이 웹툰의 디데이 숫자가 하나 줄어 들었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니까 말이다. 만약 반대로 슬픈 상황이 지나간 뒤에는 극적인 감정을 두 배로 높일 수 있고 말이다. 의도된 연출이라면 작가가 아주 영리한 사람이라는 것을 말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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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한 가지 궁금증이 생긴다. 이로가 르네의 집에 말도 안 되는 뻥을 치면서, 그러니까 자신이 에스로이드라고 까지 하면서 굳이 그의 집에 찾아가 머무는 방식이 굉장히 비상식적이기는 하다. 그런데 여기에서 캐릭터의 특징이 드러난다. 뛰어난 머리를 가지고 있는 주인공이 하고 안드로이드를 개발하는 회사의 스카웃을 뿌리치고 스스로 회사를 차려 에스로이드를 만든다는 게 일반적인 개념을 가진 머리에서 나오는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보통은 낯부끄러워서라도 다른 일을 찾을 가능성이 높은데 그는 그렇게 까지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를 않는 것이다. 자신이 잘 할 수 있고 고객들의 수요가 높은 일을 거리낌 없이 하는 그는 평생을 그려온 이상형을 만난 순간에도 똑같이 행동한다. 친구의 충고에도 불구하고 그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집에 들어가 르네를 기다리고, 그가 오면 서툴게 거짓말을 한다. 그리고 르네는 그런 이로를 자꾸만 괴롭히고 싶어진다. 개인적으로 정말 이해가 안 갔던 것은 에스로이드가 인간의 감정들을 굉장히 디테일하게 캐치해 내는데 왜 그걸 르네가 몰랐을까 하는 점이었다. 작중에는 분명히 보통의 인간들보다도 훨씬 예민한 감수성을 가진 이로 그려지는데 말이다. 일단 전체 이야기를 다 보지 않은 상태이니 섣불러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궁금증은 디데이가 다가올수록 해결될 테니 일단은 진득하게 기다려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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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평소 장르물, 그 중에서도 특히 BL이나 백합물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면 이 웹툰이 조금 불편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유 없이 자극 적인 장면들만 가득한(물론 그것을 사 보는 독자들은 그것이 이유여서겠지만) 스토리 없는 웹툰들도 많은데 ‘30일의 당신에게’와 같은 경우에는 그러한 걱정은 접어둔 상태에서 봐도 된다. 물론 간접적으로 자극적인 장면들을 내보내기는 하지만 그것이 이 웹툰의 전체적인 정서를 해칠 정도는 아니며, 충분히 이 이야기를 살리기 위한 장치로 사용되어지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아직 BL물에 별다른 선입견이 없는 독자라면 이 웹툰으로 BL물에 입문해 보는 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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