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자매, 당신이 납득할 수 있다면
이야기는 주인공이 친구의 장례식에 참석하면서 시작됩니다. 과거에 주인공이 사랑했던 여자와 사귀고, 결혼한 친구는 세 명의 딸을 남기고 먼저 세상을 떴죠. 장례식에서 주인공과 친구의 딸들은, 단순히 친구와 친구의 딸이라고 하기에는 오묘한 관계를 드러냅니다. 이제 시곗바늘은 조금 더 뒤쪽으로 향해서, 본격적인 스토리는 주인공이 사정이 좋지 않아 친구의 집에 몸을 위탁하고, 그 과정에서 집안 사람들- 친구 본인과 세 딸, 고용인 등과 이런저런 갈등을 겪고, 19금 성인 웹툰답게 금기를 넘는 과정으로 이어집니다.
비슷한 작품을 리뷰한 바 있는데요. <해금:시작되는 쾌락>이라는 제목이죠. '세 자매'도 이와 비슷합니다. 한 남자가 여자들이 대다수인, 원래대로라면 절대로 침범할 수 없는 공간으로 비집고 들어가 그녀들과 관계를 맺는다는 내용입니다. '해금'의 경우 리뷰를 읽어보신 독자 분들이라면 알겠지만 상당히 칭찬한 바 있습니다. 칭찬의 핵심 이유로는 '개연성'을 들었지요.
온전히 섹스를 목적으로 하는 19금 웹툰에서, 이런 구조를 취하는 작품을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는 '개연성'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해금'을 칭찬할 수 있었고요. 작화나 이런 내용 외적인 부분은 탑툰에서 인기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호불호는 갈릴 수 있을지언정 최소한의 기본기는 확보했다고 볼 수 있을 테니까요.
그래서 '세 자매'라는 작품이 어떤가 하면, 확실히 개연성의 관점에서 보면 '해금'에 비해서는 떨어집니다. 그도 당연한 것이, 일단 기본적인 설정부터가 몇 배는 더 과격하고 거친 편이니까요. 단순히 남자에 대한 경험 거의 없는 여자들이 사는 저택에서 고용인으로 취직해서 이러쿵저러쿵 하는 것과, 친구가 눈을 시퍼렇게 뜨고 있는데 저택에서 그 (딱히 세상물정에 뒤떨어져 있지도 않은)딸들과 이러쿵저러쿵 하는 것의 차이는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되겠지요.
물론 단점만 있는 건 아닙니다. 이런 쪽에 딱히 취향이 아닌 필자로서는 아마도 두 작품을 비교한다면 '해금' 쪽에 더 손을 들어주겠지만, 복잡한 과거와 배덕적인 설정은 그 자체로 흥미를 끌기 마련이니까요. 과거 첫사랑을 닮은 친구의 장녀, 다른 누군가를 닮지는 않았지만 특별한 이유에서 주인공에게 끌리는 아름다운 여자들. 그런 형태의 재미를 선사하는 웹툰입니다.
- 2018 / 06 /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