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을 말해줘, SM커플의 일상툰
비슷한 웹툰이 몇 편 더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읽어본 적은 없고, 메이저 플랫폼에 연재가 되었는지도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언뜻 광고나 리뷰 등을 스쳐 지나가면서 본 기억이 납니다. 장르 내지는 소재를 간단하게 요약하면 일상툰, 그중에서도 SMer 커플의 일상툰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소원을 말해줘'에 등장하는 두 인물, 작가인 '지니'와 그녀의 남자친구이자 파트너인 '우군'은 에세머들입니다.
당연하지만 일상툰이기 때문에 내용은 말 그대로 '일상'입니다. 에세머 커플이고 그것이 '소원을 말해줘'의 아이덴티티 라고 봐도 무방하니까, <낢이 사는 이야기>나 <마음의 소리>와는 결이 조금 다릅니다. 수위도 제법 높은 편이고, 아마 이쪽에 익숙치 않은 - 굳이 실제 경험이 아니더라도 매체를 통한 간접적 경험도 없는 - 분들에게는 신선하거나 낯설게 다가올 수도 있겠어요.
그림체는 SD풍의 캐리커처입니다. 중간중간에 그렇고 그런 묘사를 강조하기 위해 실사/극화에 가까운 그림이 나오기도 하지만 그리 잦은 편은 아니고요.
아마도 투믹스가 이 작품을 연재하기로 결정한 이유나, 작가가 세일즈 포인트로 내세운 점은 'SM'이겠지만, 일상물 애독자로서 저는 '일상' 쪽에 방점을 찍고 싶어요. SM이라는 건 따지고 보면 결국 성적 기호의 일환일 뿐이니까, 그 자체로는 큰 의미를 두기 어렵죠. '소원을 말해줘'는 SM이라는 소재를 통해 흥미를 끌되, 웹툰으로서의 본질적인 재미는 '일상'에 있다고 봅니다. 좁은 지면을 통해 일상물에 대한 담론을 늘어놓기는 어렵겠지만, 독자들로 하여금 공감을 이끌어 내거나, 일상(비일상?)을 코믹하게 표현하는 기술은 훌륭한 편이거든요. 특별히 소재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면, 일상물로서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