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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고 싶은, 그러나 결코 평범하지 않은 아이들의 교실, '평범한 8반'

문예준 | 2018-10-30 11:10

여기, 평범하지 않지만, 누구보다 평범하고 싶은 아이들이 있다.

머리가 크고, 팔다리가 길고, 꼬리가 있는... (남들이 보기엔 전혀 평범하지 않은) 아이들의 이야기, 평범한 8반이다.’

 

8반에 있는 아이들은 저마다 하나씩 신체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심지어 선생님도 머리 위에 고리가 떠다니는 천사이니, 할 말 다 했지 뭐.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의아한 생각이 든다.

왜 하필 머리가 클까? 손도 발도 아니고. 꼬리가 달려있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 왜 크기가 작을까? 이것저것 의문투성이들이다.


 

처음에는, 그냥 하나의 설정이라 생각했다. 머리가 커서 반에 들어가지 못하는 동원이가 웃기기만 했다. 몸집이 작은 연주도, 팔다리가 긴 성훈이도 귀엽다고만 생각했다. 다른 반 아이들은 하나같이 멀쩡한데 8반 아이들만 모습이 다른 것이 이상하긴 했어도, "웹툰이니까, 그러려니." 했다. 그런 아이들이 모여있는 곳이 8반이니까. 그런데 이야기의 중반을 넘어서는 요즘은, 그건 아이들의 외양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이 품고 있는 마음의 상처들을 표현한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아픈 가정사로 인해 또래보다 성숙해진 동원이를 (‘성숙하다'는 의미가 담긴) 머리가 컸다’라는 말 그대로 대두로 표현한 것처럼.


 

일상 개그물이라 소개된 이 웹툰은 결코 개그가 전부는 아니다. 작가는 말하고자 하는 바를 소소한 웃음들에 가려뒀을 뿐이다. 가정의 아픔이나, 진로에 대한 고민, 사랑에 대한 감정들은 조심스러운 법이니까. 조금은 다른 모습을 지녔지만, 함께 함으로써 그 아픔들을 이겨내고 성장해가는 8반 아이들의 모습에 독자들은 소소한 위로를 받게 된다.




개성 넘치는 8반 아이들의 모습에 웃다가, 어느샌가 또 진지해지고. 그러기를 몇 번 반복하다 보면 생각에 빠진다. 분명 가볍지 않은 주제들이었는데, 한 에피소드가 끝나고 나면 그 무거움에 너무 깊게 빠져들지 않으면서도, 주제의 의도는 독자들의 마음속에 명확하게 꽂혀있다.


이렇게 평범한 8의 작가는 개그와 메시지의 완급을 조절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겉으로 보기에는 절대 진지해 보이지 않음에도, 웹툰을 다 보고 휴대폰의 화면이 잠길 때쯤, 다시 웹툰을 켜보고 싶은 건 결코 '웃겨서' 뿐만은 아닐 것이다


8반에 있는 한, 아이들은 세상의 손가락질 없이 '진짜' 자신을 찾는 것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된다. 

그 마법 같은 위로의 시간들에 함께 빠져들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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