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여신'은 남편인 '장기한'과의 관계를 의심, 남편의 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의 목을 찔러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됩니다. 정신병원을 배경으로 하는 웹툰은 아니고요. 작품이 시작하는 시점에서 여신은 1년 여의 치료를 마치고 퇴원하게 됩니다. 명목상으로 그녀의 정신질환, 남편의 외도를 병적으로 의심하는 '의부증'은 치료됐다고 하지만, 물론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죠. 여신은 작중에서 거의 1초도 쉬지 않고 끊임없이 기한을 의심하고 그를 감시하고자 합니다.

간호사를 오해했다고 하지만 머리채를 붙잡는 대신 목에 날붙이를 쑤셔넣은 사례만 봐도 알 수 있듯, 여신은 범상치 않은 과거를 숨기고 있는 여자입니다. 이 과거라는 것이 또 작품의 핵심적인 소재이자 설정인데, 이 부분은 리뷰글에서 떠들어 버리면 무례한 스포일러가 되니까 직접 확인하시는 편이 좋겠습니다.

남편인 '장기한' 역시,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진 건 없지만 단순히 의부증 정신질환자인 아내를 배려하고 맞춰주는 상냥한 남편만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상냥한 남편인 건 맞는데, 이쪽도 구린내가 상당히 풍깁니다. 여신의 병적인 그리고 합법과 범죄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감시와 집착을 눈치채고 있으면서도, 철저하게 아내를 안심시키고 가정에 충실한 남편을 연기하고 있죠.

전개는 아직까지 인트로에 불과한 정도로, 독자들의 관심은 주인공이자 과격한 행동파인 주인공 여신보다는, 비밀을 내보이지 않고 있는 남편, 기한에게 향하고 있습니다. 이야기가 전개될 방향 또한, 기한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떤 배경을 품고 있는지에 따라 달라질 테고요. 한 지붕 아래 부부끼리 칼춤을 추는 막장 가족극이 될지도, 혹은 부부가 힘을 합쳐 더 큰 음모를 헤쳐갈 수도 있겠지요.

- 2018 / 07 /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