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강림, 화장과 여고생과 Something
주인공 '임주경'은 중학교 시절 외모로 인해 아픈 경험을 겪고나서, 화장 실력을 갈고닦아 자타가 공인하는 미녀로 거듭납니다. 화장 전후의 차이가 어느 정도인가 하면 사람들이 주경이네 집에 딸이 하나 더 있다고 알고 있을 정도에요. 고등학교에 와서는 완전히 세탁(?)에 성공하여 SNS상에서는 인기 스타 대접을 받을 정도이고, 학교에서도 그런대로 괜찮은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꽤나 눈에 띌 정도로 예쁘장한 외모를 가지게 됐지만 불량한 친구들과 어울리거나 교내의 엄청난 대스타가 되었다거나 하지는 않았고요. 사실 그것도 좀 진부한 클리셰에 가깝겠죠.
주경은 친구의 제안으로 일본어 스터디를 나가게 되는데, 여기서 엄청나게 잘생긴 소년인 '수호'를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이게 수호와의 첫만남은 아니에요. 쌩얼로 도서대여점에 갔다가 수호를 만나서 이런저런 해프닝을 겪었었죠. 다행히도 수호는 풀메이크업으로 무장한 주경을 알아보지 못하는데, 이건 그리 오래가지 못합니다. 딱히 스포일러 라고 하기도 뭣한 것이, 화장 전후의 주경이 수호 같은 핵심 주연마저 속이며 아슬아슬한 이중생활을 즐기는 그런 장르의 웹툰은 아니니까요.
수호라는 친구도 상당히 독특한 편인데 여자를 대하는 태도도 그렇고 말과 행동을 봐도 평범한 한국의 남고생과는 거리가 좀 있어보입니다. 일단 외모부터가 범상치 않죠. 주경과는 공통의 취미와 일본어 스터디, 쌩얼의 비밀을 알고 있는 등의 이유로 계속해서 엮이게 됩니다. 평범한 여고생으로 학창생활을 이어가고 싶을 주경 입장에서는 불행하게도, 그런 수호로 말미암아 더 큰 트러블이 발생할 소지가 벌써부터 엿보이고 있죠.
여러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핵심적인 테마는 '외모'입니다. 아직 전개 초반부라 - 베스트 도전 시절 상당한 인기를 끌었던 것 같은데 저는 보지 못했습니다 - 정확한 전개 방향은 더 지켜봐야 할 테지만, 아마도 높은 확률로 외모가 주요 갈등소재가 될 것으로 짐작됩니다. 주경이 숨기고 있는 비밀(이라고 하기도 좀 애매하지만요)부터가 그런 종류니까요.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비판이 되었든, 혹은 현실적인 타협이나 긍정론이 되었든, 이 작품을 보는 이상 얼굴과 몸매에 대한 담론은 피해갈 수가 없을 겁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소위 '네이버 테이스트'에 충실한 느낌의 웹툰입니다.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 만한 예쁘장한 작화, 10~20대 초반 독자들에게 공감을 얻기 쉬운 학교생활/외모 라는 소재, 미남미녀 학생끼리의 썸 등등. 저처럼 마이너한 취향의 독자들에게는 잘해야 본전일 것 같긴 하지만, 초반의 전개나 자칫 잘못하면 논란을 부를 수 있는 내용들을 스무스하게 잘 넘어가는 역량을 보면 크게 손해는 보지 않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P.S
작품은 정식 웹툰에 올라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순식간에 화요웹툰 조회수 목록 1위를 차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