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특별한 <좋아하는 부분>
세상에는 여러 취향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다 비슷하다고도 하지만, 취향이 다른 부분이 더 많을 거에요. '취존'(취향을 존중해달라)라는 말도 그래서 나온 것이니까요.
그녀 '소우주'는 취향이 좀, 아니 꽤 많이 확고한 편이에요. 취향에만 맞으면 다른 부분은 다 상관이 없을 정도로요. 그런데 이 취향이란게 '잘생긴 남자' 입니다.
녀도 본인이 얼빠에 금사빠인 걸 알고 있지만 어찌 하지를 못합니다. 잘생긴 얼굴만 보면 그 전까지 자신이 세웠던 결심도, 열심히 모아두었던 전재산도, 자존심조차 무너져 내리죠. '소우주'를 전혀 존중해주지 않는 '민우'의 얼굴만 보고있어도 행복해합니다. 민우의 집에서 동거하며 자신이 스스로 그저 뒤치닥거리를 하는 존재가 되기도 하고, 몇 년이나 뒷바라지하는 네가 귀찮으니 헤어지자는데도 그에게 추하게 매달리는 등 주체로서의 그녀의 삶이 전혀 없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본인도 비정상이라 생각하면서도 어쩔 수 없어요. 그런 그녀에게 많은 독자들은 화를 내고 한심하다 욕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그녀에게 '한별'이라는 존재가 찾아옵니다. 전혀 잘생기지 뚱뚱한 남자. 그녀의 취향과는 전혀 다른 그이지만, 성격이나 좋아하는 것에 관련해서는 많이 마음이 맞아요. 하지만 그는 친구는 될 수 있어도 사랑하는 사람이 될 수 없죠. 민우오빠가 다쳤다는 말에 이대로가면 더 이상 얼굴을 안보겠다는 한별이도 뿌리치고 큰 돈을 인출해서 가져갑니다. 물론 이 상황이 문제라는 건 그녀도 알고 있어요. 그래서 큰 결심을 하고 민우오빠와 결별을 선언! 돈을 대강 던져놓고 도망치듯 그 자리를 벗어납니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난 후의 이야기가 다시 펼쳐집니다. 몇몇 사건이 있었지만, 그녀는 아직도 얼빠에요. 그런데 초반에는 분명 그녀에게 화를 내고 욕을 했던 댓글들이 많았지만, 이번에는 그녀를 응원하고 있어요. 그녀의 외모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있었어요. 하지만 점차 댓글에서 줄어드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대로의 소우주가 좋다고. 그건 문제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왜 그럴까요? 아직도 남자의 얼굴을 보는 소우주인데도 말이죠. 그건 아마 그녀의 마음을 십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적절하게 버무려진 스토리와 연출력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섬세한 심리 표현과 요즘 우리 사회에서 대두되는 이야기들을 너무 약하지도, 과하지도 않게 그려주시는 작가님에게 리스펙트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