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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의 가능성, <모기전쟁>

조청 | 2018-04-23 09:58

[웹툰 리뷰]모기전쟁 - 정지훈


레진코믹스 웹툰 <모기전쟁>은 한창 푸시를 받고 있는, 핫한 웹툰입니다. 푸시를 받는다는 사실이 무조건 작품성을 보장하진 않지만 <모기전쟁> 1화를 보면 그 푸시는 당연하게 보입니다. 

1화 시작부터 눈길을 단박에 잡아두는 연출은 말할 것도 없고, 각 캐릭터의 사연도 흥미로웠거든요. 최강의 포식자로 인류 위에 군림하게 된 모기가 인류 최대의 적이 된다는 설정도 흥미로웠습니다. 모기는 여름만 되면 가장 거슬리는 생물인데다가, 번식력이 어마어마하다는 사실 때문에 '모기가 인간의 피를 빠는 이유는 종 통합을 위해 생물의 DNA를 얻고자 함이었다'는 작 내 설정이 꽤 그럴듯한 설득력을 가집니다. 인류가 최강의 포식자가 된 '모기'에 대항해 싸우는 내용이 <모기전쟁>의 간략한 줄거리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한 설명이 되지 못 할 겁니다.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이야기를 관통하는 묵직한 주제 때문입니다. 정지훈 작가는 죽음과 사랑이라는 테마에 천착해 있는 듯해요. <수평선>에 이어 <모기전쟁>에서도 그런 메시지를 언뜻언뜻 비추고 있습니다.


[웹툰 리뷰]모기전쟁 - 정지훈

[웹툰 리뷰]모기전쟁 - 정지훈

다만 1화의 캐릭터들 전부가 주연이 아니었다는 점은 의외였습니다. 주인공을 위해 창조된 캐릭터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힘을 준 느낌이었거든요. 크게 거슬리진 않지만 다소 산만한 느낌이 드는 것도 아쉬운 요인입니다. 군더더기가 많다기보다 여러 장르가 뒤섞인 느낌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액션, 아포칼립스, 소년만화 등 여러 장르적 색이 보이지만 매끄럽진 못하다는 느낌입니다. 가끔 김박사의 개그가 과하게 다가온다는 점을 포함해서요. 

이 웹툰에서 가장 눈에 띄는 지점은 탁월한 연출입니다. 전작 <수평선>에서 보여줬던 세로 와이드 연출이 이 웹툰에서 특히 빛을 발합니다. 5천 명(1화 기준) 남짓 남은 인류와 약 1조 5천억 마리에 달하는 모기가 대치하는 장면을 이런 연출이 탁월하게 살립니다. 출판만화였다면 지면의 제약 때문에 펼침면을 통해 전달하는 게 고작이었지만 웹툰은 아니죠. 다소 과장되게 말한다면 영화를 볼 때처럼 압도적인 수세 차이에서 오는 압박감이 전달됩니다. <모기전쟁>은 초반부에 이런 와이드 연출을 종종 보여줍니다.

한편으로는 웹툰에선 느끼기 힘들었던 일종의 리듬감이 전달되는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예컨대 1화 시작 부분의 인류 역사를 보여주는 칸 연출이 예가 될 수 있겠습니다. 정지훈 작가는 웹툰의 매커니즘을 상당히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듯합니다. 어떤 씬에서 칸을 그릴지, 어떤 씬에서 칸을 해체할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압도적인 힘을 가진 귀족층 모기와의 격렬한 근접전 역시 생동감 있게 전달됩니다. 지금 같은 시대에 구태의연하게 '웹툰의 가능성'이라는 제목을 단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25화에 이른 이제 시작이라는 느낌입니다. 앞으로의 전개가 어떻게 될진 모르지만 독특한 설정, 묵직한 주제를 이야기에 녹이는 균형감, 무엇보다 이것들을 지극히 웹툰스럽게 전달하는 단연 눈에 띄는 연출만으로도 <모기전쟁>을 볼 가치는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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